2010. 5. 29. 17:31

달의 연인 1회-키무라 타쿠야의 전설은 다시 시작될까?

방송전부터 키무라 타쿠야가 게츠쿠에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많은 이들을 들뜨게 만들었던 드라마 <달의 연인> 지난 23일 3회가 방송되었으니 이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쟁쟁한 드라마들이 제법 많은 2/4분기 드라마를 순차적으로 정리하며 상대적으로 덜 밀린 <달의 연인>부터 정리해야 할 듯하네요.


낭만적이지만 슬픈 달의 연인


첫 회는 등장인물들의 성격과 만남을 보여주는데 거의 모든 부분을 할애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어떤 방향으로 나아갈지에 대한 전반적인 내용을 다룬 내용으로 조금 부족해 보일 수도 있겠지만 시작으로는 무난해 보였습니다.

하즈키 렌스케(키무라 타쿠야)는 젊지만 그 누구보다 큰 야망을 가지고 있고 매력적이며 시크한 인물입니다. 가구 회사 '레고리스' 사장인 그는 상하이로 진출을 위해 그곳으로 건너갑니다. 창고로 사용할 부지를 매입하기는 했지만 과거 그 공장에서 일하던 인부들의 반발로 원활한 진행이 되지 않는 상황이 답답합니다. 

개점식을 할 라운지도 그의 마음에 드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온통 지적 사항일 뿐입니다. 사장이 방문한다고 밤새며 고생했던 직원들은 허망할 뿐이지요. 며칠 남겨두지 않은 상황에서 모든 것을 제로에서 새롭게 시작해야 하는 것은 여간 힘겨운 일이 아닙니다. 

렌스케가 가장 믿고 잘 알고 있는 디자이너 니노미야 마에미(시노하라 료코)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비하고 있어 반발없이 바로 일을 시작합니다. 오랜 시간 친구로 지내오며 그 누구보다 서로를 잘 알고 있는 그들에게 특별한 그 무언가가 필요한건 없었죠.

렌스케가 얼마나 냉철한 인물인지는 회의하는 모습을 보면 충분히 알 수 있었지요. 유능한 사원을 창고 부지를 시간 내에 정리하지 못했다며 그 자리에서 해고시켜버릴 정도로 그는 일에 관해서는 조금의 타협도 없는 냉혹한 인물입니다. 

그런 그의 모습이 그를 잘아는 마에미 정도만 이해할 정도로 모두가 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입니다. 렌스케를 그림자처럼 모시는 사이 카자미(마츠다 쇼타)는 사장 만큼이나 냉철한 인물입니다. 눈빛만 봐도 무엇을 해야 하는지 알고 있는 그는 아직은 미스테리한 인물입니다. 

중국 출신이지만 내색하지 않은 채 지금의 자리까지 올라선 그는 렌스케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모시면서 일거수일투족을 모두 관리했기에 렌스케로서는 가장 편안한 인물이면서 두려운 존재일 수밖에 없는 인물입니다. 카자미가 배신이라도 한다면 렌스케에게는 씻을 수 없는 타격을 줄 수 있는 인물이니까요.

렌스케를 좋아하는 동종업종 최고의 회사 딸인 오오누키 미호(키타가와 케이코)는 모델일을 겸하고 있는 천방지축입니다. 렌스케와 함께 할 수만 있다면 뭐든지 할 수 있는 그녀이지만 조금도 자신에게 틈을 내어주지 않는 그가 야속하기만 합니다. 

상하이 창고부지 공장에 다니던 중국인 여성 류슈메이(린즈링)은 아픈 엄마의 치료비를 벌고 일본으로 가서 연락이 없는 아빠를 만나러 가기 위해 동네 할아버지에게 일본어를 배우며 살아가고 있었습니다. 공장이 폐쇄되어버린다면 엄마의 약값도 일본도 갈 수 없는 절박한 상황에서 투쟁만이 살길임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들이 아무리 투쟁을 한다고 해도 이미 끝나버린 상황을 돌이키기에는 그녀의 힘은 너무나 미약했지요. 그렇게 빚쟁이에 쫒기며 자포자기인 상황에서 자신 공장을 폐쇄한 일본인 회사에서 연락이옵니다. 회사 광고모델을 해달라는 부탁에 응할 수 없는 것은 모두를 배신하고 모델이 될 수 없기 때문이지요.

어떻게라도 살아갈 방법을 찾던 슈메이는 절친이자 게이인 친구를 길거리에서 만나 집으로 데려오지만 그녀의 호의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음을 뒤늦게 깨닫게 됩니다. 가장 친했던 그 친구가 모아둔 돈을 가지고 도망가버리고 빚쟁이들은 엄마를 끌고 가버린 상황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그리 많지 않습니다.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공장 직원들을 다시 복직시켜달라는 조건을 내걸고 '레고리스 상하이 모델'을 하기로 결정합니다. 쉽지 않은 모델일을 하기 위해 고생하던 그가 마침내 화려한 무대 위에 올라 그동안 열심히 연습한 워킹을 선보이며 '레고리스 상하이'의 화려한 막이 오릅니다. 

렌스케가 그토록 찾았던 동전 4개의 비밀을 알고 있는 슈메이의 소금쟁이는 중요한 역할을 하지요. 렌스케가 슈메이를 좋아할 수밖에 없는 결정적인 동기가 되기도 하고 후반부 극적 흐름에도 중요하게 작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자신을 모델르 쓰기위해 모든 일을 꾸민 남자. 그 남자에게서 사랑을 느끼기 시작하는 슈메이. 과연 그들의 사랑은 가능 할까요?

다각 관계 속에 기업가들의 비정함도 중요하게 다뤄지는 이 작품은 기무라 타쿠야가 등장한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일이지만 익숙한 줄거리는 조금은 아쉽게 다가옵니다. 좀 더 심플하고 강한 드라마이기를 바라고 있었는데 말이죠.

이제 1회이기에 무수한 변화나 좀 더 흥미로운 요소들이 등장하게 되면 기무라 타쿠야만의 멋진 일드가 탄생할 것으로 보입니다. 일본 최고의 배우와 중화권에서 주목받는 배우의 만남은 아시아권을 염두에 둔 포석으로 멋지게 보이지만 방송에서 드러난 린즈링의 어색한 연기는 두고두고 문제가 될 듯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