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9. 28. 10:30

SNL코리아 강용석 세상에서 가장 쉬웠던 이미지 세탁의 허실

강용석이 SNL 코리아에 출연했습니다. 출연과 관련해 논란이 많았지만 방송은 되었습니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우려했듯 강용석에 대한 호불호는 더욱 강해졌습니다. 당당하게 자신의 꿈은 이미지 세탁을 통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회의원 시절 여자 아나운서에 대해 비하 발언으로 비난을 받았던 그는 방송 출연을 통해 이미지 세탁에 성공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이미지 세탁이 얼마나 손쉬운 것인지를 강용석은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입니다. 자신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통해 과거의 잘못을 능숙하게 풀어내고 새로운 이미지를 덧씌우는 행위는 우리에게 많은 것들을 이야기합니다.

 

하버드 출신의 국회의원이었고, 변호사인 강용석은 분명 똑똑합니다. 세상에 가장 쉬운 것이 공부였다고 하는 이들처럼 그 역시 공부가 세상에서 가장 쉬운 사람이었습니다. 서울대와 하버드라는 국내에서는 그 두 가지만으로도 평생 떵떵거리며 살 수 있는 조건을 가진 그에게 이미지 세탁은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손쉬운 것이 되었습니다.

 

여자 아나운서에 대한 막말에 이어 고소남으로 자신을 밀어붙이며 강용석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키기에 여념이 없던 그는 방송 출연을 통해 완벽하게 이미지 세탁을 해가는 그를 보면서 섬뜩해하는 이들이 많았을 듯합니다.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자신이 원하는 이미지로 바꿀 수 있는 것이 방송이라는 사실을 그는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SNL 코리아를 보신 분들이라면 강용석이 노골적으로 자신을 비판하고 이를 감수하는 모습에서 새로움을 발견했다고 하시는 이들도 있을 듯합니다. 스스로 자신의 과거 잘못을 반성하는 그의 모습이 진정성 있게 다가왔다고 느낄 수 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이미지 세탁을 위한 하나의 방법이었다면 섬뜩하게 다가옵니다. 철저하게 이미지 세탁을 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그런 방식이 제대로 통했다고 볼 수 있으니 말입니다.

 

강용석은 SNL 코리아에 출연해 '셀프 디스'를 앞세워 철저하게 자신에게 씌워진 이미지들을 활용하기에 여념이 없었습니다. 사전에 작가가 쓴 대본을 봤을 것이고 이를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해서 결정을 한 만큼 방송에서 보인 그의 행동은 철저하게 준비된 모습이었습니다. 물론 강용석만이 아니라 SNL 코리아에 출연하는 모든 이들이 그렇기 때문입니다.

 

방송에서 강용석은 자신의 역할을 하거나 자신을 공격하는 이를 대역하며 철저하게 인간 강용석에 집중했습니다. 강용석은 방송에서 "비호감 이미지를 호감으로 바꿔주마"라며 시작된 방송은 "나이는 어리면서 선배라고. 조만간 고소해주마"라며 김구라 아들에서 고소미를 날리기도 했습니다. 여기에 홀로 컴퓨터 앞에서 댓글을 작성하며 여론 조작을 하는 등의 모습으로 자신을 희화화하는데 여념이 없었습니다. 

 

이 과정은 예능으로서 무척이나 흥미로운 과정이 아닐 수 없습니다. 누군가를 비판하던 대상이 스스로를 비난하고 당하는 모습으로 이어지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으니 말입니다. 솔직히 자신의 약점을 드러내놓고 비하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이렇게 자신을 드러내놓고 '셀프 디스'를 하는 것은 대단한 용기가 아니면 어려운 일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런 강용석의 '셀프 디스'에 경도될 수는 없어 보입니다. 

 

강용석이 SNL 코리아에 출연해 보여준 행동들은 철저하게 계산된 행동이었기 때문입니다. 이미지 세탁에 대한 확신과 성과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던 강용석은 SNL 코리아의 특징을 잘 알고 있었고, 이를 적극적으로 이용해 큰 효과를 봤습니다. 하나를 내주고 열을 얻는 그의 방식은 결과적으로 큰 성공이었습니다. 이미 알려진 정보를 편안하게 털어놓고 이를 통해 다시 한 번 이미지 세탁을 공고하게 한 강용석은 정말 똑똑한 것은 맞는 듯합니다. 

 

"예전에는 욕을 많이 먹었다. 요즘에는 많이 괜찮아졌다. 여기 출연한다고 기사가 나니깐 댓글이 훈훈하다고 하더라. 유재석 급이라고 와이프 친구가 보내줬다"

SNL 코리아에 출연한다는 소식에 강용석의 부인 친구는 자신이 요즘 유재석 급의 선플로 가득하다고 했다고 합니다. 지인들이 해주는 이야기의 맹점은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본다는 사실입니다. 강용석의 경우도 그와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유재석을 언급할 정도로 용감한 강용석에게는 이미지 세탁처럼 손쉬운 것은 세상에 없음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이미지 세탁을 하면서 그가 항상 이야기 해왔던 "대통령이 꿈"이라는 발언은 이번에도 어김없이 이어졌습니다. 한 번은 그저 장난스러운 이야기로 치부할 수 있지만, 질문에도 없던 자기주장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그는 정말 대통령이 되고 싶어 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게 했습니다. 

 

그가 이미지 세탁을 통해 대통령을 꿈꿀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이미지 세탁을 정교하게 긴 시간을 들여 한다면 도전 자체가 불가능하지도 않을 겁니다. 그런 점에서 두려움이 앞서는 것은 강용석이라는 인물이 어떤 존재인지 모호해지는 이유 때문일 겁니다. 정말 자신의 모든 것을 사죄하고 진정성 있게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하고 있는가에 대한 이견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강용석에 대한 개인적인 호불호는 여전합니다. 하지만 분명한 사실은 우리 시대 이미지 세탁이 얼마나 손쉬운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하게 됩니다.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작정하고 이미지 세탁을 시도한다면 누구라도 성공할 수 있음을 강용석은 잘 보여주고 있으니 말입니다. 최근의 연예인들에 대한 비난과 마찬가지로 언론 매체를 통해 꾸며지는 이미지가 얼마나 허망한지에 대한 고민만 다시 하게 합니다.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공감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공감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