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7. 06:30

나가수 김경호의 1위 소감이 감동인 이유

파격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오늘 보여준 김경호의 무대는 압권이었어요. 록을 기본 바탕으로 춤과 랩이 함께 어울리며 해드뱅잉까지 하는 그의 모습은 그 무대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내겠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났지요. 그런 그가 청중평가단에 의해 1위를 차지한 것은 너무나 당연해 보였어요.

한물 간 가수로 취급받던 김경호의 화려한 부활이 반갑다




김경호는 나가수 출연 전까지만 해도 이제는 완전히 한물 간 가수 정도로 취급을 받았어요. 치명적인 부상으로 인해 더 이상 화려한 창법을 구사할 수 없는 그는 과거의 김경호가 아니라는 일부의 평가들이 지배적인 시각이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나가수' 출연에 대해서도 벌써 출연해도 좋았을 인물임에도 출연하지 못한 것에 다양한 의미가 있다는 설이 지배했고, 어쩌면 그가 나가수에는 출연도 하지 못할지 모른다는 암울한 이야기들이 득세를 하기도 했었어요. 하지만 그는 신들의 경연이라는 '나가수'에 출연이 결정되었고 그렇게 나선 무대에서 그의 에너지는 처음부터 폭발해 버렸어요. 

잠자던 사자가 강렬하게 포효하듯 무대를 장악한 그의 모습은 왜 그가 그동안 '나가수'에 출연하지 않았는지 의문이 갈 정도였지요. 김경호 스스로도 출연에 긍정적이었던 상황에서 못내 아쉬워했던 그는 출연과 함께 '나가수' 무대를 자신의 놀이터로 만들어버렸어요. 

과거와 다름없이 고음에서 보여주는 파워는 여전했고 농익은 무대 매너는 그가 왜 그동안 자주 대중들과 함께 하지 않았는지 의문일 정도였지요. 마치 굶주린 짐승처럼 무대 위에서 자신의 모든 것을 뿜어내는 모습은 돌아온 록커에 대한 환영을 넘어 환호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었지요. 

오늘 무대는 거미가 새로운 가수로 합류하면서 더욱 흥미로움을 주었고 장혜진이 명예졸업을 앞두고 있어 순위에 연연하지 않는다고 해도 더욱 순위가 치열해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모두가 최선을 다할 수밖에 없는 조건에서 그들이 보여준 무대는 왜 '나가수' 무대가 신들의 경연장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이소라의 '난 행복해'를 거미만의 파워풀한 가창력으로 완벽하게 소화한 그녀는 첫 출연이지만 2위를 차지하며 이후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듯해서 기대가 되었지요. 가창력 하나는 인정받은 그녀가 '나가수'에 출연하는 것은 자연스러웠지요. 나이와 상관없이 최고의 모습을 보여 왔던 그녀로서는 당연한 출연이었고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를 첫 무대에서부터 완벽하게 보여주었어요.

유일한 그룹인 자우림의 '아부라카다부라'는 몽환적인 느낌으로 그들이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댄스가 매력적이었던 이 노래가 자우림 특유의 개성과 완벽한 카리스마는 환상적이었어요. 박명수의 '바람났어'를 인트로에서 보여준 인순이의 무대 역시 흥겨움은 그녀가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그 나이에도 무대에서 댄서들과 화려한 안무를 출 수 있는 존재는 인순이가 유일하다고 볼 수 있으니 말이지요.

'나가수' 사상 최고인 29%의 득점을 한 김경호의 무대는 그가 왜 몰표를 받을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원곡이 주는 한계를 뛰어넘는 김경호 특유의 카리스마는 다양함과 어울리며 그 가치를 더욱 크게 만들어주었으니 말이지요. 과거 걸 그룹의 '나우'를 록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기도 했던 그는 의외로 잘 어울리는 안무와 함께 록 가수 특유의 시원한 창법과 헤비 한 기타 사운드와 강렬한 랩까지 이어지며 무대에서 모든 것을 뽑아내는 그의 모습은 보고 듣는 사람이 쓰러질 정도였어요. 저러다 무대에서 쓰러지는 것은 아닐까란 우려가 될 정도로 모든 것을 쏟아낸 김경호의 무대는 그 자체로 완벽했어요.

"막 북받치는데 록커는 울지 않거든요"

"투병으로 인한 공백이 주마등처럼 스쳐지나갔다. 다시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나이 들어 헤비메탈 할 수 없을 것이란 말을 들을 때 상처받았는데 무언가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김경호의 무대만큼이나 감동적으로 다가왔던 것은 1위가 되고나서 밝힌 소감이었어요. 과거 소속사와의 문제로 인해 한 동안 노래를 부를 수 없었던 그. 투병으로 인해 다시 한 번 공백을 가져야만 하면서 더 이상 자신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없는 것은 아닐까란 우려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지요.

록커는 울어서는 안 된다며 힘겹게 눈물을 참는 김경호에게 '나가수'에서의 1위는 그동안의 힘겨운 시간들을 잊을 수 있는 값진 선물이었을 거에요. 많은 이들이 이제는 김경호는 끝났다라고 이야기하던 상황에서 화려하게 자신의 부활을 알린 그의 모습은 그 자체로 감동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무대 위에서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뿜어낼 줄 아는 가수. 그는 여전히 대단한 록커였고 나이와 상관없이 여전히 화려함으로 많은 이들에게 행복함을 주고 있어요. 그가 울먹이며 이야기를 했듯 그 나이에도 '헤비메탈'을 할 수 있는 강렬한 록커로서 더욱 화려하게 비상할 수 있기를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