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3. 06:30

라디오 스타와 무한도전의 만남 이것이 예능이다

라디오 스타가 홀로 서면서 시간이 대폭 확대되었지만 그 재미가 예전보다 못하다는 말들이 많았어요. 그럴 수밖에 없는 이유는 짧은 시간 안에 강한 인상을 주는 형식이었기 때문이에요. 시간이 배수 이상으로 늘어나다보니 늘어난 시간만큼 강렬했던 인상이 헐거워진 것이 문제였지요. 이런 그들이 무도를 만나서 최고의 라스가 되었네요.

라스 무도를 만나니 하늘 높이 날아올랐다




'라스vs무도'가 만난다는 예고만으로도 많은 이들에게 화제가 되었던 이번 주 방송은 명불허전이었어요. 비록 무도 모든 멤버가 출연하지 못하고 박명수, 정형돈, 하하만이 출연했지만 그들이 왜 최고인지는 방송 내내 보여준 것들만으로 충분히 즐거웠어요.

전혀 다른 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과정은 자연스럽게 충돌이 일어날 수밖에는 없고 이른 것들을 경쟁의 틀로 만들어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은 보는 이들에게는 행복할 수밖에는 없었어요. 세기의 대결이라는 표현에 걸맞게 그들의 만남은 그 순간부터 1시간이 지난 후까지 그 대단함이 여전히 남을 정도로 최고였어요.

시작부터 불꽃 튀는 입담이 오고간 그들의 방송은 시작부터 마지막까지 뭐하나 빼놓을 수 없을 정도로 최고였어요. 김구라vs박명수라는 대립 구도에서 일장일단들이 있을 수도 있었지만 오늘 출연에서 박명수가 보여준 재미는 그가 왜 최고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김구라의 장점 중 하나인 데이터를 구축해서 내놓는 입담은 '유재석 친구 없다'라고 말했다가 호되게 혼났던 하하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유재석 옆엔 최승경, 김국진에는 금병완, 김구라 옆엔 노숙자 등으로 이어지는 이야기들은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의 예고에 불과했지요. '김구라와 박명수'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제를 가지고 싸우며 서로의 스타일 다른 개그에 대한 이야기를 하지만 결과적으로 서로의 다른 점을 확인하고 그런 다름이 곧 새로운 재미를 만들어줄 수 있다는 이야기로 훈훈하게 마무리되기도 했지요.

울컥하는 호통 개그와 독설 개그의 만남은 막 던지는 듯하면서도 분위기를 완벽하게 주도하는 박명수의 능력은 대단했어요. 일일이 언급하기도 힘들 정도로 순간순간 터져 나오는 박명수의 개그는 최고였어요. '그랬구나'를 통해 길을 살린 "빠질 거니까"를 언급하며 길을 다시 한 번 살려준 상황 극은 흥미로웠어요.

출연하지 않은 태생적으로 웃기지 않은 길을 이렇게 재미있게 만들어주기도 쉽지 않을 텐데 '길' 자체를 소재로 삼은 이야기의 끝은 김구라의 당황하는 눈빛과 이런 상황마저도 개그로 만들어내는 박명수의 개그감은 그가 왜 태생적인 개그맨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결코 쉽지 않은 질문들을 던져도 능숙하게 받아 넘기는 무도의 호흡은 보기 좋았지요. 대본에 유재석 이름만 나와 있다는 말에 박명수가 "유재석은 상황을 보고 나는 유재석 눈치를 보면 된 다"는 말로 리얼 버라이어티의 호흡과 역할 분담, 특성 등을 능숙하게 표현하는 모습에 연륜이 묻어났지요. 유재석이 미국으로 가면 우리도 따라가면 된다며 미국가서 뭐라도 할 거 아니냐는 말로 유재석에 대한 민감한 이야기들도 우문현답으로 넘기는 그들은 더욱 어려운 질문을 받게 되지요.

 

'김태호 피디vs유재석'중 누가 더 중요하냐는 질문은 시청자들이 궁금해 하는 질문의 핵심 일거에요. 무도에서 유재석의 존재감은 앞서도 이야기를 했듯 전체를 바라보며 이끄는 역할이에요. 그만큼 그의 존재감은 특별하다는 것이지요. 그렇다고 다른 멤버들이 문제가 있다는 것은 아니지만 그만큼 유재석이 맡은 역할의 중요성을 느끼게 하지요.

이런 어려운 질문에 박명수는 "피해갈 수 없겠구나"라며 진지한 듯 분위기를 이끌었지만, 그의 개그감은 여전히 화려하게 빛을 발했어요. 김태호 피디가 동 시간에 다른 프로그램에 가서 두 배의 출연료를 준다면 자신은 가겠다고 밝히는 명수와 이를 받아 김태호 피디는 무도에서 단순한 피디가 아니라는 말로 마무리했어요. 단순한 피디의 범주를 넘어서 출연자와 같은 존재이기도 하다며 김피디에 대한 애정을 물씬 드러냈지요. 여기에 명수는 버라이어티에서 자신들이 웃긴 상황들을 만들어내면 김피디는 그 이상의 가치를 만들어낸다며 "그 감과 이런 것들은 영원하리"라는 말로 김태호 피디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을 그대로 드러냈어요.

하하를 제외하고는 기획사가 없는 무도 멤버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김구라는 어차피 다들 유재석 밑으로 들어가는 것 아니냐는 말을 하자 박명수는 발끈 했지요. 그러면서 오늘 최고의 히트 중 하나를 던졌어요. "내가 왜 유재석 밑으로 들어가냐. 난 혼자서 우뚝 설 것이다"라며 재석에게 수시로 그런 이야기를 한다고 하지요. 재석이 그런 명수의 말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는다며 명수는 다시 한 번 배신을 하겠다는 다짐을 했어요.

"언젠가는 유재석을 배신할 것이다. 배신을 미리 예고했다. 약속해줘"라며 배신 예고 제를 하며 스튜디오를 발칵 뒤집어 놓았지요. 배신도 예고를 하고 한다는 박명수의 이런 아이러니하지만 재미있는 개그 코드는 흥미롭기만 하지요. 단어 선택을 잘 못하고 한 번 생각하고 내놓기보다는 곧바로 쏟아내는 감각을 자랑하는 그는 '최강자'를 잘못 발언해 '최광자'가 되어 시청하는 '최광자'씨를 당혹하게 하는 것 역시 명수 옹이 가지는 재미 중 하나이지요.

 

간염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 자신을 위해 눈물을 흘려준 형돈이 너무 고마웠다는 명수와 입원한 명수를 면회 갔다 돌아오는 길에 자신을 부르는 명수에게 갔더니 "너가 제일 비싼 음료수 사왔어"라는 말로 천생 개그맨일 수밖에 없는 그의 모습은 대단하게 다가왔네요. 죽을지도 모른다는 상황에서도 그런 말을 평범하게 건네는 명수 옹은 진정 타고난 코미디언인가 보네요.

길에 대한 비판적인 시각에 대해서도 "길 때문에 상황 극이 만들어 진다"라는 말로 그 역시 무도의 식구로서 충분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는 말은 든든하게 다가오지요. 라스 노래방에서 자신들 인생의 노래를 부르며 마지막으로 그들에게 무도는 무엇이냐는 공식적인 질문에 멤버들의 대답은 압권이었어요.

정형돈의 "무한도전은 무한히 도전해야 한 다"는 말로 박명수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장모님을 통해 다른 이들을 웃기게 하더니 "무도는 나의 현재이자 미래다"라고 정의했어요. 앞선 이들이 좋은 말을 해도 힘겨워하던 하하는 "무도는 팽이다"라는 말로 완벽한 정리를 해주었어요.

비판이건 비난이건 모두 받아도 계속 돌아간다며 멈추지 않게 하는 것은 여러분들의 관심이라는 하하의 말에 부러워하는 형돈은 하하의 "무도는 샌드백이다"며 치다가 안는 것이라는 표현으로 명언을 남겼지만 형돈은 안다가 치는 것이라며 횡설수설하다 명수에게 방귀 냄새가 난다며 "무도는 방귀다"라며 마지막 순간까지도 깨알 같은 웃음을 전해주던 무도 멤버들의 출연은 라스 역사에 길이 남을 걸작으로 기록 될거에요.  

무도와 라스, 라스와 무도라는 최강의 조합은 더 이상 재미있게 만들 수 없다는 말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이번 라디오 스타의 무한도전 특집은 대박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