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2. 23. 09:14

김연아 갈라쇼와 피겨심판 양심선언, 여왕은 의연하고 아름다웠다

피겨 여왕 김연아의 마지막 무대가 끝이 났습니다. 가장 아름답고 화려하면서도 특별한 메시지를 전달한 여왕의 마지막은 의연했고 아름다웠습니다. 피겨 선수들이 모든 경기를 마치고 팬들을 위해 선보이는 갈라쇼는 부담없이 즐기는 축제와 같은 현장이었습니다. 

 

 

금메달을 위한 경쟁도 없이 오직 피겨의 가장 아름다운 모습을 보여주는 갈라쇼는 피겨 팬들이라면 결코 놓칠 수 없는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의 기대처럼 경쟁을 하기 위해 치열하게 다투던 선수들이 편안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피겨의 아름다움을 마음껏 보여주었습니다.


소치 올림픽의 피겨는 김연아가 왜 위대한 존재인지만 재차 확인해준 무대였습니다. 그녀가 앞선 두 명의 선배들과 달리, 올림픽 2연패를 달성하지는 못했지만 그녀의 위대함은 더욱 강렬하게 각인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억울하게 빼앗긴 금메달은 오히려 여왕의 위대함을 그리고 현 국제빙상연맹의 문제점을 고스란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대단한 가치로 다가오기 때문입니다.

 

김연아의 금메달을 빼앗아간 소치 올림픽은 수치 올림픽이라는 조롱에서 벗어날 수 없게 되었고, 심판들의 편파 판정은 결과적으로 피겨를 위험하게 만들었습니다. 솔트레이크 올림픽 논란 이후 다시 한 번 부정이 발각되면 올림픽 무대에서 피겨는 추방당할 위기에 처해있습니다. 이번 수치 올림픽으로 인해 피겨는 어쩌면 동계 올림픽에서 퇴출 될 수도 있는 운명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선수 금메달 몰아주기는 스스로 죽음을 재촉하는 행위로 다가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으로 소트니코바에게 점수를 몰아줬다. 김연아는 소트니코바보다 모든 면에서 뛰어났다. 심지어 캐롤리나 코스트너도 소트니코바보다 잘했다"

미국 USA투데이는 익명의 제보자의 입을 통해 이번 소치 올림픽 피겨가 러시아 선수를 위한 조작된 무대였음을 드러냈습니다.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소트니코바에게 점수를 몰아줬다는 양심선언은 충격 그 이상이었습니다. 충분히 예상한 결과이지만, 실제 추악한 모습이 벌어졌다는 점에서 이번 사건은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될 겁니다.

 

 

누리꾼들은 심사위원 중 핀란드인 심판이 소트니코바의 전 코치였다는 제보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기본적으로 심판 구성에서부터 조작이 시작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러시아 빙상연맹 회장의 부인과 부당한 판정 조작으로 자격 정지까지 받았던 심판이 채점한 소트니코바 금메달 만들기는 결국 누구도 동의할 수 없는 결과이니 말입니다.

 

김연아에 대한 세계인들의 관심과 지지는 대단합니다. 이미 독일에서 가진 여론조사에서도 90%가 넘는 지지로 김연아가 금메달리스트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여기에 미국의 스포츠전문 'ESPN'은 22일(이하 한국시각) 긴급 설문을 통해 네티즌들에게 '피겨 스케이팅에서 누가 금메달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나'라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습니다.

 

23일 0시 현재 1만992명이 참여한 이 설문조사에서 누구나 예상했겠지만 김연아가 92%의 압도적인 지지로 금메달리스트라고 미국인들이 생각하고 있음이 드러났습니다. 미국 올림픽 주관 방송사인 NBC에서 전 세계인을 상대로 한 투표에서도 김연아가 36%를 넘는 지지율로 소트니코바를 넘어 진정한 금메달리스트라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명백하게 이번 피겨스케이팅 판정이 소트니코바 쪽으로 심판진 구성이 치우쳤다. 이것이 그들(러시아)이 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심판진 구성은 이미 (소트니코바에게 유리한 쪽으로) 전체적인 그림이 짜여져 있었다. 기술 점수를 평가하는 테크니컬 패널 구성은 러시아 스케이팅 연맹 부회장인 알렉산더 라케르니크에 의해 주도됐다. 또 핀란드 심판인 올가 바라노바가 경기 후 플라워 세레모니 때 러시아 피겨 관계자들과 포옹을 나누는 모습도 포착됐다"

"현재 피겨 심판진의 점수는 익명으로 매겨지기 때문에 결코 공개되지 않고 있다. 사람들은 (심판진이) 해명할 수 있으며, 책임을 질 수 있는 채점 제도를 원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익명으로 진행되는 현행 채점 시스템을 폐지해야 한다"

미국 USA 투데이에 보도된 기사를 보면 얼마나 큰 문제가 있는지가 명확하게 드러납니다. 기본적으로 철저하게 소트니코바를 위한 심판진이 구성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부정입니다. 기술 점수를 평가하는 테크니컬 패널 구성이 러시아 스케이팅 연맹 부회장에 의해 주도되었다는 사실은 충격적입니다.

 

 

핀란드 심판인 올가가 경기 후 플라워 세레모니 때 러시아 피겨 관계자들과 포옹을 했다는 사실도 황당합니다. 올가가 바로 소트니코바의 전 코치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철저하게 러시아 선수에게 금메달을 주기 위해 구성된 심사위원들이 아무런 잘못이 없다고 외치는 상황은 치졸하기만 합니다.

 

대중들의 분노에 놀라 대한체육회가 뒤늦게 IOC에 형식적인 항의를 했지만, 그들의 수준이 참 기괴했습니다. 그런 형식적인 항의는 IOC가 자신들의 주장을 다시 한 번 하도록 요구하는 기회를 더 준 것 이상도 아니었습니다. 마지막까지 이번 심사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IOC의 주장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대한체육회는 존재 가치도 없는 조직이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왕 김연아는 의연하고 대범했습니다. 그리고 갈라쇼에서 그녀는 에이브릴 라빈의 '이매진'으로 자신의 공식적인 마지막 모습을 선보였습니다. 존 레논의 곡을 리메이크 한 이 곡이 대단한 것은 이 모든 논란을 뛰어넘는 여왕만의 가치가 모두 담겨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국가도 종교도 없는 세상에 전쟁은 사라질 것이라고, 그리고 세상 모두가 함께 평화로운 세상을 꿈꾸자는 이 노래는 대단한 가치로 다가왔습니다. 국가이기주의가 만들어낸 추악한 올림픽에 대해 여왕은 그런 치졸한 짓은 이제 그만하고 기본으로 돌아가자고 외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갈라쇼 참가자들과 달리, 가장 위대한 평화의 곡을 선곡해 많은 이들 앞에서 여왕의 마지막을 화려함보다는 담담하지만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국가가 만들어준 금메달에 환호하던 소트니코바는 의미 불명의 황당한 갈라쇼로 다시 한 번 비난의 대상이 되었던 것과 달리, 피겨 여왕이자 살아있는 전설인 그녀의 마지막 무대는 그 모든 수식어가 필요하지 않는 가장 위대한 갈라쇼였습니다. 갈라쇼에 울려 퍼진 김연아의 이매진은 수치올림픽에 가장 극명한 차이를 드러낸 가장 위대한 무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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