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18. 07:24

비스트 영국공연 대성황, 누가 그들을 비난할 것인가?

비스트와 포미닛, 지나 등 큐브 소속 가수들이 합동으로 영국에서 첫 콘서트를 개최했네요. 유서 깊은 런던 오투 브릭스틴 아카데미에서 '유나이티드 큐브'라는 이름으로 첫 공연을 개최했는데 상상이상으로 열정적인 반응은 많은 이들을 놀라 게 만들었어요. 

유서 깊은 장소에서 가진 의미 있는 공연, 비난받을 일인가?




MBC '그날'을 통해 방송된 '유나이티드 큐브' 공연은 현재 유럽에서 케이 팝의 인기가 어느 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어요. 마돈나나 에미넴 등 최고의 뮤지션들이 영국에서 공연을 했던 장소인 오투 브릭스틴 아카데미에서 공연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상징적이었어요.

유서 깊은 장소는 그만큼 팬들이나 뮤지션 모두에게 의미 있게 다가 올 수밖에는 없지요. 4,000석 규모의 이 공연장에 케이 팝 스타인 그들을 보기 위해 자리를 채울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누구나 할 수밖에는 없는 문제였을 듯하지요.

큐브 콘서트는 지난 13일 브라질 상파울루에서 공연을 하고 곧바로 국내로 돌아와 다시 영국으로 날아가 공연을 가지는 강행군을 진행했어요. 지구 정반대에서 날아와 다시 그 반대편으로 향하는 상황은 결코 녹록하지 않았지요. 더욱 일정상 공연 하루 전 런던에 도착해 힘겹게 사전 준비를 하고 공연을 속행하는 과정들은 안타깝게 다가올 정도였네요.

영국 현지에서 케이 팝을 알고 있는 이들은 그리 많지는 않아요. 물론 꾸준하게 케이 팝을 즐기는 팬들이 있었고 최근 급격하게 늘어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점에서 지금보다는 미래가 더욱 의미 있게 다가 올 수밖에는 없는 게 케이 팝이지요. 영국 현지에서도 과연 '케이 팝'이라는 것이 무엇인지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기 시작했다는 것도 흥미로웠어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불기 시작한 유럽에서의 케이 팝. 그 잔잔한 울림이 광풍으로 변해가고 있는 상황에서 맞이한 '유나이티드 큐브'의 공연은 영국 현지에서도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지요.

영국 히드로 공항에 입국하는 케이 팝 스타들을 보기 위해 몰려든 팬들의 모습은 국내나 아시아 각국의 공항 표정과 다를 게 없었어요. 단순히 영국에서 살고 있는 이들만이 아니라 스페인이나 오스트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그들의 공연을 보기 위해 달려 온 유럽 팬들의 모습은 완벽하게 한국화가 되어 있어 신기하기까지 했지요.

공항에서부터 열정적인 팬들의 환영에 이어 전날부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공연장 밖에서 노숙을 시작하는 이들의 모습은 과연 그곳이 영국인가 라는 착각을 하게 만들었어요. 영국은 바로 비틀즈의 나라이니 말이지요. 비틀즈뿐 아니라 롤링 스톤즈, 라디오 헤드, 오아시스, 엘튼 존, 조지 마이클, 에이미 와인하우스, 미카 등 다 적기도 힘들 정도로 세계 음악 시장을 평정했던 위대한 존재들이 태어난 곳이 바로 영국이지요. 

그들의 나라에 한국 음악이 아직은 태동기이기는 하지만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사랑을 받기 시작했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비틀즈의 나라에서 케이 팝을 즐기는 이들이 나왔다는 것은 최근의 흐름이 케이 팝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변화의 물결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하지요.

아침이 밝아오면서 그들을 보러 온 팬들은 공연장을 빙 둘러 줄지어 섰고 조금이라도 먼저 자리를 잡기 위한 노력들은 대단하기만 했어요. 단순히 팬들의 모습만이 열정적인 것이 아니라 영국 기자들의 취재 열기 역시 대단했지요. 공연을 하기 전부터 수많은 취재진들이 그들과 인터뷰를 하는 모습은 한국 대중음악에 대한 관심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었어요. 

쉽지 않은 과정을 겪으며 시작된 공연은 열광 그 자체였어요. 고가의 티켓임에도 불구하고 4,000석 규모의 공연장을 거의 메운(3,500명 입장) 관객들은 그들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춤을 추며 공연 자체를 즐기고 있었어요. 그들의 공연을 보며 울고 심지어 실신해서 쓰러지는 이들까지 속출하며 실려 나가는 모습은 영국 현지 나아가 유럽에서 불고 있는 케이 팝의 인기가 심상치 않음을 알 수 있게 했지요.

유튜브 등으로 쉽게 접할 수 있는 케이 팝은 자연스럽게 젊은 세대들에게 비슷한 공감대를 형성하게 해주었어요. 유튜브에 들어가면 국내 팬들만이 아니라 전 세계 팬들의 글들을 쉽게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특정 몇몇 스타들만이 아니라 케이 팝을 좋아하는 이들이 상당히 많아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게 하지요.

대성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유나이티드 큐브' 공연이 현지에서는 호평을 받고 로이터 통신에서 뉴스 한꼭지로 보도 할 정도로 화제가 되었음에도 국내의 모습은 당혹스러울 정도네요. 일부 언론을 제외하고는 내용이 잘 전달이 되지도 않았고 그나마 공연 성과에 대한 기사에 특정 스타 혹은 기획사를 지지하는 팬들의 몰지각한 비난 글들은 황당함을 넘어 치욕스럽기까지 하네요.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가 아니면 무조건 비난하고 욕을 하는 것이 그들의 권리라도 되는 양 잘되는 꼴을 보지 못하는 일부 광신도 같은 팬들로 인해, 정작 자신들이 좋아하는 팬들이 비난받을 수밖에는 없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우매함이 답답할 뿐이네요.

악플은 누구나 적을 수 있지만 일부 포털 기사에 걸린 베스트 글들이 그런 악플들로 도배되었다는 것은 악플을 지지하는 이들이 많았다는 것이기도 하니 문제이지요. 자기가 맹신하는 스타가 아니면 모두 적이라는 옹졸하고 무식한 그들의 충성심은 모두를 무기력하게 만들 수밖에 없음을 그들 스스로가 알아야만 할 거에요. 타인의 감정들에 대해 무책임하면서도 자신들이 좋아하는 스타들을 좋아해 달라는 그들의 이중성은 황당하기만 하니 말이지요.

거대 기획사 3곳이 만들어 놓은 자리에 염치없이 들어갔다는 식으로 폄하한다고 사실이 달라지지는 않지요. 현장을 찾은 많은 이들은 큐브 소속 가수들의 모습을 보러왔고 그들은 잘 알지도 못하는 한국어 가사를 따라 부르며 열광하고 있었어요. 그들은 거대 기획사 세 곳의 가수들이 아니라 비스트, 지나, 포미닛을 보러 온 관객들이라는 것이지요. 그럼에도 남들이 잘 되면 배 아파하고 오직 자신들이 맹신하는 스타들만이 잘 되기를 바라는 못된 심보는 결과적으로 그들이 지지하는 스타들 얼굴에 침 뱉는 것과 다름없는 짓들임을 알아야만 할 거에요.

케이 팝의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팬들의 문화 역시 성숙해져야만 하는데 아직은 불협화음만 내고 있는 듯하네요. 시장은 점점 커지고 많은 이들이 케이 팝을 좋아하는 만큼 그 현장에 서 있는 많은 기획사와 스타들이 좀 더 내공을 쌓아 진정한 케이 팝 전성시대가 만들어질 수 있기를 바라게 되네요. 큐브만이 아니라 다양한 한국의 뮤지션들이 영국에서 많은 공연들을 가지고 한국 문화에 대한 가치들을 높여줄 수 있기를 바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