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9. 18. 11:24

우결 하차마저도 쿤토리아와 비교되는 위탄 부부 잔인했다

우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던 쿤토리아 부부가 456일이 되는 날 하차를 하게 되었어요. 그동안 쿤토리아 부부들을 좋아했던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아쉬운 순간이었을 듯해요. 선남선녀로서 낯선 이국땅에서 자신들의 꿈을 이루고 있는 그들의 모습은 많이 즐거웠으니 말이지요.

쿤토리아와 위탄 부부, 극과 극의 체험인가?




높은 인기를 누리며 1년 넘게 방송을 통해 가상 부부로 생활해온 닉쿤과 빅토리아가 하차를 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아쉽고 안타까운 일이었을 듯해요. 가수로서 활동을 하니 방송이나 콘서트 장을 통해 언제든지 볼 수 있는 그들이지만 비록 가상이고 방송 프로그램이지만 그들의 일상을 볼 수 있다는 것은 팬들에게는 행복한 경험이었으니 말이에요.

1년 3개월 동안 가상의 부부로 살아가며 간혹 진짜 서로 좋아하는 것은 아닐까란 의구심까지 만들어낼 정도로 그들의 모습은 리얼했어요. 둘 모두 외국인으로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 하에 낯선 나라에서 꿈을 키워가고 목표를 이루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많았어요. 중국인과 태국인이라는 이 낯선 존재는 방송을 통해 그저 그들도 우리와 같은 이웃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외국인이라는 인식을 벗겨주었다는 것은 그들에게는 행복한 경험이었을 듯해요.

그들이 처음 '우결'의 멤버가 된다는 소식이 들리자마자 팬들의 환호는 대단했지만 그 말은 출연 전부터 그들에게는 수많은 팬들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이에요. 2PM과 에프엑스라는 그룹을 통해 높은 인지도를 가지고 있었던 닉쿤과 빅토리아의 결합은 '우결'측에서도 무척이나 도움이 되는 조합이었던 셈이지요.

이들과는 달리, 위탄 부부들인 데이비드 오와 권리세는 말 그대로 자사 오디션 프로그램의 홍보를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생각해요. '슈스케'에 비해 인지도가 낮은 오디션 프로그램이 정상적으로 자리를 잡아가기를 바라는 방송사로서는 자사 프로그램에 '위탄' 참가자들을 출연시키려는 행위들은 당연해 보였어요.

대중들의 선호도와는 상관없이 철저하게 자사 편의주의에 편승해 급조된 커플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당연하지요. '위탄' 자체에 대한, 인지도 부족과 비하가 높은 상황에서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경쟁력도 부족했던 두 참가자가 출연자로 등장한다는 사실은 뭔가 이상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이렇듯 시작부터가 달랐던 그들의 행보는 자연스럽게 '우결'에서 그대로 드러났어요. 쿤토리아 부부는 철저하게 장기적인 포석을 위한 준비와 과정들이 이어졌지만, 우결 부부는 '위탄2'를 위한 홍보 개념의 출연이라는 인식을 버릴 수가 없었어요. 일반인에 가까운 그들에 대한 배려와 치밀함도 없었고 오직 '위탄 출신'이라는 인식 심어주기에만 급급한 그들에게서 대단한 무언가를 찾기는 힘들었지요.

이제는 양념처럼 등장하는 부부들의 친구들 역시 국내에서 정착하기 시작한 위탄 부부들에게는 내세울 수 있는 인맥은 거의 전무했어요. 당연히 '위탄' 출연자들이 전부인 그들은 '위탄' 홍보대사라도 되는 듯, 시청자들에게 위탄 이미지 심기에만 급급했어요.

위탄 부부들이 철저하게 방송을 통해 이용을 당했다면 쿤토리아 부부는 2PM과 에프엑스라는 그룹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며 자신들의 대중적인 인지도까지 높이는 역할에 적극적이었어요. 소녀시대와 함께 했던 놀이공원 광고가 '우결'에 쿤토리아 부부로 출연하자 빅토리아로 그 주인공이 바뀐 것만 봐도 그들이 '우결'을 통해 얻어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 단적으로 알 수 있게 하지요.

'우결' 에이스에게 주어지는 특권들을 모두 누릴 수 있었던 쿤토리아 부부들은 럭셔리한 분위기 속에서 자신들만의 가치를 만들어내는데 '우결'이 중요한 역할을 해주었다고 보여요. 닉쿤으로서는 자신의 조국인 태국에서의 존재감과 가족들을 널리 알려 국내 광고에까지 닉쿤 가족들이 함께 출연하는 모습까지 보여주었지요.


쿤토리아 부부들로서는 '우결'을 통해 그 전에는 그저 그룹의 한 멤버에 불과했던 그들이 에이스로 거듭나게 만들었어요. 예능 방송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를 보여준 것이 쿤토리아라면 방송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지를 보여준 것은 위탄 부부들이지요.

등장부터 삐걱대던 위탄 부부들은 어설픈 설정과 상황들은 씁쓸하기만 했지요. 예능은 고사하고 방송이라는 것이 익숙하지 않은 그들을 갑자기 '우결' 가상 부부로 섭외해 방송에 내보내기 시작했으니 그 어설픔이라 일일이 이야기하기 힘들 정도였어요.

대중들이 그들을 통해 보고 싶은 것도 지극히 낮았어요. 그들이 그동안 대중들에게 보여준 것이 미미했고, 그런 미미함 속에서 어떤 가치와 재미를 '우결'에서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은 이상했으니 말이에요. 일반인이라 불러도 좋을 그들에게서 과연 무슨 재미와 흥미를 유발시킬 수 있을지는 정작 제작진도 혼란스러운 듯했어요.

그들이 방송에 출연할 수 있었던 이유의 가장 큰 핵심은 '위탄' 출신들이 방송에 많이 나와야만 한다는 당위성이 지배했어요. 여기에 그들이 거대 기획사 소속이 되었다는 것 역시 중요하게 다가오지요. 그들이 큰 기획사 소속이 아니었다면 그런 기회조차 잡기는 힘들었을 테니 말이지요.

이렇게 시작과 진행 과정에서부터 비교가 될 수밖에 없었던 두 커플은 마무리 역시 극과 극 체험을 하듯 달랐어요. 그나마 과거 갑자기 하차가 결정되고 코멘터리도 하지 못하고 자막으로 끝이 났던 가상 부부에 대한 비난을 염려했던지 위탄 부부에게 인터뷰를 하고 방송을 한 것은 최소한 그들이 할 수 있는 전부였던 듯해요.

이미 '위탄2'는 시작을 했고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들은 이미 모수 소진했기에 더 이상 출연할 이유를 찾을 수 없었던 그들의 하차는 잔인하지만 당연했어요. 출연부터가 무리였던 그들을 더 이상 출연시킬 명분도 없었기에 그들의 하차가 문제가 되기는 힘들었지만 그들의 의지가 아닌 외부 요인으로 인해 이용만 당했다는 사실은 씁쓸하기만 하네요.

위탄 부부와는 달리, 1년 3개월 동안 가상 부부로 활동한 그들은 마지막까지 드라마틱하게 꾸미며 마무리를 했어요. 지나간 이들을 회상하고 그들이 처음 시작했던 63빌딩에서 마무리를 하는 과정은 흥미롭게 다가왔지요. 극적인 재미를 주기 위한 장치들과 마지막 장면들까지 상당히 신경을 쓰면서 만들었다는 느낌을 주는 것은 그만큼 심혈을 기울였다는 의미이기도 하지요.  

이런 극단적인 마무리가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함에서 찾을 수 있을 거에요. 1년 3개월 동안 사랑을 받았던 '우결'의 에이스인 부부의 하차를 그리는 것과 존재감이 미미했던 3개월짜리 가상 부부의 마지막이 같을 수는 없었으니 말이에요.

제작진들의 방식이 잔인했던 것은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방송국의 이익과 기획사의 이익이 결합되어 정작 당사자들에게 상처를 주었다는 점이에요. '우결'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이기보다는 비난과 비아냥에 시달려야만 했던 그들에게 과연 '우결'은 무슨 의미로 다가올지 알 수가 없네요.

새로운 가상 부부가 출연한다고는 하지만 과연 '우결'이 과거의 재미와 흥미를 지속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쿤토리아 부부가 하차하며 남은 두 가상 부부로서는 대중적인 인기를 이어가기 힘든 그들로서는 대중적인 인지도가 높은 아이돌을 출연시켜야만 하는 부담감만 커지는 듯하네요. 이제 자연스럽게 폐지가 되어도 좋을 프로그램으로 인식되는 '우결'이 과연 언제까지 방송이 이어질지 궁금해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