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5. 14:32

지피 베이직과 나인 뮤지스 걸 그룹의 막장이다

작년이 걸 그룹 전성시대의 최고조에 오른 해라고 볼 수 있다면 올 해는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걸 그룹의 마지막을 보는 듯하네요. '막장=갱도의 막다른 곳'이라 이야기를 하듯 걸 그룹에도 막장이 도래했다고 보여지네요. 

걸 그룹, 이제 노래는 상관없다? 

 


무대 위에 올라서서 노래를 부르는 이들을 모두 가수라고 부른 시대는 이미 끝이 났다고 봐야겠지요. 그들에게도 퍼포머인지 가수인지가 나뉘는 사회가 되었다는 것을 전문화 되어간다며 환영을 해야 할지 가수가 사라져 가는 상황을 씁쓸해 해야 할지 잘 모르겠네요.

통상 아이돌들은 길면 7년 짧아도 1년 정도의 훈련기간을 가진 이후 공식 무대에 올라서지요. 이 기간동안 노래, 안무, 연기 등 다양한 분양의 트레이닝을 거쳐 나오는 것이 정설로 알려져 있어요. 그렇기에 잘 훈련된 아이돌의 경우 노래 뿐 아니라 연기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군의 실력을 보이는 경우도 종종 있기도 하지요.

잘 훈련된 아이돌의 경우 생명력도 예상치를 뛰어넘어 장수하는 그룹들도 많이 나오고, 최근에는 국내 시장을 넘어 해외 시장 개척이 진행되기에 기획사로서는 아이돌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는 표현에 걸 맞는 고수익을 올리기도 하지요. 대표적인 아이돌 기획사인 SM의 경우 국내 시장과 일본 시장 공략에 남다른 노하우를 가지고 있지요.

동방신기와 보아가 국내보다는 일본 시장 공략에 주력해 그 누구도 넘어설 수 없는 특별한 존재가 되었다면 슈주와 소시는 국내를 기반으로 동남아시아 시장에 주력해 엄청난 성공을 거두었어요. 이런 성공을 기반으로 일본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서는 그들의 모습을 보면 아이돌도 어떻게 키우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알 수 있지요.

아이돌을 키우는 거대 기획사의 경우는 앞선 SM의 방식을 활용해 성공 신화를 작성하고 있기도 해요. 이런 성공들은 우후죽순 다양한 아이돌 전성시대를 만들어냈고 포화상태에 이른 아이돌 시장에 새롭게 진입하는 이들로서는 비대해진 시장에 작아진 파이로 고생만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어요.

여기에 특별한 두 걸 그룹이 시간차를 두고 새롭게 출사표를 내던졌어요. 나인 뮤지스는 일명 '모델돌'이라 자청하며 모델 출신과 그에 버금가는 큰 키의 여성들을 내세워 걸 그룹의 새로운 면을 부각하고 있네요. 나인 뮤지스의 소속사인 스타제국에 따르면 멤버 대부분이 모델 출신이며 CF, MC, 드라마 등 화려한 경력을 보유하고 있다고 하네요.

문제는 노래를 부르는 가수임에도 불구하고 노래에 대한 언급은 없고 노래와 상관없는 다른 분야 활동으로 경력을 이야기하는 것은 웃기는 일이지요. 가수라면 '가수로서의 자질이 어떻다든지 트레이닝은 어느 정도 해서 가수로서의 능력을 얼마쯤 갖추고 있다'라는 언급이 있어야 하는데, 그들에게 내보일 수 있는 것은 '모델돌'이라고 이름을 붙였듯 비주얼 밖에는 없다는 이야기인거 같아 아쉽네요.  

타이틀곡인 '노 플레이보이 no playboy'가 노바디 작곡가인 이우석과 박진영이 작사를 맡았다는 것으로 그들의 가수로서의 능력은 모두 증명이라도 된 것처럼 대단한 걸 그룹 탄생을 이야기하는 것은 낯 뜨거운 행동이라고 밖에는 안 보이네요. 

최강은 '초딩돌'로 불리는 '지피 베이직 GP Basic'이네요. 초등학교 6학년 1명과 중학교 2학년 5명으로 구성된 평균 연령 14세의 로우 틴인 '지피 베이직'은 2년 동안의 춤과 노래에 대한 트레이닝을 다져온 막강 팀워크를 자랑하는 걸 그룹이라고 소속사는 밝히고 있네요.  

10살 전후부터 가수가 되기 위해 트레이닝을 했다는 것도 문제이지만 아직도 어린 아이들이 성인들의 무대 의상에 화장과 춤을 춘다는 것은 환영할 일은 아니지요. 어린 아이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삼는다는 지적을 소속사인 '지피 베이직 엔터테인먼트'는 피해갈 수는 없네요.

여전히 어린 아이들에게 그 나이에 맞는 음악을 시킬 리는 만무하고 자극적인 안무와 뜻을 알지도 모를 사랑 노래를 하게 만드는 행위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는 많은 고민을 해야 할 필요가 있네요.

이러다가는 '유딩돌'이라는 이름으로 유치원 생 2, 3명과 초등학교 저학년 3, 4 명으로 구성된 아이돌도 출현하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네요. 아무리 돈벌이가 좋다고는 하지만 너무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성인 흉내를 내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보네요.

노래에 노래하는 가수는 사라져가고 점점 춤만 추는 퍼포머들이 지배하는 시장은 긍정적일 수는 없지요. 모든 아이돌들이 문제가 아니라 수익만 바라고 뛰어든 급조된 아이돌은 무대에 오른 아이돌 자신도 문제이지만 그들을 바라보는 이들 마저도 힘들게 할 뿐이에요.

'모델돌'과 '초딩돌'이 아니라 이젠 노래 잘하는 아이돌이라는 이름으로 많은 이들과 만나는 시대가 오기를 바라네요. 아이돌이 모두 노래를 못하는 것은 아님에도 불구하고 3초 가수라는 불명예를 받고 싸잡아 욕을 얻어먹는 이유는 가수로서 준비가 안 된 아이돌 때문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