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25. 07:05

시청자 우롱한 KBS 연예대상 대상, 이승기 수상소감만 남겼다

KBS 연예대상은 2011 시상식 중 가장 앞서 펼쳐졌어요. 그만큼 누가 대상을 받느냐는 시청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었어요. 한 해를 마감하는 시상식에서 누가 대상을 받느냐는 수상하는 본인뿐 아니라 시청자들에게도 흥미로운 것은 사실이니 말이지요.

KBS 시상식마저 시청자들을 우롱했다




연예대상 후보를 발표하며 많은 잡음에 시달려야 했던 KBS는 스스로 최선의 선택이라 자부할지 모르겠지만 악수를 두고 말았네요. 자사를 위해 노력한 이들을 위한 시상식이니 KBS의 마음이겠지만 그것이 방송이라면 공정성을 갖출 의무를 가질 수밖에는 없지요.

수상내역을 보면 2011년 KBS가 자랑하는 프로그램은 개콘과 1박2일이 전부라는 생각만을 가지게 되네요. 개콘이 거의 대부분 중요상의 휩쓸었고 대상을 '1박2일'이 공동으로 수상하며 마무리된 2011 KBS 연예대상의 재미도 의미도 감동도 사라진 무대였어요.

연예대상=1박2일팀
시청자가 뽑은 최고의 프로그램상=개그콘서트
쇼오락MC부문 남녀 최우수상=이수근, 이영자 
쇼오락MC부문 남녀 우수상=김승우, 김경란 아나운서
코디미부문 남녀 최우수상 김준호, 정경미
코디미부문 남녀 우수상=김원효, 최효종(공동수상), 신보라 
특별상=김태원
베스트 팀워크상='안녕하세요' 팀 
최고엔터테이너상=엄태웅. 전현무(공동수상)
최우수아이디어상=애정남
프로듀서 특별상=이창명 
쇼오락MC부문 남녀 신인상=양준혁, 박은영 아나운서
라디오 DJ상=태진아 (태진아의 쇼쇼쇼) 황정민(FM 대행진)
코미디부문 방송작가상=최대웅(개그스타2)
개그 코미디 남녀 신인상 정태호, 이희경 ▲공로상=강찬희 (카메라감독)

쇼오락MC부문에 양준혁이 신인상을 타면서부터 당혹스러웠던 시상식은 최고엔터테이너상에 엄태웅과 전현무가 공동 수상하며 KBS에 올 한해 새로운 인물들이 참 없었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었어요. 엄태웅이 강호동 부재 후 적극적으로 나서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은 것은 알겠지만 한 해 전체를 두고 봤을 때 과연 얼마나 충실했느냐는 점에서 아쉬움은 많지요.
코미디부문 남녀 최우수상에 김준호가 수상자가 되었다는 것 역시 난센스이지요. 과연 그가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였는지도 의문이지요. 도박 파문으로 한동안 출연도 할 수 없었던 그가 최근 '감수성'과 '해투3' G4로 활약하며 입지를 다지기는 하지만 그가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였는지는 여전히 의문이네요. 그저 서열에 따른 수상자 나열이 아니었나란 생각을 하게 하는 시상식이었지요.

 

최우수상을 받은 이수근 역시 과연 그가 최우수상을 받을 정도였는지도 의심스럽네요. 많은 프로그램을 출연했다는 것이 득이 될 수도 있겠지만 단명한 프로그램들의 나열은 그만큼 그의 존재감이 떨어지는 문제로 다가오지요. 더욱 대상 후보에 오르지 못했다며 논란이 일었다는 점이 그의 최우수상 수여로 이어졌다고 보여 져 이런 논란은 더욱 심해질 수밖에는 없어 보이지요.

더욱 '해투3' 출연자들이 철저하게 배제되면서 과연 그들이 그렇게 외면 받을 정도로 미진한 활약을 보였는지도 의문이네요. 우수상에 김승우가 수상자가 된 것을 보면 더욱 '해투3'의 MC들에 대한 홀대가 아쉽기만 하지요. 평일 야간 시간 예능을 책임지는 프로그램으로서 오랜 시간 좋은 평가를 받아 온 '해투3'에 대한 저평가는 한심스럽기만 하네요.

최악의 시상은 연예대상에 후보도 아닌 '1박2일'이 선정되며 정점을 찍었네요. '1박2일'이라는 프로그램 자체가 KBS 예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엄청나다는 점은 누구나 인정하는 부분이지요. 더욱 2월 종영이 예정된 상황에서 그들에 대한 시상은 당연해 보이기도 해요. 더욱 최고 프로그램 상에 '개콘'이 수상했으니 '1박2일'에 대한 상이 수여되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으로 보이지요.
문제는 후보자를 선정하고 공표까지 하고 나서 후보에도 들지 않은 프로그램을 연예대상으로 호명하고 시상한 것이 문제이지요. 개인 후보자 다섯 명을 제외하고 프로그램에 수상을 하는 이런 변칙적인 방식은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어요. 우선 개인 시상으로 후보자를 올렸음에도 스스로 자신들이 세운 기준을 무시한 처사가 황당하네요. 여기에 대상 후보 선정과 관련된 여러 잡음을 무마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점에서 더욱 당혹스러울 수밖에는 없지요. 강호동을 후보에서 제외시키는 강수를 두었던 KBS가 이후 여론의 비난을 받았다는 점에서 그들의 '1박2일' 선택이 무슨 의미인지는 충분히 알 수 있지요.

 

그러나 스스로 세운 원칙도 무시하고 작위적으로 후보에도 오르지 않은 이가 대상 수상을 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일이지요. '1박2일'이 대상 수상감이 아니라는 말이 아니라 후보 선정까지 하면서 수상자 선정에 대한 기대를 높여놓고는 후보에도 없던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시상한다는 것은 말도 안 되기 때문이에요.

"너무 감사합니다. 제가 후보에 올라갔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제가 갈 자리는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함께 올라와주신 선배님들에게 누가 되지 않을까 걱정 했습니다"

대상을 받고 수상 소감을 하며 대상 후보자가 된 다른 이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자신이 만약 수상을 하게 되면 시상식에 누가 되는 것은 아닌가 걱정했다는 이승기. 5년 동안 동고동락을 함께 했던 멤버들이 함께 받을 수 있어 감사했다는 말은 많은 의미를 담았어요. 마무리로 잊지 않고 제작진들에게 공을 돌리는 이승기의 수상 소감은 개인이 대상을 받아도 아무런 부족함이 없는 수상 소감이었네요.

스스로 권위를 떨어트린 KBS 연예대상은 자화자찬과 자기만족에 빠진 채 시청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시상식이 되었어요. 철저하게 시청자들을 우롱하는 방송을 170분 생방송으로 내보낸 것이 황당하게 느껴질 정도로 이번 시상식은 재미도, 감동도, 의미마저 상실한 최악의 시상식으로 기록될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