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6. 15:05

이승철 버스커버스커 비판, 오디션 출연자의 역할을 이야기 하다

이승철이 공개적으로 '슈스케3'의 준우승 팀인 버스커버스커를 비난해 화제가 되고 있네요. 오디션도 끝난 상황에서 노골적이며 공개적으로 비난을 할 이유도 없었지만 그의 비난에 대중들이 인정하는 이유는 그 비난에 타당성이 있기 때문이겠지요.

오디션 출연자의 역할, 어디까지 인정해야만 할까?




버스커버스커는 오디션이 끝난 이후 자신들의 정체성과 좀 더 좋은 음악을 하기 위해 한 동안 활동을 중지한다고 밝혔어요. 이런 그들의 발언은 당장 행사들을 진행하는 엠넷으로서는 당혹스러운 일 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MAMA에 이어 전국 콘서트까지 줄지어 이어지는 행사에 준우승을 한 팀이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문제이기 때문이에요. 그럼에도 그들의 선택을 존중했다는 점에서 의외의 통 큰 행동에 많은 이들이 박수를 보내기도 했지요.

쌍방이라고 할 수 있는 버스커버스커와 엠넷 간 소통이 이뤄진 상황에서 이승철이 이런 쓴소리를 하는 것이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어요. 이미 둘이 합의하고 알아서 정리된 일을 이승철이 왜 언급하느냐 말할 수도 있겠지만 그는 말할 권리를 가지고 있지요. '슈스케' 시작과 함께 심사위원으로 함께 해 온 만큼 따로 분리해 이야기를 할 수 없다는 점에서 이승철이 가지고 있는 '슈스케'에서의 존재감은 특별하기 때문이에요. 그런 그가 자신이 극찬하고 칭찬했던 버스커버스커가 도리에 어긋난 행동을 한 점에 대해 선배 가수로서 비판을 하는 것은 당연하기 때문이에요.

"버스커버스커가 '2011 Mnet 아시안 뮤직어워드'(이하 마마)를 보이코트하고, 콘서트 참가를 두고 마찰을 빚은 것은 팬들을 기만하는 행위다. 배은망덕한 행위로 보일 수 있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성공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이고, 가요계 룰에도 어긋날 수 있다"

이승철은 '슈스케3'에 출전했던 크리스티나와 듀엣 곡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자연스럽게 출연자들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다 버스커버스커로 옮겨간 상황이었지요. 그리고 의외로 강력하게 버스커버스커를 비판하는 그의 모습은 의외이기도 했어요. 심사를 할 이유도 없는 상황에 그들을 이 정도로 심각하게 비판하는 것은 애정이 없으면 사실 힘든 발언들이기도 하지요.

"버스커버스커는 팬의 힘으로 스타가 됐다. 사실상 예선 탈락했지만 예리밴드 대신 들어와서 팬에게 사랑받고 2등까지 올라간 것 아닌가. 최소 1년 동안은 팬들에게 희생하겠다는 마음가짐이 있어야 한다. Mnet과 스케줄로 줄다리기 하는 것은 잘못된 행동이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목적은 상업화 되지 않은 순수한 아이들을 발굴하자는데 있다. 이 사건 이후로 오디션 프로그램에 참가자하는 아이들이 마음이 변질되지 않을까 두렵다"

여기에 오디션 프로그램과 출연자들의 관계와 역할에 대한 신랄한 비판이 이어지며 그가 느끼고 있는 '슈스케'에 대한 애정과 이를 통해 배출된 이들에게 대한 관심과 사랑이 그대로 묻어난 부분들이기도 하네요. 개인에 대한 비방을 위한 비난이 아닌, 건설적인 발전을 위한 비판은 언제나 생산적일 수밖에는 없지요.

이승철의 버스커버스커에 대한 비판이 많은 이들에게 비난보다는 공감을 이끌어내는 것은 그의 비판에 정당성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철저하게 팬들의 사랑을 받아 스타가 된 그들이 정작 현재의 자신들을 만들어준 팬들에 대한 보답에 충실하지 못한다면 이는 이율배반적인 행동일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에요. 비록 이승철이 과한 표현으로 자신의 감정을 드러낸 것이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그로서는 충분한 의문제기와 비판을 할 수 있었을 것이라 생각되네요.

이 부분에서 이승철의 비판에 대해 비난을 하는 이들의 입장은 과연 그 의무라는 것이 정당한가에 대한 지점을 지적할 수밖에는 없을 듯해요. 자신들이 부족해 좀 더 연습을 해서 정식 앨범으로 내고 활동을 하겠다는 버스커버스커의 발언이나 다짐을 마냥 욕 할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진정한 밴드로 거듭나기 위해 필요한 휴식이기 때문이지요. 문제는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톱 4까지 올라간 팀이 가지는 책임감의 범주에서는 이야기가 달라질 수가 있어요. 충분히 오디션 이후 이어지는 행사에 참여한다는 조건들이 암묵적으로 동의된 상황에서 진행되었다는 점에서 그들은 '슈스케'를 통해 얻어진 팬들과의 조우에 좀 더 충실할 필요가 있었으니 말이지요. 

버스커버스커가 최소한 올 연말까지 이어지는 행사들만 '슈스케'와 함께 하고 휴식기를 가졌다면 이런 논란은 일지 않았을 거에요. 예선에서 이미 한 차례 탈락했던 버스커버스커. 그런 그들이 기사회생하듯 본선에 올라서는 과정에서 이승철은 그 누구보다 그들에 대해 깊은 애정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그의 비판은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버스커버스커 입장에서도 팬들에게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무조건 비난을 할 수는 없지요. 그 누구보다 그 사랑을 느끼고 감동했을 그들에게 팬들을 무시하기 위한 행동들은 아닌 것은 분명한 사실이기 때문이에요. 서로 의견을 제시하고 소통할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된다는 점에서 이승철의 발언은 의미 있게 다가오네요.

과연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한 이들이 오디션이 종료된 이후 얼마나 오디션 프로그램과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는 정해지지는 않았어요. 물론 암묵적인 동의나 출연하면서 공지 사항에 적시되었을 수도 있지만 강제적으로 정해진 것은 아니기에 모든 것은 개인의 선택일 수밖에는 없지만 그들을 보고 싶어 투표를 했던 팬들로서는 당혹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겠지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니 어쩔 수 없지만 버스커버스커가 이 일을 계기로 좀 더 성숙하고 완성된 밴드로서 돌아오기를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