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1. 28. 07:04

이효리 사과 유기농 표기 논란 과도한 비난이 당황스러운 이유

이효리가 다시 공격을 받고 있습니다. 소길댁이라는 이효리의 또 다른 이름을 가지고 제주도에서 전원생활을 즐기고 있는 그녀에게 바람 잘날 없다는 표현이 익숙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그녀가 남편과 함께 재배했던 콩에 유기농이라는 표시를 했다는 이유가 이번 논란의 핵심입니다. 

 

유기농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많은 이들은 건강한 음식에 대한 욕구 역시 높아졌습니다. 일부에서는 이런 대중의 심리를 이용해 유기농 제품을 악용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유기농이 아닌 제품을 가짜 표시로 대중을 기만하고 이를 통해 거대한 수익을 얻는 행위 역시 일상적인 우리의 모습이기도 합니다.

 

이효리 사건으로 인해 새롭게 알게 된 것은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결코 쉽지 않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유기농을 생산 취급 판매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인증을 받아야만 한다고 합니다. 그렇지 않다면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합니다.

 

제주도 집 앞에서 재배한 유기농 제품을 판매한다고 올린 이효리의 블로그가 문제의 시작이었습니다. 이 사진을 보고 한 누리꾼이 유기농 인증 여부를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 의뢰하며 사건은 커졌습니다. 단순하게 끝날 수도 있는 문제였지만, 이런 의뢰는 결과적으로 관련기관에서 조사를 하고 결과를 낼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기본적으로 사회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정해진 규칙과 법을 지키며 살아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일의 중요성과 크기와 달리, 원칙에 입각한 질서를 찾는 과정 자체가 비난을 받아서는 안 됩니다. 이효리가 '유기농' 표시를 하지 않고 뭔가를 판매했다면 이에 합당한 처벌을 받아야 합니다. 이효리라는 이름으로 모든 것이 용서되서도 안 되고 그럴 수도 없기 때문입니다.

 

역으로 이효리라는 이유만으로 과도하게 비난을 하는 것도 문제라고 봅니다.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대중을 상대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잘하든 못하던 항상 표적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잘한 일보다는 못한 일이 더욱 도드라져 보이고, 비난 역시 날카롭게 이어지는 것도 현실입니다.

 

이효리가 '유기농'이라는 표기를 한 것은 잘못입니다. 하지만 그녀의 변명 역시 못 들어줄 정도로 난망한 수준은 아니었습니다. 유기농 마크라는 것이 어떤 식으로 부여되고 사용되는지에 대해 무지했다는 말에 대해 어느 정도 이해도 됩니다. 유기농 마크를 보면서도 이게 어떤 과정을 거쳐 이런 마크를 받게 되는지 깊게 생각하는 이들이 많지는 않았을 듯합니다. 그리고 워낙 유기농이라는 것이 일상의 한 부분이 되다보니 자연스럽게 농약 등을 치지 않은 것들은 모두 유기농이 아닌가 하는 단순화된 생각을 하게도 됩니다.

 

"오늘 여러 가지 일로 심려 끼쳐 죄송합니다. 몰라서 한 일이라도 잘못은 잘못이니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습니다"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신 분들 또 감싸주시려는 분들 모두 감사하다. 앞으로 모든 일에 좀 더 신중해야겠습니다. 소길댁 올림"

 

논란이 불거지자 이효리는 자신의 블로그에 '유기농'과 관련해 사과를 했습니다. 몰라서 한 일이라 해도 잘못은 잘못이니 어떤 처분도 달게 받겠다고 했습니다. 잘못을 지적한 이나 감싸주는 이 모두에게 감사하다는 말도 남겼습니다. 이 정도면 이효리는 충분히 자신의 행동에 대해 반성을 했다고 봅니다.

 

처벌을 피해가겠다는 것도 아니고, 그에 합당한 처벌을 당연하게 받겠다는 말로 모든 것이 정리될 수 있을 듯도 합니다. 이 지점에서 우리가 고민해봐야 하는 것은 과연 이효리가 의도적으로 자신이 키운 콩을 팔기 위해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썼느냐는 것일 겁니다. 

 

그녀가 키운 콩이라는 것이 자신의 집 앞 밭에서 수확을 한 것이 전부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 양의 소량이라는 것도 미리 짐작해 볼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농약을 치지 않고 안전하게 키웠다는 점에서 '유기농'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던 것으로도 보입니다. 미필적 고의라는 단어가 적합할 수도 있는 상황이라고 보이는 상황입니다. 무지에서 나온 결과가 이렇게 파장이 클지는 몰랐을 것이라는 생각도 해봅니다.

 

이효리의 이번 표기 논란을 들어 연예인들의 음주운전과 동일하다고 확대해석하는 이들도 많습니다. 연예인이라는 이름으로 음주운전을 해도 옹호하기 여념이 없다며, 팬들의 잘못된 스타 감싸기를 비판하는 이들도 존재합니다. 하지만 이는 너무 앞서가는 확대 해석이라고 보입니다. 이효리의 행동이 무지에서 나온 잘못은 맞습니다. 그리고 사회적 시스템을 보호하기 위해 잘못에 바로 잡아져야 합니다.

 

"마을 직거래 장터가 활성화되길 바라는 차원에서 콩을 팔았다. 인증 제도가 있는 줄 몰랐다"

"좋은 취지로 판매에 참여하면서 농약을 안 뿌리고 직접 키워 유기농이라고 한 것이다.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에서 조사 의뢰가 들어왔다며 연락이 왔고 조사에 협조했다"

 

이효리 소속사의 발언에도 그녀가 어떤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 엿볼 수 있게 합니다. 제주도에 내려가 살면서 직접 농작물을 재배하고 이를 마을 사람들과 나누며 지역민으로서 살아가고 있는 이효리가 의도적으로 부당한 이익을 취하기 위해 '유기농'이라는 표기를 했다고 믿는 이는 거의 없을 듯합니다.

 

사실 이효리가 자신이 재배한 작물을 통해 부당 이익을 누리려고 했다면 굳이 '유기농'이라는 표기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그저 '이효리 콩'이라는 이름만으로도 그녀의 콩은 완판 되었을 테니 말이지요. 이 지점이 중요한 것은 그녀의 '유기농'이라는 표기가 의도성이 전혀 없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유기농 마크'에 대한 이해가 있었다면 바보가 아닌 이상 판매를 늘리기 위해 이런 무모한 행동을 할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마을 직거래 장터에서 이효리가 직접 나와 자신이 키운 콩을 판다는 사실만으로도 화제가 되는데 굳이 알고 있는 법을 어겨가며 '유기농'을 앞세울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유기농'이라는 표기를 하지 않아도 판매를 목적으로 했다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성과를 얻을 수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이런 법을 어기는 행동으로 주목을 받을 이유가 없기 때문입니다. 최소한 이효리의 이번 '유기농 표기 논란'은 무지가 낳은 실수라고 보는 것이 가장 적합할 겁니다.

 

이런 실수마저 바로잡고 법을 어기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은 반갑습니다. 성역 없이 잘못을 했다면 그에 걸 맞는 처벌을 받는 사회가 되는 것은 모두가 원하는 세상일 겁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권력과 돈을 가진 자들은 처벌을 안 받거나 피해가기 일쑤입니다.

 

정치인들은 수많은 잘못을 해도 제대로 처벌 받는 경우가 드문 게 현실입니다. 최근 제주도 법조인에 대한 논란에서도 볼 수 있듯, 우리 사회는 정도를 지키고 걷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잘 알 수 있게 합니다. 그렇다고 이효리가 무지에서 나온 실수라는 이유만으로도 용서 받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이효리 역시도 자신의 잘못에 대해 그저 아무렇지도 않은 듯 넘어가기를 원하지도 않을 듯합니다.

 

이효리는 자신이 잘못한 것에 대해 변명보다는 합당한 처벌을 받겠다고 밝혔습니다. 무지이든 의도적이든 잘못에 대해 처벌을 받고 반성을 하겠다는 이효리의 행동은 당연하고 그걸 가지고 비난을 해서는 안 될 겁니다. 형평성을 언급하지 않는다 해도 우리가 하는 이중적인 비난몰이도 고민을 해봐야 하니 말입니다. 잘못을 지적하고 바로잡는 것은 정당하나 과도한 비난은 당황스러운 일일 수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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