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0. 24. 08:50

김구라 서태지 썰전에서 드러난 이중성 비난받는 이유

김구라가 서태지를 만났다는 사실은 화제였습니다. MBC에서 진행하는 '서태지 컴백쇼'에 김구라가 나서고, 자연스럽게 인터뷰를 했다고 합니다. 과연 서태지와 김구라가 만나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은 그가 출연하고 있는 JTBC '썰전'을 통해 드러났습니다. 

 

여전히 많은 프로그램에서 비슷한 콘셉트로 까기에 여념이 없는 김구라는 서태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들을 어떤 식으로 질문을 했느냐는 MC들의 질문에 그의 정체성을 제대로 보여주었습니다. 이미 많은 방송에서 김구라가 강한 자에게 약하고, 약자에 강한 모습을 보여 왔다는 사실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런 김구라가 서태지라고 다를 것은 없었습니다.

 

김구라가 속 시원하게 밀어붙여 시청자들을 대변한다고 알려져 있지만, 초반 그런 모습은 이제 사라지고 약한 이들을 물고 늘어지는 모습만 존재할 뿐 시청자들에게 불쾌함만 부여하는 한심한 존재로 전락한지 오래입니다. '라디오스타'에서 철저하게 드러난 김구라의 본심은 다른 유사 프로그램들이라고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유명한 이들이나 재산이 많은 이들에게는 화색을 보이며 어떻게든 잘 보이려 노력하는 김구라의 모습을 보며 초반에는 그저 솔직하다고 이야기하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누구나 유명인이나 성공한 사람들을 보면 호기심어린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당연하니 말이지요. 하지만 김구라의 경우 그 모습이 너무 극단적으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문제였습니다.

 

덜 유명하거나 집안이 특별하지 않은 게스트는 오만상을 찌푸리며 인간 이하의 대접이라도 하겠다는 듯 나서는 김구라의 모습은 경악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인격적인 모독도 서슴지 않으면서 밀어붙이기에 여념이 없는 김구라가 표리부동하며 유명스타에게는 쩔쩔매는 모습은 인간이 이렇게 추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닫게 해주기도 합니다.

 

서태지와 만나 다양한 이야기를 했다는 김구라의 발언 역시 그동안 그가 보였던 행동과 크게 다르지는 않았습니다. 아직 방송 전이기 때문에 구체적으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알 수는 없지만 '썰전'에서 공개한 음원이나 콘서트 관객 수는 이미 언론에 공개되었듯 성공적이었습니다.

 

초반 티켓 판매 부진이야기가 나왔지만 2만 5천이 넘는 관객이 들어왔고, 앨범 판매역시 5만장 선판매가 되며 여전히 대단한 파괴력을 가진 존재라는 사실은 증명되었습니다. 음원 시장은 워낙 독주가 쉽지 않다는 점에서 서태지라고 다르지 않음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서태지의 부진이라기보다는 우리 음악계의 현실이라고 인식하는 것이 더욱 쉬울 겁니다. 이런 이미 드러난 상황을 마치 용감하게 질문을 했다며 자랑하는 꼴은 가관이었습니다.

 

다른 게스트들의 지난 연애사까지 시시콜콜 캐물으며 궁지로 몰아넣던 김구라에게 서태지는 특별했나 봅니다. 과거 이야기를 해서는 안 된다고 선을 긋는 김구라의 모습에 서태지에게 잘못 보이면 안 된다는 확신이 존재하는 듯했습니다. 서태지의 과거사는 '해투3'에서도 언급되기도 했습니다. 비록 이지아를 지칭하지는 않았지만 애둘러 던진 질문에 서태지 역시 자신의 입장을 밝히기도 했습니다.

 

유재석이 그런 질문들을 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서태지와의 이야기 속에 그 문제를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에서 나온 질문이었고, 서태지 역시 담담하게 자신의 입장을 전달했습니다.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이지만 대중들에게 이미 공개된 내용들에 대해 한 번쯤은 정리해야만 한다는 점에서 자연스러운 질문과 답변이었습니다.


"유재석, 손석희에 이어 김구라가 서태지와 인터뷰한 세 번째 주자가 됐는데 내가 가장 심도 있는 인터뷰를 한 게 아닌가 싶다. 서태지가 가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가정사, 이혼사까지 이야기 하라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음원성적 부진이나 콘서트 티켓 부진, 대중 친화적 행보에 대한 반응이 별로라는 이야기를 하지 그 외에는 하지 않겠다고 제작진에게 선언했다"

"난 내 식대로 묻고 그는 그 식대로 대답했다"

김구라는 '썰전'에 출연해 자신이 서태지와 만났다는 사실에 대단한 자부심을 느끼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유재석과 손석희보다 심도 있는 인터뷰를 한 것 같다는 의사표현도 했습니다. 유재석과 손석희가 만난 서태지는 이미 방송이 되었으니 자신은 비교가 되겠지만,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비교를 할 수 없는 사안이었습니다.  

 

김구라가 이야기하는 심도 있는 인터뷰라는 것이 음원성적이나 콘서트 티켓 문제라면 무의미해 보입니다. 앞서도 이야기를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큰 감흥이나 대단한 질문으로 다가오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대중 친화적 행보에 대한 대중들의 반응이 별로라는 이야기가 마치 대단한 질문 정도로 언급하는 김구라에게 서태지는 감히 건드려서는 안 되는 특별한 존재처럼 다가왔습니다.  

 

서태지가 자신의 집으로 초대를 했지만 카메라가 없으면 들어가지 않겠다고 이야기를 하는 장면에서도 실소가 터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왜 서태지가 자신의 집을 만천하에 공개해야만 하는지 알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연예인들이 집들을 공개하니 모두가 그런 절차를 따라야 한다는 식이라면 그것 자체가 잘못되었으니 말이지요.

 

누구나 알고 있는 질문 외에는 서태지에게 민감할 수 있는 질문은 하지 않겠다고 제작진들에게 선언했다는 것을 자랑스러워하는 김구라는 비난을 받을 만 합니다. 강자에게 한없이 약한 모습을 보이며 어떻게든 그들에게 잘 보이기 위해 노력하는 김구라의 행태는 이번 '썰전'에서도 잘 읽혀지는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입으로 흥한 자 입으로 망한다는 이야기가 있듯, 김구라의 행보에 대한 대중들의 싸늘한 시선들이 조금씩 더해지고 있습니다. 그가 보이고 있는 이중성이 사라지지 않는 한 김구라의 시대는 이제 얼마 남지 않아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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