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11. 15:24

한장희 파혼, 5억 고소된 엘프녀 월드컵 이슈의 한계

2002 월드컵이 엄청난 성공을 거두며 돋보였던 것은 한국팀의 4강만이 아니었어요. 바로 거리 응원과 이를 통해 주목을 받고 싶은 소수의 여인들과 이를 기사화하려는 기자들에 의해 탄생한 월드컵녀가 바로 그들이지요. 해가 거듭될수록 자극적인 모습들로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들이 많아졌어요.

엘프녀? 월드컵이 낳은 최악의 사건 



월드컵 응원을 하던 사진 한 장으로 인기를 얻게 된 엘프녀는 하나의 기현상이었어요. 월드컵 응원 문화가 낳은 파생 상품 같은 응원녀들은 이후 우후죽순으로 쏟아지며 이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공간이나 행사 때면 어떤 식으로든 관심을 받고자 하는 이들로 주객이 전도되는 경우들이 일상이 되어버렸어요.

일부언론에서는 적극적으로 이들을 이용하고 일부 매니지먼트에서는 신인을 급부상 시키는 방식으로 응원녀를 만들어내고 연예인이 되고 싶은 일반인은 이때를 놓치지 않고 돋보이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 모습은 이번 월드컵에서도 여전했어요.

2002 월드컵 미녀로 알려졌던 미나는 한동안 가수 활동을 하기도 했지만 반짝 스타로 기억될 뿐이었습니다. 미나를 시작으로 매 월드컵을 노린 이들의 움직임은 이번 대회뿐 아니라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노골적인 방법으로 이슈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죠.  

2006년 엘프녀라는 사진 한 장으로 인터넷을 화끈하게 달궜던 한장희는 이내 연예 기획사와 계약을 맺고 가수로서 활동을 준비했다고 하네요. 폭시다함이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다 2010년 한장희가 합류하며 2인조로 활동을 했었네요. 올 월드컵 시즌을 앞두고 'Yeah'라는 앨범까지 낸걸 보면 꾸준한 활동을 준비했다는 말은 사실인거 같아요.

"아시다시피 소속사와 폭시는 금년 월드컵을 위해 2년간 각고의 노력과 투자를 하여 6월 월드컵을 앞두고 두 번째 음반작업과 자켓 촬영 등을 모두 마친 상황이었다. 그러나 한장희의 무단이탈로 6월에 줄줄이 잡혀 있던 스케줄과 공연 등 모든 활동을 접어야만 했다. 그리하여 소속사에게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속사는 원만한 해결을 위해 한장희 측에게 모든 것을 양보할 테니 활동만을 지속 해 달라고 수 차례 접촉을 시도했다. 그러나 회사에 돌아온 대답은 소속사로부터 활동 기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했다는 황당한 답변뿐이었다"

한장희 5억 피소의 핵심이 이곳에 모두 들어있네요. 2010 월드컵 시즌을 위한 2년간의 노력과 투자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한장희의 무단이탈로 모든 활동이 무산되어 막대한 손실이 발생했다는 주장은 결과만 놓고 보면 한장희의 잘못이 100%네요.

물론 그녀가 어떤 이유로 이탈을 했느냐는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는 없지요. 그녀가 이야기 한 것처럼 육체적, 정신적 고통을 당해 어쩔 수 없이 이탈을 했다면 이는 전적으로 소속사의 잘못일 수밖에는 없기에 한장희는 오히려 피해자가 되는 셈이니 말이에요.

"소속사에서는 과거 한장희가 대만에서의 약혼과 파혼 경험으로 음반 활동을 앞두고 사람들 앞에 서기를 자신 없어 하자 본인에게 용기를 북 돋워 주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며 "그리고 이미 보도에 나온 바 같이 2005년 3인조로 준비하던 당시 한장희가 남자 문제로 말 한마디 없이 여러 차례 잠적을 했었을 때에도 아직 철이 없어서라 생각하고 그녀를 이해하였고, 주변에 한장희의 무단이탈을 함구하며 다시 복귀할 때까지 모든 프로젝트를 미루고 기다려 주기까지 하였다"

소속사에 가해진 성접대, 성적인 불미스러운 행동들에 대한 루머에 대응해 마음먹고 한장희에 대한 이야기를 모두 꺼내놓았네요. 여성으로서 얼굴이 알려진 그녀의 삶이 어떻게 될지 예측도 불가할 정도의 적나라한 이야기는 감정적 대응으로 인해 또 다른 문제를 낳고 있어요.

그녀가 아무리 잘못했다고 해도 개인의 사생활을 이토록 적나라하게 폭로하며 5억원의 손해배상으로 소송을 하는 것은 과한 느낌도 버릴 수 없네요. 인기가 있어 다른 소속사로 옮길 수 있는 처지도 아니고 완전하게 연예계에서 사장된 한장희에게 5억이라는 엄청난 금액의 소송은 죽으라는 말과 다름없으니 말이지요. 

소속사의 이야기처럼 엘프녀로 알려진 사진을 조작해 계약을 맺고 여러 가지 논란을 지속적으로 해서 소속사에 엄청난 피해를 주었다면 이에 준하는 대가를 치러야만 할 거에요. 이는 법정에서 정리되어야 할 문제이지 이렇게 적나라하게 공개해 인민 재판하듯 시청 앞에 내던져 버리는 행위가 과연 옳은지는 생각해봐야 할 문제라고 보이네요.

어설프게 연예인이 되고 싶어 안달하는 이들은 이번 사건이 좋은 사례가 될 거라고 보여요. 기획사 역시 이슈를 통해 이슈 만들기로 돈 벌기에만 급급하다가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이 빚어질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는 것이겠지요.

월드컵 등 전 국민의 관심이 집중된 행사에 의도적으로 자신을 알리기 위해 과도한 홍보에 앞장서는 이들에게는 이번 사건은 경종을 울리는 사례가 될 거 같아요. 대중을 상대로 하는 연예인도 다양한 종류가 있기에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를 쉽게 말할 수는 없지만 한장희와 같은 사례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여요.

쉽게 얻으려는 것은 쉽게 잃을 수밖에 없음을 이번 사건은 잘 보여주고 있어요. 대박만을 꿈꾸는 연예 사업 종사자들에게는 좋은 본보기가 되겠지요. 다양한 측면에서 2010년 연예계는 최악의 사건 퍼레이드라고 불러도 좋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