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1. 13:22

나도 꽃, 이기광과 서해림의 연기에 주목해야 한다

세상을 시끄럽게 했던 이지아의 복귀 작으로 화제를 모았던 <나도, 꽃>이 시청률은 높지 않지만 나름 흥미롭게 전개되고 있네요. 불만투성이 경찰과 언더 보스 커버를 하는 오너의 사랑을 그린 이 드라마에서 주인공과 함께 주목해야만 하는 이들은 이기광과 서해림이에요.

이기광 아이돌 연기자의 틀을 벗어날 수 있을까?




불만투성이 경찰 차봉선의 좌충우돌을 다루고 있는 이 드라마는 초반 차봉선으로 등장하는 이지아의 연기에 많은 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네요. 서태지의 아내였다는 사실도 경악스러웠지만 이 모든 것을 감춘 채 정우성과 공개연애를 하면서 논란이 일었지요.

이혼을 한 상황에서 정우성과 연애를 했다면 이는 문제가 될 수가 없어요. 돌싱이 사랑을 한다는 데 문제가 될 이유가 없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이혼과 관련된 논란으로 인해 이지아 스스로 이혼관계가 아니라며 법적인 절차를 밟고 있었다는 점이에요. 그녀의 표현대로라면 불륜이었다는 것이고 이런 상황을 전혀 몰랐던 정우성만 대중들의 놀림감이 되어버렸다는 점에서 이지아의 행동은 쉽게 용서 받을 짓은 아니에요.

여러 절차상의 문제가 그녀의 의도와는 달리, 대중들에게 알려진 것도 문제일 수 있겠지만 일련의 행동들이 태생적인 논란을 담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녀의 행동은 아쉽기만 하지요. 그런 그녀가 키이스트라는 기획사의 덕을 봤다고 밖에는 표현할 수가 없지요. 상당히 빠른 시간에 드라마 복귀를 했다는 것만으로도 거대 기획사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느낄 수 있게 해주니 말이에요.

이런 아픔들이 겹쳐있어서 인지 복잡한 감정을 소유한 차봉선이라는 인물에 대한 감정이입은 잘 되고 있다고 보여요. 남주가 한 번 바뀌며 한 주 늦게 방영이 되기는 했지만 이지아와 윤시윤의 호흡이 의외로 잘 맞는다는 점에서 이후 시청률 반등도 꿈꿔볼 수 있을 듯하지요.

아직 윤시윤의 보스 역할이 너무 튀는 느낌을 주기는 해요. 많은 비밀을 간직하고 있는 인물로 등장하는 그는 '언더 커버 보스'를 보고 자신도 자신의 회사에서 그런 역할을 하겠다고 하지만 너무 튀는 모습에 남들이 이상하게 여기는 모습이 조금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도 들지요. 누가 되든 무조건 반말부터 하는 캐릭터도 자신이 모든 것을 가졌기에 가능한 거드름으로 다가올 수도 있어 앞으로 어떤 변신이 가능할지 모르지만 비호감 캐릭터가 될 가능성도 높아 보이네요.

이런 주인공들의 알콩달콩한 이야기 전개도 흥미롭기는 하지만 조연으로 양념 역할을 하는 이기광과 서해림의 연기가 주목을 받고 있네요. 차봉선이 있는 파출소로 온 신임 경찰인 조마루 역을 맡은 이기광의 연기가 의외로 자연스러워 놀랐어요. 물론 시트콤에 출연해 연기를 선보인 적은 있지만 드라마 조연으로는 처음 등장하고 있음에도 오랜 연기 생활을 한 듯한 연기는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차봉순 바라기로 등장해 차봉순의 아버지가 다른 동생 김달(서해림)을 사랑하는 역할을 능숙하게 하는 이기광의 연기는 드라마를 더욱 흥미롭게 해줄 것으로 기대되네요. 아이돌들의 형편없는 연기로 드라마를 망치는 경우가 많은데 JYJ의 드라마 출연이 성공적이었듯 이기광의 드라마 출연도 성공적이라 평가해도 좋을 정도로 잘 해내고 있네요. 이기광으로서는 JYJ의 연기를 쫓아갈 수 있다면 아이돌 가수 출신의 연기자 꼬리표를 떼고 진정한 겸업 스타로서 입지를 다질 수도 있는 기회이니 말이에요.

제대로 진상 연기를 선보였던 서해림의 모습도 흥미롭지요. 많은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모든 것을 갖춘 그녀가 미우면 미울수록 연기는 그만큼 뛰어나게 잘 했다는 의미가 되겠지요. 가진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으면서 오직 강남에서 사는 것이 자랑스러운 된장녀. 고시텔 비용도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도 300만원이나 하는 고가의 옷을 사는 여자. 죽어도 강남에서 죽고 싶다는 그녀는 진상이에요. 좁은 고시원 방에 고가의 옷과 구두, 백을 진열해 놓고 있는 그녀의 모습은 정말 최악이지요.

스펙 좋은 남자를 꼬셨다 뒤를 쫓은 남자에 의해 정체가 드러나자 그녀는 본색을 드러내며 회사까지 쫓아가 진상을 피우지요. 임신했다며 회사 사람들이 보는 앞에서 온갖 진상을 피우는 그녀의 모습은 눈살이 찌푸려 질 정도였어요. 이런 그녀가 봉순과 함께 살면서 어떤 진상 짓을 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서해림의 연기가 무척이나 리얼하다는 점이에요. 

'내 이름은 김삼순'의 캐릭터 유전자를 가진 차봉순의 억척스러움과 외로움 심경들이 드라마 전체를 지배하는 상황에서 조연급 배우들의 열연은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지요. 차봉순은 자신의 복잡한 심경에 사로잡혀 있고 언더 커버 보스 역에 적극적인 서재희는 돈키호테처럼 행동하는 상황에서 이기광과 서해림이 보여주는 연기는 흥미롭게 다가오네요.  

아이돌 연기자의 한계를 벗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이기광의 리얼한 연기와 진상의 모든 것을 보여주는 서해림이 과연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을지도 궁금하지요. 연인이 되었을 때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도 기대되는 이 드라마는 '삼순이'의 재림이기는 하지만 그 삼순이 주었던 감동과 재미를 다시 한 번 보여줄 수도 있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