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4. 30. 12:02

냄새를 보는 소녀 박유천 액션과 러브라인 두 마리 토끼 모두 잡았다

범인이 드러난 상황에서 그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흥미롭습니다. 물론 범인이 드러나지 않은 상황에서 추리를 하는 과정은 재미있었습니다. 범인이 최고 셰프인 권재희로 밝혀지며 그런 추리력이 사라진 것은 아쉬웠습니다. 하지만 아쉬움보다 재미가 커지는 이유는 그 뒤 이어지는 긴장감이 극대화되었기 때문입니다. 

범인을 잡아야 하는 무각과 죽어야 했던 은설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고 죽이려는 재희의 대립 관계는 그 자체로 흥미로웠습니다. 물론 시청자들은 모든 사실 관계들을 다 알고 있어 밋밋해질 수도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그 과정이 무척이나 재미있게 다가옵니다.

 

첫 시작부터 부모 살인사건의 목격자이자 생존자인 은설은 중요한 존재였습니다. 자신이 스스로 그런 존재인지 모르고 있는 것이 문제일 뿐 봉인된 기억이 풀리는 순간 모든 것은 달라지게 됩니다. 사실 범인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권 셰프가 왜 연쇄살인마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하지 않습니다. 그가 왜 그렇게 살인에 집착하는지에 대한 관심도 그래서 높아질 수밖에 없습니다.

 

바코드 살인사건을 진두지휘하는 염미는 재희가 유력한 범인이라 확신합니다. 프로파일링을 하는 그녀로서는 당연하게 모든 것들이 권재희를 가리키고 있기 때문입니다. 무각 역시 유력한 범인 후보로 권 셰프를 꼽고 있다는 점에서 둘은 천상 최고의 궁합을 보인 존재였습니다.

 

둘이 함께 추적을 하면서 재희를 궁지에 몰아넣기 시작했습니다. 그가 여전히 제주도 부부 살인사건의 유일한 생존자인 은설을 찾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이런 사실을 알고 적극적으로 이용해 함정을 파놨습니다. 범인이 병원을 통해 은설을 찾을 것이고 그렇다면 앞서 함정을 파 놓으면 그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논리였습니다. 현실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방식이었지만, 결과는 달랐습니다.

 

최무각과 염미는 확신을 가지고 잠복근무를 시작했습니다. 범인이 찾아올 수밖에 없는 가짜 주소지에 잠복을 하며 기다리던 그들은 범인을 잡는 듯했지만 사실 이는 진범인 권 셰프가 만든 또 다른 함정이었습니다. 이들이 과연 어떤 상태이고 무엇을 생각하는지 오히려 관조하고 있었습니다.

 

검은 옷을 입은 범인으로 추정되는 이를 추격하며 차에 부딪치기도 하는 등 전력을 다해 추적하는 무각은 결국 범인 잡는 것은 실패합니다. 하지만 결정적인 증거가 될 수 있는 피를 발견하게 됩니다. 추격전을 펼치는 과정에서 범인이 상처를 입었고 이는 결정적인 단서로 다가왔습니다.

 

권 셰프가 범인이라 확신하고 있는 그들은 무슨 방법으로든 그를 잡고 싶었습니다. 염미가 직접 만나 그가 범인인지 아닌지 알아보기 위한 탐색전을 시작합니다. 외국으로 입양을 갔던 권재희. 그의 양부모들이 모두 살해당한 사건이 그를 괴물로 만든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품고 있었던 염미는 만만하지 않은 상대라는 것을 느끼게 됩니다.

 

상처를 확인하기 위해 그가 옷을 벗게 유도합니다. 그리고 상처가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염미는 확신합니다. 하지만 이는 철저하게 그들을 농락한 재희의 전략이었지요. 사람을 사서 동태를 파악하고 사건을 조정하는 실력은 신과 동급일 정도였습니다. 철저하게 숨어서 이들을 지켜보던 재희는 역공을 펼쳤습니다. 상처를 입은 사실을 알고 자신이 직접 비슷한 부위에 상처를 내 의심에서 완전히 벗어나는 계기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의심을 극대화하고 결정적인 순간 자신이 범인이 아니라는 사실을 밝히게 되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형사들이 그가 범인이라 확신하게 DNA 분석을 넘겼지만, 권재희가 예상한대로 일치하지 않았습니다. 사과를 하러 그를 찾은 무각의 휴대폰에 악성 코드를 깔아 모든 통화와 문자 내역을 보기 시작한 재희의 도발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최무각을 통해 은설을 찾겠다는 그의 전략은 섬뜩할 정도로 정교했습니다. 이런 사실도 모른 채 범인을 추적하기에 여념이 없는 무각은 이 긴박한 상황에서도 사랑을 놓치지 않았습니다. 썸만 타던 그들은 적극적으로 자신을 드러내며 연인임을 선언한 무각으로 인해 행복한 연인으로 새롭게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무각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지 못했던 초림이 심술까지 내고 있었지만 깍지 낀 손과 연인 사이에는 어떻게 불러야 하느냐는 무각의 질문에 모든 것은 사라졌습니다. 연인이 된 그들의 달달한 로맨스는 결국 둘이 위험에 빠질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불안하기는 합니다.

 

불안이 엄습하는 상황이지만 그들의 사랑은 보는 이들을 더욱 달달하게 했습니다. 그녀의 집 앞 골목을 무한 반복하듯 돌다 헤어지기 싫어 함께 집으로 들어간 둘. 문 하나를 두고 잠들지 못한 채 톡을 하며 날을 세우는 그들의 모습에서 처음 사랑을 시작하는 연인의 달달함이 가득했습니다.

 

과거 엄마가 자주 끓여주던 미역국을 먹은 후 조금씩 기억이 돌아오기 시작한 초림은 몽타주 작업을 했습니다. 무각과 하던 작업을 염미와 하다 결국 중요한 뭔가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작업을 하는 도중에는 미처 알지 못했던 몽타주 안의 인물이 제주도 살인사건의 여자라는 사실을 염미가 알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이는 곧 초림이 그들이 찾고 있는 생존한 목격자라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결정적인 순간이었습니다.

가장 가까운 곳에서 섬뜩한 모습으로 살인을 준비하는 권재희. 그런 상황에서 누구보다 범인을 잡고 싶은 최무각과 염미. 이들의 대결 구도는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될 예정입니다. 액션과 로맨스까지 모두 챙기며 두 마리 토끼를 확실하게 잡은 박유천은 대단했습니다. 뭐를 해도 상상 그 이상의 뭔가를 보여주는 박유천의 존재감이 곧 '냄새를 보는 소녀'의 모든 것이라는 사실은 분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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