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1. 26. 13:14

이승기가 존경한 이적과 아이유를 사랑한 이적, 이승기와 아이유 듀엣이 답이다

본격적으로 가수로서 행보를 하고 있는 이승기가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서 가수 이승기로서의 진면목으로 보여주었네요. 유희열을 농익은 농담들과 이승기의 음악세계가 어우러진 이 무대는 다시 가수로 돌아온 이승기에게는 무척이나 중요한 무대였지요.

이승기, 아이유 그리고 존박이 함께 하는 앨범, 이적과 김동률 그리고 유희열 함께 한다면?




연기에 이어 예능까지 평정한 이승기가 자신의 본업인 가수로 돌아왔어요. 그렇게 가수로 돌아온 그는 복귀와 함께 음원차트와 공중파 음악방송에서 1위를 차지하며 가수 이승기에 대한 관심과 사랑을 확인할 수 있게 되었어요. 무대 위에서 최선을 다해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보여준 이승기와 그런 그를 열정적으로 환영하는 관객들의 환호는 반갑기까지 했네요.

이승기, 조수미, 존박에 이어 원더걸스까지 다양한 이들에게 사랑받는 이들이 한 자리에 모인 이번 <유희열의 스케치북>은 많은 이들에게 환호를 받을만 했네요. 아이돌들에게는 상대적으로 높은 문턱이었고 그래서 아이돌을 사랑하는 시청자들에게는 외면 받고 혹은 공격을 받기도 했던 점에서 원걸의 출연은 의미 있게 다가오기도 했어요.

첫 무대를 장식한 이승기는 등장부터 객석을 흥분하게 만들었어요. 이승기가 호명되자마자 어쩔 줄 몰라 하는 여성 관객들의 표정에는 '계라도 탄 날'처럼 그 행복이 얼굴에 가득했어요. 최고의 밴드와 함께 '친구잖아'를 열창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그 어떤 무대보다도 열정적으로 노래를 불렀어요. 음악 전문 프로그램으로서는 유일한 방송이 되어버린 <유희열의 스케치북>에 출연해 이렇게 노래를 부를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는 이승기의 발언은 가수 이승기의 다짐과 행복을 느낄 수 있게 했네요.

이승기와 대화를 시작한 유희열은 스타를 보는 것 같아 행복하다며 매의 눈으로 승기를 바라보며 볼 터치를 하는 희열의 모습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재미있었지요. 이승기가 왜 대단한지를 알 수 있게 하는 말은 유희열의 첫 질문에서 답이 나왔어요. "예능, 음악, 연기 다방면으로 활동 중인데 어떤 걸 할 때 좋아요?"라는 질문에 이승기는 "참 힘든 질문이거든요. 전 항상 현재가 제일 중요하기 때문에 가수로 활동하는 지금이 가장 행복하기도 하구요. 섬세해지고 예민해지는 시기가 가수로 서는 시기가 아닌가 생각 합니다"라는 말에 이승기가 대단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해주지요.

뭐든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것은 그의 행보를 봤었던 이들에게는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그가 예능, 연기, 음악 등에서 최고의 자리에 올라설 수 있었던 이유는 그가 이야기 한 "항상 현재가 제일 중요"하다는 말 속에 답이 들어 있었지요. 자신에게 주어진 일이 언제나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는 그는 그 일에 자신이 가진 모든 것을 내던져 최고의 성과를 얻어내는 진정한 프로였던 셈이지요. 이선희의 가르침이 큰 영향을 끼치기도 했겠지만 타고난 성품이 아니라면 이런 반듯하지만 열정적인 모습을 가지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을 하게 하네요.


"함께 작업하고 싶었던 뮤지션이나 프로듀서는 누가 있어요?"라는 질문에 유희열을 앞에 두고 민망해 하던 승기는 이적에게 먼저 연락을 했다고 하지요. '다행이다'를 너무 좋아해 직접 연락을 드렸는데 시트콤 촬영 등으로 너무 바빠서 힘들 것 같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밝혔어요. 이런 상황이 되자 유희열을 노리기라도 한듯 "정말 바빴데요. 요즘 정신없이 아이유와 작업을 했다고 하네요"라며 이적과 이승기를 비난(?)하기 시작했지요. 다른 일로 바쁜 게 아니라 아이유 음악을 만들어 주느라 이승기의 부탁을 거부한 것이라는 유희열의 소심한 복수에 "남자인 게 죄 네요"라며 위기 상황을 넘기고는 자신의 이름이 나오기를 바라는 희열의 귀여운 반항과는 달리, 김동률을 좋아한다는 말에 즉시 반박을 하는 희열의 모습은 재미있었지요.

누구나 다 알고 있듯 이적이나 김동률은 유희열과는 둘도 없는 사이이지요. 그렇기에 이런 과해보이는 농담도 쉽게 하는 것이지요. 최고의 연주자들과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이선희 선생님의 덕이라며 이런 환경과 상황에 감사하는 이승기의 모습은 참 보기 좋았지요.

마치 이승기 콘서트에 온 듯 다음 곡들을 부리며 관객들과 하나가 되는 모습은 참 행복해 보였어요. 그 어느 곳에서보다 열정적이고 활발하게 무대를 장악한 이승기의 모습은 가수라는 직업이 천직은 아닐까라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네요.

이적과 김동률을 좋아하는 이승기를 생각해보면 그가 무엇을 지향하고 꿈꾸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하지요. 단순히 대중들에게 사랑받는 인기 가수가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가치관을 노래에 담을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다는 강력한 의지가 표명된 것이니 말이지요. 이적과 김동률이라는 뮤지션들은 다들 알고 있듯 최고의 싱어 송 라이터들이에요. 사회적인 문제와 삶을 통과하는 철학적 사과와 가치를 가사와 선율에 담아 소통하는 그들을 닮고 싶어 하는 이승기. 그래서 이승기의 미래가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뿐이네요.

이승기의 이런 모습은 아이유와도 많이 닮아 있지요. 아이유 역시 단순히 대중적인 인기를 쫓아가는 가수가 되는 것에 만족하는 것이 아닌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참 보기 좋지요. 이승기가 이번 '연애시대'에 작사 작곡에 도전했듯 아이유 역시 자작곡을 대중들에게 알리기 시작하며 진정한 싱어 송 라이터로서의 가치를 만들어가기 시작했어요.

이승기가 이적을 존경하고 처음으로 직접 전화를 해서 작업을 요청했다는 것은 흥미롭지요. 그런 이적은 이승기가 아닌 아이유를 선택했다는 것은 또 다른 점에서 흥미롭기만 해요. 아이유의 2집 앨범에 참여한 대단한 존재들의 면면만 보면 이승기가 탐낼 수밖에 없는 앨범이겠다는 생각도 하게 하니 말이지요. 이적, 윤상, 정재형, 김광진, 김형석, 윤종신, 이민수 등 대중성과 작가적 역량이 탁월한 뮤지션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점은 가수들로서는 꿈과도 같은 일이니 말이에요.

존박의 앨범 프로듀서를 해준 김동률이 언제 이승기와 만나 곡 작업을 할 수 있을지는 알 수 없지만 흥미롭게도 <유희열의 스케치북>에서 이승기와 존박을 모두 볼 수 있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일 수밖에 없었지요. 이승기와 존박 그리고 아이유가 함께 프로젝트 앨범을 만들고 이들을 위해 이적과 김동률, 유희열이 함께 한다면 과연 어떤 앨범이 만들어질 수 있을까요? 아마도 최고의 가치를 지닌 앨범이 나오지 않을까요? 그저 상상일 수밖에는 없지만 이 조합은 어쩌면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최상의 조합일지도 모르겠네요.

열정적인 무대로 관객들을 사로잡은 이승기의 모습은 아름다웠어요. 자신의 일에 언제나 최선을 다하고 결과보다는 과정을 통해 자신의 모든 것을 내던지는 그의 모습이 언제나 한결 같기를 바라게 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