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4. 23. 10:14

심장 모세의기적 공익광고 세월호 참사 기간에도 방송될 수밖에 없었던 이유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며 모든 방송은 특보 체제로 바뀌었습니다. 수백 명의 승객이 갇힌 채 진도 앞바다에 침몰한 황당하고 끔찍한 사고에 대해 국민 전부가 경악스러워하는 상황에서 정규 방송은 당연히 있을 수 없었기 때문입니다. 특보체제로 24시간 현장 중계를 하던 방송은 일주일이 되면서 조금씩 정상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드라마가 정상 방송이 되기 시작하며 방송이 조금씩 과거의 자리를 찾아가는 와중에도 예능만은 결방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전 국민이 힘겨워하는 사고 속에 웃고 떠드는 예능을 방송에 내보낸다는 사실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녹화마저 포기한 상황에서 한동안 예능은 방송에서 보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이런 상황에서 예능으로 분류된 '심장이 뛴다'는 정상 방송되었습니다.

 

예능이지만 방송이 된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공익을 위한 예능인 '심장이 뛴다'는 그저 웃고 떠드는 소모적인 방송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연예인들이 소방서가 되어 실제 사건 현장에 투입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심장이 뛴다'는 '진짜사나이'의 형식을 취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청출어람이라고 '심장이 뛴다'는 진정한 공익 예능의 진가를 보여주며 완벽하게 '심장이 뛴다'만의 가치를 만들어내기 시작했습니다.

 

'심장이 뛴다'에 시청자들의 관심과 믿음을 가지게 만든 것은 바로 '모세의 기적' 캠페인이었습니다. 그들이 화재 현장, 사고 현장에 뛰어들어 직접 불을 끄고, 자살자를 구해내는 등 맹활약을 하는 모습도 대단했지만, 더욱 특별했던 것은 '모세의 기적'에 대한 관심이었습니다.

 

 

사고 현장으로 최대한 빠르게 도착해야만 하는 응급차는 막힌 길이 항상 문제였습니다. 이런 문제의 심각성을 극명하게 보여준 것은 하지절단 환자였습니다. 골든타임에 환자를 이송해 치료를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절박한 상황 속에서도 서울의 도로에서는 '모세의 기적'은 존재하지 않았습니다. 꽉 막힌 차량으로 인해 하지절단으로 고통스러워하는 환자는 빠르게 병원으로 이송될 수 없었습니다.

 

병원에 도착해 겨우 수술을 받기는 했지만, 늦은 도착은 결국 문제를 크게 만들었습니다. 제대로 이식 수술 후 자리를 잡지 못하고 썩어가는 상황에서 목숨을 살리기 위해 다시 절단해야 하는 극한의 선택을 할 수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렇게 하지절단 된 환자의 사연은 '모세의 기적'이 왜 필요한지를 잘 보여준 사례가 되었습니다. 만약 내가 혹은 내 가족이 이런 극단적인 상황에 처했다면, 과연 길을 막고 안 비켜줄 수 있었을까 하는 생각을 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하지절단 환자의 사건으로 본격적으로 시작된 '모세의 기적'은 큰 변화를 이끌기 시작했습니다. 임신부를 태우고 부산으로 향하던 구급차는 상상도 할 수 없는 기적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서울 못지않게 교통지옥으로 알려지 부산. 그것도 가장 지독한 월요일 아침 터널부터 시작된 '모세의 기적'은 아이와 아이의 엄마 모두를 살리는 기적으로 이어졌습니다.

 

 

'모세의 기적'이 이뤄지지 않았다면 모두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는 점에서 '모세의 기적'이 얼마나 소중한 가치인지는 분명합니다. 과거 응급차를 타고 이 임신부처럼 급하게 병원을 향해가던 이의 사연은 끔찍하게 다가왔습니다. 구급차를 들이받은 노인은 오토바이로 응급차를 막아서고 돈을 달라고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렇게 지체되는 바람에 결국 그 무엇보다 귀중한 아이를 잃어버린 부모의 심정은 누구도 이해할 수 없었을 겁니다.

 

만약 그들에게도 '모세의 기적'이 이뤄졌다면 지금쯤은 훌쩍 큰 아이와 행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을 겁니다. 하지만 그 한심한 작태로 인해 귀중한 아이를 잃은 부모는 여전히 가슴 속에 먼저 간 아이를 품고 살아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런 점에서 '심장이 뛴다'는 위대한 일을 해냈습니다.

 

연예인들이 소방서 대원과 같은 일을 모두 해낼 수는 없겠지만, 최선을 다하고 진심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에서 많은 이들은 뭉클함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력을 다해 최선을 다하는 그들은 더 이상 연예인이 아니었습니다. 같은 소방대원이 되어 위험한 상황에서도 망설이지 않고 화재를 진압하고 위험에 처한 이들을 구하는데 전력을 다하는 그들은 진정한 소방대원들이었습니다.

 

 

그들은 '모세의 기적'을 보다 많은 이들에게 알리기 위해 스티커를 제작했고, 그것도 모자라 광고까지 제작했습니다. 직접 출연하고 기부재능을 한 용이 감독과 함께 만든 '모세의 기적' 광고는 그들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최고의 작품이었습니다. 왜 우리는 '모세의 기적'을 기적이 아닌 일상으로 만들어야만 하는지 그들은 그 광고 하나 만으로도 충분히 보여주었으니 말입니다.

 

 

참혹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해 모두가 슬퍼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정규 방송된 예능인 '심장이 뛴다'는 분명한 자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모세의 기적'은 그저 응급 환자를 위한 배려만이 아니었습니다. 잘못을 바로잡고 말도 안 되는 사고가 다시는 일어날 수 없도록 하자는 캠페인이나 다름없었기 때문입니다. 세월호 참사 역시 이런 배려와 관심이 무엇보다 중요했던 사고였다는 점에서 '모세의 기적'은 더욱 아프게 다가올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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