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 12. 21. 09:50

무한도전 김건모 능가한 김정남 야망덩어리 출연이 중요했던 이유

터보의 김정남 등장은 그 자체로 즐거움이었습니다. 터보를 추억하고 기억하는 팬들에게는 김종국과 김정남이 함께 하는 모습만으로도 충분히 행복할 정도였습니다. 왜 많은 이들이 '무도 토토가'를 현장에서 보고 싶어했는지 오늘 방송된 내용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오늘 방송에서는 지누션과 조성모, SES와 이정현, 김건모 등 90년대를 수놓았던 화려한 스타들의 경연장이었습니다. 그들이 과연 무대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줬을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것은 기대 이상의 행복한 공연을 보여줬을 것이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이제는 '그 녀석'이라고 지칭되는 노홍철이 섭회에 나섰던 터보는 다시 만나 섭외를 해야만 했습니다. 김종국은 여전히 익숙한 모습으로 등장했고, 전에 만났을 때와 달리 김정남과 연락이 되어 이미 한 차례 만났다는 그는 완전체 터보에 대한 기대감을 키워주었습니다.

 

모두의 예상을 깬 김정남의 예능감은 김종국과의 전화 통화만으로도 충분했습니다. 제작진들과 섭외가 되어 현장으로 이동하던 김정남은 그런 사실을 숨긴다고 숨기면서도 이미 들통한 상황에 어쩔 줄 몰라하는 모습이 그저 재미있기만 했습니다. 그렇게 등장한 김정남은 마흔을 넘긴 나이임에도 여전히 춤꾼 김정남이었습니다.

 

터보와의 18년 그 긴 시간동안 잊힌 존재로 전락한 것으로 보였던 김정남이었지만 여전히 화려한 춤솜씨는 그대로였습니다. 과거 그저 단순히 젊음이라는 무기로 하던 것과 달리, 이제는 능숙함으로 승화되어 있었습니다. 화려한 춤으로 모두를 행복하게 해준 김정남은 노래방에서 자신의 진가가 무엇인지를 다시 확인해 주었습니다.

 

god의 박준형이 복귀와 함께 냉동인간이라는 이름으로 화제가 되고 있듯, 김정남 역시 충분한 예능감으로 모두를 만족시켜주었습니다. 가장 화려한 시간을 보냈던 터보를 뒤로 하고 홀로 나서야만 했던 그는 10년 전부터 홀로 밤무대를 다니며 공연을 했었다고 합니다. 홀로 두 명분의 역할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쉽지는 않았겠지만 그는 그만의 방법이 존재했습니다.

 

'야망 덩어리'라는 별명으로 기대감을 증폭시켰지만, 체력의 한계는 어쩔 수 없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습니다. 초반에 완벽한 90년대를 재현했던 김정남이지만, 시간이 지나며 그의 체력 방전은 비록 터보의 완전체에 대한 아쉬움이 드리웠지만 예능감만은 최고였습니다.

 

망가질대로 망가지는 상황에서도 혼신을 다하는 김정남으로 인해 '무도 토토가'는 그 자체로 기대감 폭발이었습니다. 밤무대에서 하는 방식대로 세 곡을 부르는 김정남은 그 자체가 하나의 예능이었습니다. 기존 예능에서 잘 찾아보기 힘든 캐릭터의 발견은 무도이기 때문에 가능한 재미였습니다. 김정남이 그토록 열정적으로 드러낸 방송욕구는 무도를 통해 현실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항상 새로운 누군가가 절실한 방송 현장에서 김정남은 특별한 존재감이 될 수 있기 때문이지요. 가장 화려했던 터보시절을 함께 했던 과거의 스타에, 잊혀졌던 그가 예능감 충만으로 세상에 등장했다는 사실은 이후 다양한 예능에서 그를 다시 볼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다가왔습니다.

 

다양한 스타들이 출연하고 그들이 공연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은 흥겨웠습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돋보였던 인물들은 김정남과 슈였던 듯합니다. 다른 이들은 여전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지만 둘은 세상 사람들에게서 멀어져 있던 인물들이기도 했으니 말이지요.

 

표범무늬 옷을 입고 등장한 슈는 날리는 털로 인해 이미 주목도를 높였습니다. 과거 SES를 기억하는 이들에게는 여전히 요정인 그녀가 이제는 부정할 수 없는 애엄마라는 사실이 아쉽기도 하고 자연스럽기도 했으니 말이지요. 과거 요정의 모습과 달리, 생활에 찌든 엄마의 모습인 그는 그래서 더욱 정겹기만 했습니다. 이런 정겨움은 오히려 슈의 존재감을 더욱 크게 해주었습니다.

과거 SES의 모습을 그대로 간직하지는 않았지만 현실에 그대로 녹아들어가 있던 슈의 모습은 신비로움보다는 정겨움으로 다가왔습니다. 노래가 나오자 서서히 과거의 춤사위를 적나라하게 보여준 슈는 스스로 흥겨움에 취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흥겨움은 자연스럽게 그들을 바라보는 시청자들에게도 그대로 전해졌습니다.

 

김정남과 슈의 흥겨움은 단순한 즐거움을 넘어선 행복이었습니다. 그들을 기다리는 모두를 위한 것이 아니라 스스로가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들이었습니다. 무대 위에 오르는 이들이 행복한 것은 그들을 지켜보는 이들을 더욱 흥겹게 해준다는 점에서 '무도 토토가'는 기대 이상의 기대감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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