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0. 24. 13:07

이승기, 너우동으로 유익했던 1박2일에 재미까지 부여했다

이승기의 활약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지는 모습은 <1박2일>에서도 여전했어요. 가체를 쓰고 여자로 변신해 목욕 장면을 연출하며 보여준 이승기의 예능감은 그가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지요. 경주답사여행은 여행 버라이어티가 보여줄 수 있는 가치를 모두 보여준 여행이었지요. 그 교과서보다 값진 여행에 색다른 재미를 선사한 이승기의 예능감은 그래서 더욱 흥미로웠네요.

너우동 하나만으로도 예능감은 충분했다




'1박2일'의 백 번째 여행은 충분히 의미 있는 여행이었어요. 단순한 여행지 찾아가기가 아닌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를 쓴 유홍준 교수를 모시고 답사여행을 준비한 제작진들의 선택은 탁월했지요. 여행 버라이어티의 의미를 부여하고 예능에서도 충분한 가치를 찾을 수 있음을 보여준 이번 여행은 최고였어요.

가장 많은 이들이 가는 장소 중 하나는 경주 일거에요. 수학여행을 통해 누구나 한 번쯤 가봤을 법한 그곳은 익숙하지만 그만큼 또 낯설기도 하지요. 수학여행 단골 코스이지만 그래서 깊이 있는 여행을 할 수 없었던 그곳은 익숙해서 낯선 장소였어요.

이런 공간을 전문가의 시각과 식견이 함께 하는 답사여행지로 정했다는 것은 제작진들의 탁월한 선택이었어요. 누구나 알고는 있지만 진정 그 안에 숨겨진 정수를 알지 못했기에 '1박2일 경주답사여행'은 그래서 흥미로웠고 유익했어요. 

남산 보물찾기에 나선 지난 주 여행은 철저하게 답사여행에 초점을 맞추고 있었어요. 제작진이 준비한 '1박2일 지폐'가 나름의 신선한 재미를 주기는 했지만 예능으로서 재미보다는 답사여행에 좀 더 큰 방점을 찍은 여행기였었지요. 하지만 이번 주 방송되었던 2부에서는 답사여행의 재미와 예능의 재미를 모두 담아낸 여행이 되었어요.

경주 남산을 둘러보며 교과서에서 낯설게만 느껴졌던 것들이 좀 더 친숙하게 다가온 의미 있는 여행은 이승기의 벌칙 수행으로 인해 예능 프로그램임을 알 수 있게 해주었어요. 예능만을 기대했던 이들에게 앞선 답사여행이 조금은 아쉬웠을 수도 있었을 거에요.

하지만 이승기가 보여준 '허당'스로움은 그 자체로 흥미로웠지요. 야외 목욕이 걸린 장소 찾기에서 의외로 가장 고생한 존재는 이승기였어요. '1박2일'의 공식 브레인으로 '역시'라는 찬사를 들어왔던 이승기가 유홍준 교수가 건넨 힌트를 알아차리지 못하고 정반대 방향으로만 향하는 과정 자체가 '허당승기'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듯해서 즐거웠어요.

강호동이 빠진 이후 그 자리를 메워야만 하는 입장에서 막내이면서도 그 누구보다 솔선수범해왔던 그가 '허당'의 모습을 찾아주었다는 것은 역설적으로 재미있었지요. 완벽함 속에 허술한 부분이 존재하는 이승기는 그래서 더욱 완벽해 보일 뿐이네요.

자신이 5위가 아니라고 확신하며 환하게 웃던 그가 이 모든 것이 작은 몰카였음을 확인하고 급 좌절하는 모습은 귀엽기까지 했지요.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복불복에서 승기는 야외에 마련된 작은 목욕탕에서 시원한 목욕을 해야만 했어요. 거기에 '어우동' 같은 차림을 해야만 한다는 사실에서 제작진이나 출연진 모두 이승기가 벌칙을 받아서 다행이다라고 이야기를 할 정도였어요.

가체를 쓰고 여인으로 탄생한 이승기의 모습은 자막으로도 이야기를 했지만 '웬만한 여성보다 예쁜'모습이었어요. 그런 모습을 하고 역기를 드는 모습은 그 극단적인 간극의 차가 주는 재미를 자연스럽게 느낄 수 있도록 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지요.

그 모든 과정을 하나의 영화로 촬영하는 콘셉트로 진행된 상황 극은 다시 한 번 이승기의 존재감을 느낄 수 있게 해주었어요. 이승기의 입수에 모든 것이 맞춰져 있는 상황이기는 했지만, 멤버들의 역할 역시 중요했다는 점에서 이승기를 제외하고는 상황 극을 전혀 끌어가는 능력이 없었다는 점은 아쉬웠어요.

코믹함을 주 무기로 상황 극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으면 주변 멤버들이 좀 더 능동적으로 역할이 빠져들어야만 했지만 어색한 참여는 아쉽기만 했지요.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그들의 엉성한 모습들은 제법 길게 진행된 입수 장면은 지루하게 만들었으니 말이에요.

이런 지루함을 한 방에 날려버린 것은 역시 이승기였어요. 상황을 인지하고 분위기를 이끌어가는 능력에서 이승기의 그 탁월함은 대단했지요. 개콘으로 다져진 이수근 마저 상황 극을 놓치고 어색하게 만드는 상황에서, 이승기는 깨알 같은 재미를 선사하며 무의미할 수도 있었던 입수 장면을 재미있게 만들었어요.


가체를 이용한 통화를 시도한다거나 상황을 주도하며 분위기를 전개시키는 과정에서 이승기가 왜 최근 주목을 다시 받는지 알 수 있게 하지요. 마무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몰라 하는 다른 이들과 달리, 더 이상 진행되어서는 안 된다는 판단이 선 승기는 감독 역할을 한 이수근에게 버럭 화를 내며 물을 끼 얻으며 상황 극을 종료시켰어요.

이승기 최초의 노출 장면이 담긴 '너우동'은 그렇게 마무리 되고 의미만 가득했을 수도 있는 여행에 재미와 웃음마저 선사한 이승기의 활약은 보기 좋았네요. 이승기의 존재감은 이렇게 필요한 순간 적재적소에서 드러나고 있었어요. 진행이나 웃음이 필요한 지점에서는 깨알 같은 재미를 잊지 않고 선사하는 '허당 승기'는 그렇게 '황제 승기'가 되어가고 있었어요.  

최근 선보인 '연애시대'가 빌보드 케이팝에서 1위를 차지하는 등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이승기는 뭐하나 흠잡을 데 없는 대단한 존재로 성장했네요. 본업인 가수뿐 아니라, 연기, 예능, 진행까지 뭐하나 부족함 없이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는 이승기의 활약은 어쩌면 이제부터인지도 모르겠네요. 이승기의 탁월한 예능 감으로 밋밋할 수도 있었던 '1박2일'의 재미는 화려하게 살아났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