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5. 15:26

박정환 DJ DOC 고소, 방송인과 일반인의 차이가 빚은 참극

DJ DOC의 이하늘과 김창렬이 1집을 함께 했던 래퍼 박정환에게 고소를 당했네요. <해피투게더3>에 출연해 과거 활동을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초창기 멤버였던 박정환이 나간 이유를 밝히는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지요.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었던 그 발언은 결국 고소까지 이어지며 극한 상황을 맞이했네요.

방송인들에게는 즐거움이겠지만 일반인에게는 충격이다




<해피투게더3>에 다이나믹 듀오와 함께 출연했던 DJ DOC는 그동안 자신들의 앨범들을 살펴보며 이야기를 하는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었던 멤버 교체의 이유가 문제가 되었어요. 이미 나간 사람에게 '박치'였다는 말로 무능함이 교체의 이유였다고 밝히는 순간 활동을 하지 않는 당사자로서는 황당한 이유가 될 수밖에는 없을 거에요.

솔직하게 이야기를 하는 그들이기에 헤어진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도 과하다 싶을 정도로 솔직하게 표현을 했어요. 1집이 성공했지만 랩도 춤도 한 박자씩 느린 박정환으로 인해 고생을 했다는 그들은 참고 영상까지 흘러나오며 박정환을 '국민 박치'로 인식하게 만들어 버렸지요. 유재석이 이런 상황이 염려스러워 "아니 집에서 오랜만에 자신의 이름이 나와 집중해 보고 있을 박정환씨는 이 이야기 듣고 화들짝 놀랐겠다"라는 말은 사실이 되고 말았어요.

이하늘과 김창렬로서는 이미 지난 일이고 가볍게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였다고 하지만 당사자인 박정환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될 수가 있지요. 친한 사이로 자주 만나는 사이라면 좀 더 쉽게 이야기를 풀어갈 수 있는 사이겠지만 그렇지 않은 관계에서는 이런 농담도 커다란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어요.

유재석이 염려했던 상황은 실제로 일어나고 말았어요. 일반인들에게는 익숙하지 않은 이젠 일반인이라 불러도 좋을 당사자는 이 방송을 통해 당혹스러움을 표현했고 곧바로 고소를 하면서 문제는 커지고 말았네요.

"고소인이 DJ DOC를 탈퇴하게 된 것은 결코 원만한 합의에 의한 것이 아니었고, 피고소인들에 대해 밝힐 사연도 많지만, 한 때 같은 팀의 동료였으므로 제 얼굴에 침 뱉기라 생각해 음악적 견해차로 헤어지게 됐다는 정도로만 주위에 알려왔다. 그런데 피고소인들은 이미 헤어진 지 17년 지난 고소인에 대해 실명까지 거론하며 악의적으로 '박치'여서 그룹에서 교체한 것처럼 공중파 방송에서 말했다. 이는 방송의 재미를 위해 허위 사실로 개인의 명예를 훼손한 것"

"현재 수입 차량 판매업에 종사하며 고객 및 지인들은 유명그룹으로 활동한 전력을 잘 알고 있다. 스스로도 이를 긍지로 여겨왔지만, 이제는 가수로 무능력해 그룹에서 해고된 것처럼 알려지게 돼 인품과 신용에 심각한 피해를 입게 됐다. 뿐만 아니라 언더그라운드에서 래퍼로도 활동하고 있고 장래에도 래퍼로 활동할 가능성이 높은데 박치로 알려지게 돼 그로 인한 재산상의 손실도 상당하게 됐다"

박정환의 고소장을 보면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내용들이에요. 이미 17년 전의 이야기를 꺼내며 굳이 자신을 '박치'라는 표현을 쓰며 무능해서 쫓겨났다는 식으로 표현한다는 것은 아무리 웃기기 위함이었다 해도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지요. 웃기기 위함이 아니라 진실이라면 이런 사실관계에 대한 진실공방도 이어질 수도 있겠지요.

더욱 피해 당사자인 박정환이 수입 차량 판매를 하며 주위에서도 그가 과거 DJ DOC 출신이었다는 사실이 알려져 있는 상황에서 결별 이유가 자신의 무능이었다고 밝혀졌다는 것만으로도 그에게는 큰 충격과 타격이 아닐 수 없지요. 이하늘과 김창렬은 방송인으로 남들을 웃기거나 노래를 하거나 해서 돈벌이를 할 수 있지만 이제 사회인이 된 박정환으로서는 생업과 직결된 이미지가 손상되었다면 이는 분명한 문제가 아닐 수 없어요.

"이하늘과 김창렬은 방송에서 박정환을 비하하려 했던 의도가 아닌 재미로 풀어가려 했던 것인데 고소를 당하게 돼 일단 황당해 하고 있다"

"그 전에 박정환과 멤버들의 관계가 좋지 않았던 것도 아니다. DJ DOC는 몇 년 전 박정환과 함께 공연도 했고, 특히 이하늘은 박정환이 사업을 할 때 도움도 준 것으로 알고 있다"

"마음이 상했을 수도 있지만 말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고소까지 이르게 돼, 이하늘 등은 서운하게 생각하는 것도 사실. 이하늘이 박정환과 방금 통화했는데, 박정환은 법무팀과 식사 중이라며 더 이상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부다 사운드 측에서 밝힌 내용을 보면 의도적으로 비하하려던 것이 아니라 재미로 풀어가려 했다고 하는 지점이 문제의 핵심이지요. 그 전에 멤버들과 관계가 좋았다는 설명이나 몇 년 전 공연도 했었다는 이야기 역시 DJ DOC에 긍정적으로 다가올 수 있는 이야기들은 아니지요. 자신들은 현재도 연예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기에 충분히 재미로 느껴질 수도 있겠지만 상황이 전혀 다른 박정환의 입장에서 보자면 황당함과 배신감으로 다가올 수 있을 테니 말이에요.

박정환의 고소에 이하늘 등이 서운하다고 밝혔는데 당연히 서운했을 것이라 생각해요. 자신은 웃자고 한 이야기였는데 이를 고소로 이어가다니 말이 안 된다는 생각을 할 수가 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이는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기도 하지요. 활동 중인 연예인과 사회인으로 살아가는 이와의 입장은 전혀 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에요. 해명을 한다해도 한계가 있고 대중적으로 이미 낙인이 찍힌 이미지는 고쳐지지 않으니 말이에요.

DJ DOC는 좀 더 신중하게 방송에서 이야기를 해야만 했었고 박정환은 사전에 멤버들과 이야기를 통해 문제점을 풀어가려는 노력을 우선 했었다면 좋았을 사안이네요. 이미 물은 엎어졌고 서로 원만한 합의를 하는 일밖에는 없는 이 사건을 보면 예능에서 무조건 웃기겠다는 의도로 타인을 불편하게 하고 위기에 빠트리는 행위는 조심해야만 할 거에요. 이런 폭로 전 같은 상황은 시청자들에게도 불편하니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