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11. 24. 10:10

오마이비너스 병맛마저 흥미롭게 만들어내는 소지섭과 신민아 케미 신공

소지섭과 신민아가 출연하는 드라마 '오 마이 비너스'는 분명 병맛입니다. 철저하게 단순화된 이야기 속에서 인과관계의 정확성보다는 만화와 같은 감성을 품고 있다는 점에서 심각하게 볼 이유는 없으니 말입니다. 그저 단순하게 그 시간을 즐기기만 하는 드라마라는 점에서는 충분히 재미있습니다. 

세계 최고의 트레이너이면서도 얼굴이 알려지지 않는 존킴과 살이 쪄 15년 동안 사귀었단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변호사가 만나기 시작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이어졌습니다. 물론 이 드라마가 만화라는 스스로 최면을 걸어야 한다는 단점이 있지만 말랑말랑한 게 딱 좋을 정도로 달콤하게 이어지니 그 정도의 수고는 괜찮을 듯합니다.

 

3회에서 핵심은 스스로 자신을 감추고 있던 존킴 영호가 주은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는 장면입니다. 누구에게도 자신의 정체를 알리지 않고 살아왔던 그가 스스로 자신이 존킴이라고 밝혔다는 것은 대단한 변화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대상이 강주은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러브라인이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는 의미이기도 했습니다.

 

영호라는 인물은 실제로 불가능한 존재입니다. 우선 뛰어난 외모를 가진다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그렇게 태어나는 것도 불가능한 일인데 태어나보니 집이 재벌입니다. 여기에 어린 시절 걷지도 못하던 아이가 미국에서 수술에 성공하며 일반인처럼 되는 것까지는 이해하지만 UFC 챔피언을 키워내고 그를 손쉽게 제압할 정도의 실력까지 갖추고 있습니다. 여기에 좌절에 빠진 여성에게 새로운 생명을 불어넣는 최고의 트레이너로서도 성공합니다.

 

육체적인 능력만 탁월한 것이 아니라 한의사 자격증까지 가지고 있을 정도로 두뇌도 비상합니다. 세상에서 가질 수 있는 모든 것을 가진 이 남자가 바로 미국에서는 존킴이라고 불리던 김영호입니다. 여기에 회사를 자신이 가져야겠다는 야망도 없고, 타인에게 한없이 베풀 줄 아는 인성까지 지니고 있습니다.

 

강주은은 노력파 천재입니다. 재수까지 하면서까지 그는 서울대 법대에 들어갔고 사시에도 합격했습니다. 어린 시절에는 타고난 외모로 자신이 원하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존재였습니다. 그저 강주은이라는 이름 하나로 안 되는 것이 없었으니 말이지요. 그런 자신감이 공부에도 전념할 수 있게 했고 명확한 목표의식과 실천이 가능하도록 만들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모든 것을 얻었다고 생각하는 순간 돌아보니 자신의 외모는 어린 시절 뛰어남을 잃은 후였습니다. 후덕해진 외모로 인해 15년 동안 사귀었던 남자 친구에게 차일 정도였습니다. 천하의 강주은이 자신이 차는 것도 아니고 차였다는 사실은 모멸감을 느껴도 부족할 정도였습니다. 그런 최악의 상황은 결국 동기 부여가 되고 다시 한 번 '뭐든지 할 수 있는 강주은' 모드로 돌아가게 만들었습니다.

 

강주은의 오랜 친구이자 직장 상사로 온 오수진은 정반대의 인물입니다. 좋은 집안에 타고난 머리로 최고 학부에 장학생으로 합격하고 사시에도 거침없이 합격한 그녀에게 단 하나 아쉬운 것은 외모였습니다. 너무 비대한 몸집으로 인해 자존감도 떨어져 있던 그녀에게 주은은 동경의 대상이자 분노의 대상이기도 했습니다.

 

자신이 좋아했던 가수마저도 주은에게 눈길을 주는 상황에서 그녀는 독해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모든 것을 다 가졌지만 가질 수 없었던 환상적인 몸매를 만들고 당당하게 세상에 등장한 수진은 그것으로 양이 차지 않았습니다. 주은의 15년 연인인 임우식이 필요했습니다.

 

대한민국 최고의 수영선수였던 우식은 주은에 첫 눈에 반해 사랑을 했습니다. 그렇게 15년이라는 시간을 보내고 당연히 그 둘은 결혼을 할 것이라고 모두가 예상했습니다. 수진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하지만 수진의 등장으로 우식은 주은에게 이별 통보를 했습니다. 그렇게 둘이 조금씩 사랑의 감정을 키우는 동안 주은은 자각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자신의 몸으로는 그 무엇도 할 수 없다는 자각에 더욱 큰 불을 당겨준 것은 엄마의 갑작스러운 등장이었습니다. 자신이 헤어진 것을 알지 못한 엄마는 여전히 우식을 사위로 생각했습니다. 그런 엄마에게 헤어졌음을 통보하고 쓰러지기 직전까지 운동을 하던 주은의 모습은 영호가 존킴이 되는 이유가 되었습니다.

 

어떻게든 자신의 정체를 드러내지 않기 위해 거짓 연기까지 해왔던 영호가 주은에게 자신의 정체를 드러낸 이유 역시 우연이 만든 필연이었습니다. 할머니의 지시로 만나고 있는 여성과 식사를 하는 레스토랑에 주은도 함께 있었고, 그 자리에서 그녀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듣게 된 영호는 심란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한국으로 들어오는 비행기에서부터 이어진 인연은 질기게 여전히 이어지고 있으니 말입니다. 집요하고 이미 존킴의 정체를 알고 있는 변호사인 주은을 떼어낼 수 없다는 사실을 안 영호의 생각으로 강력한 트레이닝을 시작했었습니다. 그렇게 힘들면 알아서 포기할 것이라 확신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들이 몰랐던 것은 그녀가 '강주은'이라는 사실이지요.

독하게 운동을 하는 그녀를 보며 영호는 결심을 했습니다. 죽기 직전까지 간절하게 운동을 하고 싶은 그녀는 그렇게 방송에 출연해 이야기를 하는 도중 쓰러졌고, 다시 병원에서 만난 그들의 운명은 이제 떼어놓을 수 없는 존재가 되었습니다. 그렇게 영호는 자신이 존킴임을 알려주었고, 그들은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소지섭과 손민아가 아니라면 결코 '오 마이 비너스'가 이렇게 흥미롭게 다가올 수는 없었을 겁니다. 정말 병맛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모두가 예측 가능한 이야기들을 이렇게 매력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은 두 주인공의 케미가 최고였기 때문입니다. 소지섭과 손민아가 아니라면 불가능했을 그들의 이야기는 그래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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