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7. 12:02

서태지 복귀는 당연하고 이지아 복귀는 황당한가?

신비주의로 일관했던 서태지가 이지아의 전 남편이었다는 사실은 올 해 최고의 황당 뉴스(진실이지만 믿기 힘든) 1위에 올려도 좋을 정도였어요. 그만큼 신비주의로 철저하게 자신의 사생활을 숨기고 살아왔던 그들이 부부였다는 사실은 경악스럽기까지 했어요.

서태지 복귀는 기다림이고 이지아 복귀는 섣부름인가?




서태지는 논란이 아물기도 전에 '서태지모아이 :더 필름'을 통해 활동을 시작했어요. 그리고 오는 23일 'SEOTAIJI 8TH ATOMOS-THE FILM'을 블루레이와 DVD 1만장 한정으로 판매한다고 할 정도로 실질적인 활동을 시작했어요. 이런 서태지의 움직임에 많은 이들은 기대를 하고 있지요. 과연 오랜만에 돌아오는 전설이 과연 어떤 음악으로 많은 이들에게 행복을 줄 수 있을지 말이에요.

이런 바람들은 그의 홈피의 표지가 바뀌었다는 것만으로도 화제가 되고 본격적인 움직임의 시작이라며 많은 이들이 기대감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자리했어요. 이지아와 이혼 분쟁으로 인해 논란이 있었던 것은 어느새 모두 자취를 감춘채 뮤지션 서태지만 남아 있는 듯해서 보기 좋았지요.

문제는 이지아가 조만간 드라마를 통해 활동을 시작한다는 기사가 나오면서부터였어요. 그녀가 새롭게 시작하는 MBC 수목 드라마인 '나도꽃'에 주인공으로 출연할 예정이라는 소식이 들리면서부터였어요. 일부에서는 벌써 드라마에 출연하느냐며 노골적으로 그녀에 대한 비난을 멈추지 않았지요.

"드라마가 '계집애들', '여왕의 귀환' 등 여러 제목으로 불렸지만 '나도꽃'으로 타이틀이 최종 확정했다. 이지아 출연이 긍정적으로 검토중이다"

"드라마가 전체적으로 밝기 때문에 밝은 면이 부각되겠지만 웃음 속에 슬픔이 공존하는 캐릭터다. 나도꽃 극중에는 작가의 성향상 예전 드라마에서도 그랬지만 여주인공이 결혼까지 가는 내용은 담기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지아가 실질적으로 은퇴를 한 것도 아니고 드라마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도 없다. 알맞은 캐릭터가 있다면 얼마든지 제의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런 논란이 일자 제작을 맡은 제작자는 이지아가 은퇴를 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연기를 하지 말아야 할 이유는 없다고 이야기를 했어요. 당연한 이야기라고 생각되지요. 범죄를 저지른 것도 아니고 결혼 생활을 숨겼다는 것만으로 대중들의 비난을 받아야 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에요. 더욱 상대인 서태지가 공식적인 활동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지아 역시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비난 받을 일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물론 이지아가 서태지와 결혼한 사실이 밝혀지기 전 정우성과 열애 사실이 공개되었기 때문이에요. 서태지와 결혼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던 대중들은 이지아와 정우성의 만남을 충격으로 받아들이기는 했지만 축하하는 분위기였어요. 문제는 그들의 공개 열애가 얼마 가지도 않은 상황에서 이지아가 서태지의 부인이었고 이혼 소송을 다시 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부터 여론은 악화되기 시작했어요.

분명한 사실은 정우성에게만은 이지아는 잘못한 것은 맞아요. 어느 시점 사실을 공개할 수도 있었겠지만 아무것도 모른 채 대중들의 농담거리로 전락해버린 자신의 사랑이 정우성에게는 충격 그 이상이었을 테니 말이에요. 이지아가 욕을 얻어먹어야 한다는 정우성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것이에요.

그 문제를 제외하고 이지아가 욕먹을 이유는 없다고 보여요. 신비주의 컨셉트를 가지고 살아왔던 서태지가 결혼을 공개하지 않았고 그런 상황에서 그녀가 자신이 서태지의 부인이었다는 발언은 말도 안 되니 말이에요. 더욱 이혼 후 국내에서 연예인으로 살아가는 그녀에게 과거의 사실들은 굳이 꺼내야 할 이유가 없었을 테니 말이지요.

문제는 미국에서 있었던 이혼 소송이 문제가 있어 국내에서 다시 이혼 소송을 하면서부터였어요. 위자료 소송을 걸면서 자연스럽게 언론에 기사화되고 이는 곧 파국으로 치닫게 만드는 일이 되어버렸으니 말이에요. 서태지는 철저하게 자신의 인생을 숨기고 한 여자를 희생 시킨 것은 아니냐는 비난을 받아야만 했어요.

이지아는 서태지의 여자였다는 것만으로 비난의 대상이 되었고, 뒤 늦게 서태지의 돈을 노린 이혼 소송이 아니냐는 비난에서 그녀는 자유로울 수 없었어요. 결과적으로 서로에게 더 이상 비난이나 피해를 주지 않는 범위에서 둘의 관계는 끝이 났어요. 하지만 대중들의 기억에는 여전히 강력한 이미지들이 그대로 살아나 그들을 괴롭히고 있네요.

서태지의 컴백이 반갑고 환영할 일이라면 이지아의 연기자 복귀도 환영해줘야만 할 거에요. 그게 아니라 둘 모두 좀 더 자숙의 시간을 가지며 대중들의 마음을 헤아려야 한다면 둘 모두에게 필요한 것이지 어느 한 명의 몫은 아니라는 것은 분명해요.

여전히 서태지는 위대한 존재이고 이지아는 그런 위대한 존재에 흠결을 낸 몸 쓸 여자 정도로 낙인이 찍혀있다면 마녀사냥과 다름없을 거 에요. 그녀가 잘못한 것이라면 어린 나이에 서태지라는 당대 최고의 스타의 여자가 되었다는 사실이겠지요.

연예인으로서 은퇴를 선언한 것도 아닌 이지아가 드라마 출연을 준비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에요. 그녀에게는 일인 연기는 곧 생존을 위함이기도 하니 말이에요. 여론에 의해 자신의 일자리마저 흔들릴 수밖에 없는 연예인이라는 직업이 일반적인 직장인들과 다를 수밖에는 없지만 이런 식으로 이지아만을 매도하는 것은 문제라고 생각되네요.

서태지의 새로운 시작을 환영하고 응원한다면 한때 서태지가 가장 사랑했던 여자의 앞길도 축복해줘야 할 거에요. 물론 '서태지 팬=이지아 안티'라는 단순한 공식만 존재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그렇지만 현재 벌어지고 있는 일을 보면 서태지는 괜찮지만 이지아는 안 된다는 식의 여론 형성은 우려스럽기만 하네요. 과연 이지아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 존재는 누구일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이지아의 복귀에 너무 민감한 것은 아닌가 걱정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