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0. 3. 11:55

백종원의 3대천왕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백설명이라는 닉네임으로 맹활약 중인 '백종원의 3대천왕' 이번 주 주제는 낙지볶음이었습니다. 침샘을 자극하며 12시 심야시간 시청자들을 분노에 빠트리게 만드는 이 프로그램은 이젠 안정적인 시청률로 들어섰습니다. 늦은 시간대임에도 6% 후반의 고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은 놀라울 정도입니다. 

 

백종원이 진행하는 다른 프로그램인 '집밥 백선생' 역시 평일 드라마 시간대와 겹치는 상황에서도 7%의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추석 연휴 마지막 날 방송이 5% 후반대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특수상황임을 고려해보면 낮은 수치는 아닙니다.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하는 두 개의 프로그램이 모두 안정적인 6%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백종원의 존재감은 대단함으로 다가옵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최고의 스타가 출연해도 안정적인 시청률을 기록하는 것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 방송인도 아닌 외식사업가이자 요리연구가인 백종원이 이런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것이 대단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백종원의 3대천왕'이 성공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백종원입니다. 백설명이라는 별명이 붙은 그가 음식을 만든 과정을 설명하고 색깔별 공을 선택해 시식을 하고 마지막 1인을 뽑아내는 것이 전부입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백종원의 역할은 시청자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핵심입니다.  

 

스튜디오에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보다는 그가 3대천왕을 뽑는 과정에서 그가 보이는 먹방이 압권입니다. 매주 음식은 다릅니다. 하지만 백종원의 음식 탐방은 꾸준합니다. 제작진들과 함께 전국에 산재한 수많은 맛 집들 중 최고의 맛 집을 찾아 직접 시식을 하는 과정은 흥겹기까지 합니다.

 

특별한 음식이 아닌 우리가 쉽게 접할 수 있는 음식을 주로 찾는 백종원의 먹방은 좋아하지 않는 음식마저 먹고 싶게 할 정도입니다. 단순하게 먹는 것에 그치지 않고 조리를 하는 방법, 그리고 어떻게 먹어야 제대로 먹을 수 있는지에 대한 것까지 자세한 설명은 곧 음식을 보다 매력적으로 맛볼 수 있는 이유가 됩니다.

 

이제는 알아서 카메라를 설치하고 먹방을 준비하는 백종원의 모습은 언제나 행복해 보일 정도입니다.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며 맛 집을 순방하는 것을 세상 누구보다 즐거워하는 백종원의 모습이 곧 '백종원의 3대천왕'의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낙지를 머리부터 먼저 먹는 이유는 딱딱한 부분으로 시작해야 다른 곳들이 부드럽다고 느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특별할 것 없지만 그 작은 차이가 흥미로운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어떤 음식이든 얼마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느냐는 이런 작은 차이에서 시작됩니다.

 

많은 시청자들이 '백종원의 3대천왕'에 환호하는 부분 역시 이 것 때문입니다. 그저 먹는 행위에만 집착하고 배부르면 그만이던 먹방이 아니라 음식의 재료, 그리고 어떤 방식으로 먹는 것이 최선인지를 알고 먹는 것이 왜 중요한지 백종원은 제대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식신이라는 별명이 붙은 정준하가 잘 먹고 많이 먹는 것은 모두가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백종원의 먹방은 다릅니다. 그도 많이 먹기는 하지만 무조건 많이 먹는 것은 아니지요. 각각의 음식이 담고 있는 가치를 먼저 파악하고 속 재료들이 무엇이 들어갔는지 일일이 확인하고 이를 통해 어떤 식으로 조리가 되었는지 상상하는 것만큼 흥미롭게 매력적인 것은 없습니다.

 

일일이 그런 것을 따지고 먹을 수는 없습니다. 그냥 맛있으면 그만이지 하는 생각도 할 수 있지만 때로는 그 음식이 어떻게 만들어지고, 무슨 재료를 가지고 만드는지 상상을 해본다면 그 음식은 더 맛있게 먹을 수 있습니다. 항상 그럴 수는 없겠지만 어떻게 내가 먹는 요리가 만들어지고 먹게 되는지 고민해보는 것은 나를 위해서 필요한 행위이기 때문입니다.

 

매콤하지만 쉽게 손을 뗄 수 없는 이 지독한 매력을 가진 낙지볶음은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크게 다를 수도 있습니다. 피자가 아닌가 생각되는 것에 칼국수를 함께 먹으면 상상을 초월할 맛으로 다가옵니다. 부산의 낙곱새 역시 최고가 만났으니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맛은 보장될 수밖에 없습니다.

30년이 넘는 기간 동안 낙지볶음을 만들어 온 서울 천왕의 맛 역시 특별함으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다. 어느 집이 더 맛있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순위가 아니라 말 그대로 어떤 음식을 어떻게 먹어야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느냐를 알려주는 '백종원의 3대천왕'은 분명 매력적인 프로그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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