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8. 06:33

크리스탈과 온유의 최강 호흡, 설리를 잠재우다

음악중심을 1년 넘게 맡아왔던 MC 티파니와 유리가 일본 활동 준비로 하차한 후 샤이니의 온유와 에프엑스의 크리스탈이 일일 임시 MC로 자리를 빛냈어요. 한 번이라는 의미가 중압감을 주지 않아서 그런지 음악 방송 MC를 처음 함에도 불구하고 무척이나 편안하게 잘 진행했어요.

설리와 투 MC 능가하는 크리스탈과 온유




이번 주 음악 방송의 화두는 역시 5년 만에 돌아온 보아이네요. 엠카를 시작으로 뮤뱅, 음중을 지나 인기가요까지 이어지는 컴백 무대로 인해 모든 포커스는 보아에게 맞춰질 수밖에는 없어요. 같은 주에 컴백 무대를 가진 환희로서는 답답할 듯하네요.

모든 관심이 보아에게 쏠려 있는 상황에서 함께 무대에 오른다는 것은 그만큼 주목 받기 힘드니 말이에요. 교통사고 이후 간만에 돌아온 지아의 무대도 없었고 환희도 한 곡으로 줄었지만 보아만은 마지막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며 두 곡을 모두 부를 수 있는 특권을 부여했으니 그만큼 5년 만에 복귀한 보아에 대한 기대는 대단하다고 할 수 있지요.

화려한 비보잉으로 강렬하면서도 절도 있는 모습으로 시작했던 환희가 음중에서는 타이틀곡인 '하다가'만 선보였어요. 워낙 좋은 몸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더욱 탄탄해진 몸으로 마치 헬스 선수라도 되는 것처럼 근육맨이 되어 약간은 부담스럽기 까지 했어요.

잔 근육이 주는 멋스러움보다는 굵은 근육의 파워만 보여서 섬세함보다는 거친 느낌만 전해주어 곡과 잘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네요. 안무와 노래가 따로 노는 듯한 느낌으로 곡에 집중하기도 그의 무대에 집중하기 모호한 상황이 아쉽게 다가왔어요.

노래 솜씨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 옴므의 무대는 역시 시원시원했어요. 비록 최근의 경향을 넘어서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기는 힘들겠지만 남자 둘의 호흡을 오랜만에 들어봐서 그런지 무척이나 멋스럽고 시원한 무대였어요. 두 남자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 노래를 부르는 그들의 모습은 최고였어요.

지난 주 가장 큰 화제는 역시 DJ DOC 였어요. 리더인 이하늘의 트위터 발언으로 온통 시끄러웠었죠. 그들의 신곡 논란에 이은 트위터 사건으로 노래에 관심 없는 이들까지 모두 그들을 주목하게 만들었으니 어찌되었든 그들의 컴백은 완전히 성공적이에요.

3년만의 복귀로 그 누구보다 관심을 받았던 세븐이 엠넷에서만 1위를 차지하며 맥을 못추는 사이 DJ DOC의 악동 퍼포먼스는 그들을 단숨에 최고의 인기 그룹으로 올려놓았어요. 6년 만의 컴백이 주는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 악동 기질은 다시 한 번 크게 성공을 이끌었네요.

이번 주 엠넷에서 '인기가요' 발언과 검지 손가락으로 다시 한 번 논란을 만들었어요. 그들의 적극적인 해명으로 조용하게 넘어가더니 어제 방송되었던 뮤뱅에서는 깜찍함으로 승부했었죠. 미스에이의 안무 중 하나인 바닥에 엎드려 귀여운 척 하는 안무를 따라하는 이하늘의 모습은 역시 DJ DOC라는 생각이 들게 만든 패러디였어요.  

당연히 많은 이들은 오늘 무대에서는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란 생각을 했지만 너무나 평범하게 노래에 열중해 오히려 어색했어요. 마지막에 자신들의 등에 적힌 '디제이 디오시'를 가리키는 퍼포먼스로 마무리하며 자신들의 복귀에 대한 자신감을 보여주는 것도 멋있었지만 좀 더 깜찍한 그 무엇을 바랐던 이들에게는 아쉬운 무대였네요.

최근 가장 핫한 샤이니의 '루시퍼' 무대는 회를 거듭 할수록 더욱 단단해지고 자연스러워지네요. 아마도 샤이니로서는 음중이 순위를 정하지 않은 것은 아쉬울 정도로 최근의 상승세는 대단해요. 그 누구보다 가창력에 신경 쓰는 아이돌이다 보니 격한 안무에도 안정된 보이스는 그들의 최대 장점이지요.

여전히 탄탄한 무대를 선보이는 샤이니가 얼마나 성장할 수 있을지 기대되네요. 애프터스쿨의 유닛인 오렌지 카라멜의 '마법소녀'가 음악방송 마지막이라니 아쉽기까지 하네요. 일본 아이돌 음악을 닮았다는 생각을 하게 하던 그녀들의 음악과 안무도 묘한 중독성이 있었는데 다음에는 좀 더 다양하고 깜찍한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대해 보네요.

손담비와 세븐을 지나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 보아의 등장은 커다란 원이 바닥으로 내려오며 'BOA'라는 이름이 완성되며 시작되었어요. 어제 공중파 첫 방송을 했던 그녀가 초반 조금은 경직된 모습을 보였던 것과는 달리 두 번째 무대인 음중에서는 완전히 무대에 적응된 모습으로 장악해나갔어요.

뮤뱅 무대보다도 더욱 보아를 돋보이게 만든 무대 디자인과 파이터의 등장 같은 강렬한 오프닝에 이은 매력적인 보아만의 음색은 그녀의 복귀에 환호하게 만들었어요. 안정적인 보이스에 하나의 뮤지컬 무대를 보는 듯한 완성도를 가진 무대 안무는 과거 파워풀한 춤으로 승부를 하던 보아를 벗어나 음악과 무척이나 어울리는 편안함으로 변해있었어요.

5년 전의 보아의 파워풀한 무대를 지금도 기대했던 이들에게는 아쉬울지는 모르겠지만, 훨씬 성숙하고 끊임없이 변신을 시도하는 보아의 세련된 무대는 파워를 버리고 좀 더 가볍고 편안함 속에 새로운 보아를 볼 수 있어 즐거웠어요.


음악방송을 보면서 멋진 가수들의 무대를 보는 재미도 있지만 노래 중간 중간을 책임지는 MC들의 모습도 참 재미있어요. 연기자를 MC로 두고 있는 뮤뱅과 설리와 용화, 조권으로 이뤄진 인기가요와는 달리 음중은 오랜 시간 티파니와 유리라는 소시 멤버들로 운영해왔어요.

그녀들이 일본 활동으로 하차한 이후 첫 임시 MC로 등장한 온유와 크리스탈은 의외로 안정되고 매끄러운 MC 능력을 선보였어요. 설리와 투 엠씨들이 프롬프트와 짜여 진 각본을 수행하는데 손발이 안 맞고 어색함을 보인 것과는 달리 같은 소속사 선후배여서 인지는 모르지만 일단 호흡 맞추기에서는 무리 없이 잘 되었어요.

인기가요에서는 항상 시선 처리가 문제가 되었어요. 대사를 알려주는 프롬프트가 화면 밑에 배치되며 MC들은 항상 시선이 아래를 향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모든 대사를 외워서 하는 것이 쉽지 않기에 프롬프트가 필요한 것은 당연하데 너무 드러나는 시선처리는 아쉽기만 했었어요.

그런 인기가요와는 달리 음중에서 보여준 온유와 크리스탈의 진행은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며 자연스럽게 대사를 처리하는 모습이 무척이나 안정적이었어요. 그들이 모든 대사를 외워서 하거나 임기응변으로 하지 않았다면 프롬프트를 설치했을 텐데 그들의 시선이 카메라에 집중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제작진에서 준비를 잘해다는 것이죠.

시선 처리 하나만 잘 해도 시청자들에게 안정적인 무대로 보이도록 하는데 인기가요에서도 카메라 시선을 고려한 프롬프트 처리가 필요할 거 같아요. 마지막 클로징에서 조금 실수를 한 것을 제외하면 100점을 줘도 좋을 정도로 온유와 크리스탈의 진행은 최고였어요.

MBC 시트콤에 출연중인 크리스탈은 어쩌면 음중의 고정 MC가 될 수도 있을 듯하네요. 아직 확정되지 않아 여러 가수들이 돌아가며 진행을 한다고 하는데 온유와 크리스탈 조합이 너무 잘해 다음에 진행할 이들이 무척 부담스럽게 생각할 것 같아요.

동갑내기 설리와 크리스탈(고정이 된다면)의 MC 대결도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