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19. 11:41

별바라기 폐지 쓸쓸한 종영보다 더욱 중요한 것은 향후 강호동이다

강호동이 진행하던 '별바라기'가 3개월 만에 종영되었습니다. 마지막 방송마저 2.5%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끝을 낸 '별바라기'는 기억하는 이들보다 기억하지 못하는 이들이 더 많은 방송이 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방송이지만 제대로 된 이별 인사도 없이 자막으로 마지막을 알렸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기만 했습니다. 

 

스타와 팬들이 모여 숨겨진 스타들의 이야기를 나눈다는 설정은 누가 등장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밖에는 없습니다. 누군가는 이런 포맷을 착하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신랄한 비판이 오가는 프로그램이 사랑받는 상황에서 팬과 스타가 서로 아껴주는 모습이 착해 보인다는 의미였습니다. 하지만 이는 시각에 따라 착한 게 아니라 팬심이 만든 스타 추앙으로 비춰질 수도 있었습니다.

 

우리가 그동안 알지 못했던 스타의 이면을 팬을 통해 들여다본다는 설정 자체가 문제는 아니었을 겁니다. 하지만 문제는 이런 스타와 팬의 이야기에 좀처럼 시청자들은 관심을 가질 수 없었다는 것이 문제였을 겁니다. 과거 스타만 등장하면 고정 시청률이 나오던 시대와 달리, 다채널이 경쟁하는 현실 속에서는 그저 스타만 내세워 인기를 유지하기는 어려운 시대가 되었습니다.

 

경쟁력이 없었던 종편과 케이블이 뛰어난 인재들이 그곳으로 향하며 새로운 판도 만들기에 나섰습니다. tvN과 JTBC가 지상파를 위협하는 예능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기존 예능 강국이었던 지상파들은 주요 인력들이 모두 빠져나가며 효과적인 대응을 하지 못하며 성공적인 프로그램 만들기에 힘겨워하는 모습입니다. 더욱 케이블이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는 환경과 의지를 가지고 있는 것과 달리, 지상파는 여전히 과거의 틀 속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으로 스스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습니다.

 

SM으로 향한 강호동의 중책은 많습니다. 그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에 자사 연예인들이 옵션처럼 출연하고 게스트로 SM 연예인들이 수시로 등장하는 과정은 그들이 생각하는 최상의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별바라기' 역시 그런 많은 이들의 예상을 크게 빗나가지는 않았습니다.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사 연예인들을 품고 옵션처럼 사용하는 것을 뭐라 할 수는 없을 겁니다. 다른 기획사 역시 유사한 형식을 취하니 말이지요. 물론 SM이 워낙 거대한 아이돌 기획사라는 점에서 그 행위와 결과가 너무 크게 다가오니 문제가 되니 말이지요.

 

누군가는 강호동에 무적을 강요하지 말라고도 합니다. 누구도 강호동이 무적이라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그런 무적을 만든 것은 바로 기사를 쓴 기자들이었습니다. 강호동이 다시 복귀하는 시점부터 꾸준하게 강호동이 무적이라 외쳐왔던 기자들이 이제는 강호동의 쓸쓸한 퇴장을 보며 그에게 가혹하게 무적이라는 허울을 씌우지 말라고 오히려 대중들을 비난하는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최근 복귀한 슈퍼주니어가 출연한 '별바라기'의 마지막 방송은 큰 관심을 끌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전 주보다 1.3% 하락한 2.5% 시청률을 기록하고 씁쓸하게 종영을 맞이해야 했습니다. 과거였다면 슈주가 출연하면 다양한 이야기가 양산되고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정상이었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많은 플랫폼이 있어 시청률 지표라는 것이 과거와 다르다고는 하지만,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은 유사한 형태의 케이블과 비교해 봐도 크게 다가온다는 점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이런 아쉬운 시청률을 그저 방송이 아닌 휴대폰으로 보기 때문이라고 하기에는 너무 낮은 시청률은 강호동이라는 이름으로도 채울 수 없는 한계라는 사실은 분명합니다.

 

강호동의 몰락은 분명한 기조로 다가옵니다. 그가 새롭게 내보낸 많은 방송들이 환영을 받지 못하고 조기 종영을 해야만 했습니다. 최소한 1년 이상의 방송은 당연시되던 강호동이 이렇게 새롭게 시작하는 방송마다 조기 종영을 하는 것은 강호동 자체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은 부정할 수 없을 겁니다.

 

'별바라기'의 조기 종영으로 과거처럼 강호동의 새로운 프로그램이 이른 시간 안에 등장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한 두 번의 실패는 그럴 수 있다고 하지만, 이젠 강호동식 예능이 대중들에게 환호 받지 못한다는 것을 확인한 이상 강호동이 손쉽게 다른 프로그램은 진행하는 것은 어려워 보이니 말입니다.

 

장기자랑이 주가 되는 왁자지껄한 방송과 운동을 앞세운 예능만 남은 강호동에게 이야기가 주가 되는 예능은 힘들어졌다는 사실만 드러난 셈입니다. '별바라기'의 조기 종영은 그저 그 방송이 일찍 끝났기 때문이 문제가 아니라, 강호동이 할 수 있는 예능의 범주가 급격하게 줄었다는 사실입니다. 

 

씨름 천하장사 출신으로 방송인으로 변신해 최고의 MC 자리에 올랐었던 강호동. 한 시대를 풍미했던 강호동의 몰락은 많은 이들에게 중요하게 다가올 듯합니다. 누구나 올라가면 내려올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강호동이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물론 상황은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강호동이 다시 날개를 달고 날아오를 수도 있을 겁니다.

 

시청자들이 외면하는 스타는 더 이상 스타는 아닙니다. 모든 것을 시청률 하나로 규정할 수는 없지만. 강호동의 경우 짧은 시간 많은 프로그램들이 조기 종영되었다는 점에서 쉽게 바라볼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강호동에게 '별바라기' 조기 종영은 단순히 하나의 프로그램이 아닌 향후 강호동에 대한 인식의 문제라는 점에서 쉽게 봐서는 안 된다고 보입니다. 과연 강호동이 천하장사답게 대역전극을 만들어내는 한 방을 보여줄 수 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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