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16. 12:24

장수원 미생물 미생 패러디, 백 피디의 한 마디가 정답이다

최근 공개된 포스터 한 장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tvN의 대박 드라마인 '미생'을 패러디한 2부작 '미생물'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공개된 포스터에는 유사하지만 진짜일 수 없는 그들의 모습이 많은 이들의 기대감을 부풀게 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패러디 작품이 나올지 궁금해지는 이유는 임시완이 맡은 장그래 역할을 로봇 메소드 연기의 창시자라고 불리는 장수원이 하기 때문일 겁니다. 

 

메소드 연기란 실제 삶처럼 자연스럽게 하는 연기를 뜻하는 용어입니다. 이런 용어에 로봇이 들어가는 부정이 강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자연스러움과 로봇은 상충되는 이미지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장수원이라면 로봇 메소드 연기라는 단어가 익숙해진다는 것은 놀라운 일입니다.

 

아이돌의 연기 전업은 하루 이틀 이야기가 아닙니다. 거의 대부분은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아이돌의 생명력이라는 것이 점점 짧아지는 상황에서 다양한 형태로 자신의 특징들을 찾아내고 만들어가는 것은 그들의 인생에서도 중요한 일이기 때문입니다.

 

성공한 아이돌 연기자들도 존재하지만 대부분은 철저하게 비난만 받고 소리 소문 없이 사라지는 경우들이 허다합니다. 장수원 역시 후자에 속하는 존재였습니다. 아이돌 연기에 대한 비난 여론의 정점을 찍게 해준 이가 바로 장수원이기 때문이지요.

 

장수원을 뜨겁게 만든 것은 드라마 '사랑과 전쟁-아이돌편'에 출연하고 나서입니다. 상상도 할 수 없는 장수원의 연기는 본인 스스로 잠수를 선택할 정도로 심각했습니다. 장수원이 출연한 '사랑과 전쟁'이 방송된 후 세상은 온라인은 시끄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동안 아이돌의 어설픈 연기에 대해 비난이 높은 상황에서 장수원의 연기는 그 명확한 근거로 다가왔기 때문이지요. 장수원 역시 자신의 연기를 차마 볼 수는 없다는 말과 함께 잠수를 선택할 정도로 그의 연기는 손발이 오그라들 정도로 경악스러운 수준이었습니다. 어떻게 이런 연기가 방송을 통해 나올 수 있는지 그게 의아할 정도였습니다.

문제는 그 광풍이 지나간 후 이상한 훈풍이 불기 시작했다는 사실입니다. 말도 안 되는 이 상황은 엉뚱한 매력을 장수원에게서 발견한 몇몇에 의해 시작되었고, 이런 그들의 엉뚱한 선택은 장수원에게 새로운 가치를 부여해주었습니다. 로봇 메소드 연기의 창시자가 되어버린 장수원은 깐느에 간 배우 부럽지 않은 환대를 받았고, 다양한 쇼 프로그램에 출연해 그의 연기를 선보이는 것만으로도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젝스키스 이후 제이 워크 등으로 활동을 이어가기는 했지만, 장수원은 다른 아이돌처럼 주목받는 존재는 아니었습니다. 다른 수많은 아이돌 멤버들이 그렇듯 시간이 지나며 자연스럽게 잊혀지는 존재로 인식되던 장수원은 '사랑과 전쟁' 출연 한 번으로 새로운 인생을 열게 되었습니다.

 

말도 안 되게 민망한 연기마저도 장수원의 특기가 되어버린 우리의 현실이 재미있게 다가올 정도입니다. 정답은 아니지만 해답을 알고 있는 '미생' 극중의 장그래처럼, 의도하지 않은 해답으로 새로운 길을 개척한 장수원은 희한한 캐릭터로 우뚝서게 되었습니다.

 

장수원을 진정한 로봇 메소드 연기의 달인으로 만들어줄 작품이 바로 '미생물'입니다. 케이블 드라마이지만 지상파 드라마 이상의 시청률과 관심도로 올 해 최고의 드라마로 꼽히고 있는 '미생'을 코믹하게 비튼 패러디라는 점에서 벌써부터 큰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작품을 연출하는 백승룡 피디 역시 'SNL 코리아'를 통해 감각적인 연출로 큰 호평을 받았던 인물입니다. 이 공로로 '잉여공주'를 만드는 기회를 얻게 되었던 그는 다시 한 번 'SNL 코리아'의 감성으로 멋진 패러디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를 잡게 되었습니다.

 

'미생물'에 출연하는 면면도 흥미롭습니다. '로봇 연기의 달인'이 된 장수원이 장그래 역할을 맡게 되어 과연 임시완과 어떻게 다를지 비교하는 것 자체가 흥미로우니 말이지요. 아이돌 선후배라는 사실과 뛰어난 연기력을 보이고 있는 임시완과 절망적인 연기로 오히려 돋보인 장수원의 비교는 그 자체로 '미생물'을 선택할 수밖에는 없게 만듭니다.

 

오차장 역에 황현희, 안영이 역에는 장도연, 장백기 역에는 황제성, 김동식 대리 역에는 이진호, 한석율 역에는 이용진이 각각 캐스팅돼 이들 조합만으로도 이미 빅 웃음은 예고된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정극이 아닌 코믹이 주가 되는 만큼 이들의 호흡은 이미 기대 이상의 가치로 다가올 듯합니다. 여기에 선 차장 역을 이세영이, 신다인 역할을 박나래가, 최 전무를 정성호가 캐스팅되며 '미생물'에 대한 기대감을 더욱 키우고 있습니다.

 

"'미생' 패러디 드라마를 만든다고 했을 때 장수원 외에는 장그래 역을 생각해본 이가 없었다. 장수원의 연기가 늘고 있어 초심을 잃지 말라고 조언했다. 임시완과는 사뭇 다른 로봇 연기로 시선을 사로 잡을 것이다"

 

"'미생'이 올 하반기를 대표하는 드라마로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섬세한 묘사, 코믹한 설정을 통해 새해 초부터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웃음을 전달해드릴 수 있는 드라마로 인사드리겠다"

 

장수원을 시작으로 한 캐스팅에 대한 기대감만큼이나 특별하게 만든 것은 연출을 맡은 백승룡 피디의 한 마디였습니다. 장수원의 연기가 늘고 있어 초심을 잃지 말라고 조언을 했다고 합니다. 연기자가 연기가 늘어가는 것은 반겨야만 하는 일이지만 장수원에게 연기가 는다는 것은 초심을 잃는 행위가 된다는 사실이 모두를 웃기게 하고 있습니다.

 

로봇 연기의 달인이 너무 연기를 잘해 인간이 되어버린다면 이는 무의미해질 수밖에 없지요. 그런 점에서 장수원에게 오히려 연기를 잘하지 말라고 부탁하는 이 상황이 웃기기만 합니다. 최고의 작품으로 찬사를 받는 '미생'인 만큼 섬세한 묘사와 코믹한 설정을 통해 새해 초부타 시청자들에게 흐뭇한 웃음을 전달하겠다는 백 피디의 발언은 큰 믿음으로 다가옵니다.

 

출연자들의 면면만으로도 이미 즐거운데, 연출을 맡은 백 피디의 '장수원의 초심' 발언은 압권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연기를 더 이상 잘하지 못하도록 막는 이 황당한 상황이 정상인 패러디 '미생물'은 그래서 반갑기만 합니다. 이들의 이런 포복절도할 패러디는 결과적으로 '미생'의 가치를 다시 한 번 깨닫게 하는 이유가 된다는 점에서도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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