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17. 12:16

라스 박진영 디스? 피곤한 원걸 누구를 위한 미국진출인가?

라디오 스타에 오랜만에 돌아온 원더걸스가 출연했네요. 미국 활동에 전념한다며 국내 활동을 하지 않았던 그녀들의 복귀는 반갑지만 마냥 반가울 수 없는 것도 현실이지요. 몹시 피곤하고 힘겨워 보이는 그녀들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아쉽고 안타깝기만 했네요.

원더걸스를 위함인가? 박진영 자신을 위한 미국행인가?




원더걸스가 미국에서 활동하는 2년 반 동안 얻은 것은 빌보드 TOP100에 이름을 올린 것이에요. 이런 기록이 폄하될 수 없는 것은 대한민국 국적을 가진 가수로서는 최초의 기록이기 때문이에요. 하위분류에 김범수가 처음으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지만 메인 순위에 이름을 올렸다는 것만으로도 그녀들의 노고는 어느 정도 인정해야만 할 거에요.

문제는 이런 모든 것들이 원걸을 위한 것인지 아니면 프로듀서인 박진영을 위한 것인지가 모호하다는 것이에요. 빌보드 진출 후 '무릎팍 도사'에 출연했던 원걸과 그녀들을 따라 출연해 자랑에 여념이 없던 박진영의 모습을 보면 누구를 위함인지가 더욱 모호하기만 했지요.

원걸이 빌보드에 올라갈 수 있었던 결정적인 이유가 저가로 일반적인 루트가 아닌 다른 판매점을 활용한 단기 승부가 만들어낸 결과라고 스스로 밝힌 점에서 반대 세력의 공격의 희생양이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그녀들의 기록은 대단하지만 그런 기록이 정상적인 인기를 기반으로 한 것이 아닌 철저하게 빌보드에 이름을 올리기 위한 작전이었다는 사실은 아쉬울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박진영의 말처럼 빌보드에 진출했던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차이는 하늘과 땅처럼 크다는 사실은 인정하지만 이런 모든 과정의 결론은 '성급하게 성공에 집착하는 모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기 때문이에요.

격세지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은 '라디오 스타'에 나온 원걸의 모습은 너무나 피곤에 찌든 모습이었기 때문이에요. 활기보다는 안타까움을 자아내는 그녀들의 모습 속에는 지난 2년 반 동안의 힘겨움이 그대로 전해지는 듯했어요. 과연 그녀들이 미국에서 무엇을 하고 있고 어떤 가치들을 향해 나아가고 있는지 모호해지는 시점 그녀들의 등장은 그런 모호함을 더욱 모호하게 만들 뿐이었네요.

그녀들만의 이야기에는 분명한 한계를 가지고 있었어요. 여러 근황들과 개개인들의 이야기에 초점을 맞춰 이야기를 끌어가야만 하는 상황에서도 그녀들에 대한 질문이 너무 적었다는 점에서도 원걸의 현재를 엿볼 수 있었지요. 그런 그녀들의 출연을 이어간 이야기는 박진영에 대한 성토였어요. 조권과 민이 출연해 박진영과 관련된 다양한 일화를 끄집어내며 분위기를 업 시키지 않았다면 참 밋밋하고 재미없는 쇼가 될 뻔했네요.

JYP에 대한 비난이 여전한 상황에서 라스가 공개적으로 질문한 현아와 선미의 탈퇴에 대한 선예의 발언은 중요하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지요. 현재 JYP에 몸담고 활동을 하고 있기에 사실을 밝히기는 힘들지만 결과적으로 본인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는 발언은 수많은 억측을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어 보이네요.

"현재 활동을 하고 있는 그룹이기 때문에 이유를 밝히기 힘들다. 본인들의 미래를 위한 선택이었다"

박재범, 현아와 선미로 이어지는 JYP 소속의 논란에는 항상 박진영이 존재하고 이런 언론 플레이는 많은 논란만 양산한 채 약자일 수밖에 없는 이들을 더욱 곤경에 처하게 만들기만 했어요. 말할 수 없지만 중대한 문제라고 이야기를 하지만 누구도 알 수 없는 이 진실은 갑과 을이라는 상황이기에 가능한 농간일 수밖에는 없지요.

단순히 그들이 JYP에서 밝힌 대로 장염이나 학업을 위한 선택이었다면 그렇게 이야기하면 될 일을 현재 활동을 하고 있어 밝힐 수 없다고 표현한 것은 사실을 밝히면 연예인으로서 활동을 할 수 없게 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도 있으니 말이지요. 계약서에는 언제나 소속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언론에 공개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이 적혀있는 경우가 많기에 엄청난 위약금을 물면서 사실을 이야기할 수 있는 이가 없다는 것이 문제이지요. 갑은 자유롭게 자신들을 위해 소속 연예인들을 비난하고 상업적으로 활용하더라도 공격할 수도 없는 을의 입장은 비참해질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에요.

소시와 어깨를 나란히 하며 최고 인기 걸 그룹으로 전성기를 이어가던 원걸. 그런 그녀들이 미국에서 활동을 시작으로 후배 그룹들인 미쓰에이보다 못한 존재로 전락한 상황은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요? 시원하고 환한 웃음마저 보여주지 못한 원걸의 피곤함은 과연 그녀들의 미국행이 누구를 위함인지 의심을 하게 하네요. 박진영 자신의 만족을 위한 도구로 사용되었던 것은 아닌지. 그런 이유로 인해 그녀들의 꿈마저 공중에 떠버린 것은 아닌지 라는 아쉬움도 자리하게 되네요. 물론 미국에서 성공을 했다면 모두가 만족스러운 일이 될 수밖에 없지만 여전히 준비 중이라는 그녀들의 말들 속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불안함이 함께 하고 있다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미국에 건물을 사들이고 코리아 타운에 한식당을 열고 영화에 참여하고 드라마를 찍는 박진영에게는 모든 것이 득이 되는 상황에서 원더걸스는 어떤 위치에 있는 궁금해지네요. 진정 그녀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녀들의 꿈을 담보로 박진영 자신의 성공만 취하는 것은 아닌지 좀 더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하는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한 <라디오 스타>였네요.

원걸의 깊이 있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는 기회였다기 보다 그녀들의 미국행에 아쉬움과 의문만 가지게 만든 출연이었다는 점에서 이번 그녀들의 출연은 무엇을 남겼을까요? 더욱 라이브 논란이 일고 있는 소이에게 노래를 시켰다는 것 역시 민망함이었습니다. 노래가 전혀 안 되는 소이를 바라봐야 하는 것은 고역이었으니 말이지요.

그저 이 역시도 박진영이 만들어낸 콘셉트의 하나일까요? 스스로 제일 잘 나가를 외치던 시절은 가고 이제는 눈물과 아쉬움을 동반한 잘 짜여 진 홍보 전략인지는 알 수 없지만 박진영 개인의 이득을 위해 원더걸스 전체가 희생하는 것은 아닌지 의구심만 잔뜩 들었던 방송이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