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5. 29. 17:28

무한도전 200회 특집, 김태호 PD가 특별한 이유

드디어 <무한도전 200회>가 방송됩니다. 5년 동안 주말 안방을 책임지며 진화를 거듭해오던 그들이 200회를 맞이했습니다. 파업으로 한 달이 넘게 방송이 되지 않았기에 기다림이 아쉽기는 했지만 불의에 맞서는 그들의 모습은 여전히 아름답고 즐겁습니다. 

무한도전이 좋은 것은 출연진들뿐 아니라 전체를 총괄하고 만들어가는 제작진들도 좋기 때문이지요. 단순한 예능을 풍자와 비판이 공존하며 시대의 아픔과 어둠을 그저 눈감지 않고 이야기하는 그 순수한 열정이 있기 때문입니다. 대부분의 방송들이 정권의 눈치를 보는 상황에서도 정부의 잘못된 일들을 비판할 수 있는 용기는 <무한도전>이 아니면 보여줄 수 없는 열정이었죠.

사회 풍자의 정점을 찍었던 내용들을 보면 박명수의 등에 난 여드름을 테마로 한 <여드름 브레이크>에 등장하는 장면들과 내용들을 통해 철거민들의 실상을 풍자해냈습니다. 용산 철거민 사건으로 세상이 떠들썩하던 시절 폭압적인 정권의 밀어붙이기에 눈과 귀를 막아대던 상황에서 그들이 보여준 의연한 모습은 감동이었죠. 

현 정부의 대변인을 자처하는 뉴라이트들의 발언들을 보면 무도가 어떤 풍자들을 즐겨왔는지 쉽게 알 수 있을 듯합니다.

"미국산 소 쓰러지듯"
"세상에 이런 나라가 어딨냐"
"까불면 더 세게, 진압의 법칙"
"송아지는 삐약 삐약, 광우병 송아지"
"뇌 용량 1.9메가"

MB가 장악한 나라에서 이런 과감한 방송을 내보낼 수 있는 프로그램이 과연 뭐가 있을까요? 시사 프로그램에서도 정권의 눈치를 살피는 상황에서 그것도 예능에서 이런 현 정권을 비판할 수 있는 풍자를 가감없이 내보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무한도전>을 김태호 피디를 사랑할 이유는 충분합니다.

'미네르바'나 '1등만 기억하는 더러운 세상'등 사회적 이슈가 되던 함축적인 단어들을 상황에 적절하게 사용하고 법정 드라마에서 개판 오분전의 국회를 풍자하던 그들은 그저 사회적 풍자 예능에서 그치지 않고 '복싱'을 통해 한일간의 경쟁이 아닌 인간적인 교류와 스포츠 본연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도 했습니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도전등을 통해 그들은 그 누구도 따로 올 수 없는 <무한도전>만의 브랜드를 구축해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안주하지 않고 한없는 도전을 해나가는 그들의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입니다.

<무하도전 200회> 특집을 앞두고 김태호 피디는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무도를 사랑하는 팬들을 폄하하는 이들에게 일침을 가했습니다.

"무한도전을 깎아내리는 일은 하루이틀이 아니지만 무한도전을 사랑해준 팬들까지 격하하려는 태도에 얼굴 빨개진다"

자신이 만든 프로그램을 폄하하는 기자들에 대해서는 당당하게 풍자로 그들의 바보같은 무자비한 비판을 통렬히 재미로 삼기도 하지만, 팬에 대한 문제에는 격한 이야기를 이렇게 하는 것을 보니 더욱 애정이갑니다. 물론 무도를 싫어하는 이들에게는 이런 이야기마저 비판과 공격의 대상이 되겠지만 말이죠.

오늘 방송될 200회에서는 그동안 <무한도전>의 베스트&워스트에 이어 미래의 <무한도전>의 모습까지도 모두 보여줄 예정입니다. 우리시대 독보적인 예능인 <무한도전>은 캄캄한 어둠 속에서 흔들리지만 결코 꺼지지 않는 촛불처럼 우리를 이끌어나가고 있습니다.  

단순한 웃음, 방송이 끝나면 아무런 생각도 여운도 없는 그렇고 그런 예능이 아닌 끝난 이후 오랜 시간 여운을 가지고 곱씹을 수 있는 방송은 <무한도전>이 독보적입니다. 멈추지 않고 현재의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이 노력하는 <무한도전>이 300회, 500회를 넘어 1,000회가 되는 그날까지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