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12. 31. 08:05

SBS 연예대상 유재석 강호동에 대한 그림움이 감동을 자아냈다

유재석의 무관의 제왕이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마지막 연예대상 시상식이었던 SBS에서 대상을 수상했네요. 어쩌면 대상 3관왕을 차지할 수도 있었던 상황이었음에도 편법으로 일관한 KBS와 MBC로 인해 대상을 약탈당하다시피 했던 유재석에게 SBS 연예대상은 생애 8번째 대상이 되었어요.

반전은 없었지만 화목함속에 모두가 만족하는 행사가 되었다




SBS 연예대상의 반전은 이승기가 과연 어떤 상을 받을 까였어요. 폐지 위기에까지 몰렸던 '강심장'을 살려내고 롱런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준 존재가 이승기라는 점에서 파격적으로 대상 수상도 가능했기 때문이에요. 하지만 유재석에게 대상이 돌아가지 않은 올 연말 시상식은 반전 없는 당연한 결과들로 마무리되었네요.

반전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은 의외라는 가치와 함께 하기 때문이에요. 유재석의 대상 수상은 누구나 예측 가능한 범주에 들어 있었기에 당연함이었지만 이승기의 대상 수상은 반전이라는 꼬리표를 단 의외였지만 SBS의 선택은 무난하게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수준의 수상 결과였어요. KBS에서 버림받은 김병만에게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대상 가능성도 점쳐졌던 이승기도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화제와 가치를 지닌 존재들이 모두 주요상을 수상하며 많은 이들이 만족할 수 있었다는 것은 다른 시상식의 퍼주기와는 사뭇 다르지요.

새롭게 시작한 개그 프로그램 활성화를 위해 '개그 투나잇'에 신인상을 주며 붐업을 유도한 SBS는 '힐링캠프', '자기야', '정글의 법칙', '스타킹', '강심장', '런닝맨' 등 한 해 SBS를 빛냈던 프로그램들에게 모두 상을 수여하며 감사를 전했어요. 다른 두 방송사가 두루두루 상을 수상했던 것과 큰 차이 없는 시상식이었음에도 많은 이들이 그나마 최고였다고 칭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했던 유재석이 대상을 수상했기 때문이에요.

대상 후보자들이 최우수상 시상식에서 모두 수상자가 되자 그때까지 상을 받지 않았던 유재석의 대상 수상은 거의 확정적이었어요. 그만큼 긴장감은 사라질 수밖에 없었지만 당연한 대상 수상에 많은 이들이 감동할 수밖에 없었던 것은 유재석이 당연한 수상 가능성에도 수상을 하지 못했던 것에 대한 억울함 때문이겠지요. 순둥이 유재석이 수상과 상관없이 자리를 빛내고 환하게 웃으며 수상자들에게 감사를 보내는 모습들은 모든 이들에게 짠한 감동으로 다가오고는 했었어요.

상에 연연해하지 않지만 그런 유재석에게도 대상 수상은 기대될 수밖에는 없었을 거에요. 한 해를 마무리하며 자신의 노력에 대한 객관적인 평가를 받는 자리이니 만큼 노력한 만큼의 성과를 받는 것은 인간이라면 당연하게 느껴지는 감정일 테니 말이지요. 그런 그의 모습은 대상을 받는 순간 만감이 교차하는 표정에서 그대로 드러나기도 했지요. 더욱 연 초 시청률 저조와 함께 위기에 처하며 존폐 위기까지 내몰렸던 '런닝맨'을 SBS 간판 예능으로 키워내며 그가 가질 수밖에 없었던 막중함 책임감은 대단할 수밖에 없었으니 말이에요.


'런닝맨'으로 최우수 프로그램상을 수상하러 나온 피디가 가장 먼저 유재석을 언급하며 감사를 전할 정도면 유재석이 그 프로그램에 어떤 존재였는지를 쉽게 알 수 있게 하지요. 유재석의 노력이 아니었다면 감히 연말 시상식에 이런 유쾌한 결과를 낼 수도 없었다는 점에서 유재석은 당연히 많은 이들의 찬사를 받을 수밖에는 없었어요.

대상 후보였지만 최우수상에 머물러야만 했던 이승기에게 올 한 해는 만족스러운 시간들이었을 듯해요. KBS에서도 공동이기는 하지만 대상을 수상했고, 연말 시상식 사회자로 합격점을 받았던 그는 3년 연속 네티즌 선정 인기상을 수상하며 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주었어요.

대상 가능성도 점쳐졌지만 유재석에게 대상이 돌아간 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진심어린 축하를 보내는 이승기의 모습은 무척 성숙해 보였어요. 강호동 부재로 위기에 빠졌던 상황에서 구세주처럼 나타나 안정적인 프로그램으로 만든 공로는 대상을 줘도 아깝지 않은 수준이었지요. 이런 이승기의 노력에 대한 감사는 유재석에게 담당피디가 감사를 전하듯 '강심장' 피디가 상을 수상하러 나와 이승기에게 감사를 전하며 드러났어요. 

토크쇼 부문 최우수상을 받으며 겸손한 수상소감을 하던 이승기는 강호동을 언급하며 어서 돌아와 자신과 함께 방송을 했으면 좋겠다는 말로 대선배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했어요. 전체적으로 수상자들이 강호동에 대해 함께 하지 못한 아쉬움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훈훈함을 더했지요. 강호동에 대한 그리움의 화룡점정도 역시 유재석이었어요.  

 

"어제도 큰 상을 받았는데 너무 큰 상을 받아 가족들과 동료분들께 감사하다. 올해 초 '런닝맨'은 제가 이런 상을 꿈꾸기 조차 어려웠다. 한마음 한뜻으로 뭉친 멤버들과 시청자분들 감사하다"

"얼마 전 형님(강호동)과 통화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눴고, 형님이 '재석아 씩씩하게 가라'고 말했다. 형님 너무 보고 싶습니다. 2012년 씩씩하게 가겠습니다. 꼭 함께 같이 했으면 좋겠습니다"

MBC에서 대상이 아닌 최우수상을 받았던 유재석은 '런닝맨'에 대한 소회를 밝히며 결코 쉽지 않았던 1년을 되돌아보더니 강호동과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며 그의 복귀를 강하게 요구했어요. "씩씩하게 가라"라는 말을 전했다는 강호동에게 꼭 함께 하자는 말을 대상 수상 소감에서 밝힌 유재석은 역시 유느님이었지요.

이런 유재석을 당황스럽게 한 것은 동갑내기 친구인 김원희의 요구였어요. 나경은 아나운서에게 영상 메시지를 남겨달라는 요구에 긴장하고 민망해하던 유재석은 어렵게 "나경은씨,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남기며 수줍어 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을 더욱 감동하게 만들었지요. 말로 표현하지 않아도 그의 아내 사랑이 어느 정도 인지 알 수 있게 했으니 말이에요.

유재석은 자신의 대상 시상식이 끝난 후에도 여전히 생방송 시간이 남자 잔치의 마무리는 신명나는 댄스로 해야 한다며 먼저 댄스를 추며 함께 했던 많은 동료 후배 선배들을 무대에 올려 모두가 하나 되어 서로를 축하하는 자리로 만들었어요. 다른 두 시상식이 졸속으로 눈살을 찌푸리게 했던 것과는 달리, SBS 연예대상은 유재석의 대상 수상과 함께 마무리를 모두가 함께 춤을 추며 끝냄으로서 가장 만족스러운 시상식이 되었어요.

통산 8회 대상 수상이라는 놀라운 결과를 냈던 유재석. 그 어떤 어려운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함께 하는 이들을 추스르며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용기와 근성을 보여주었던 유재석. 그럼에도 홀로 그 힘겨운 시간들을 감내하고 고민해왔다는 사실에서 그가 얼마나 노력하는 천재인지를 깨닫게 해주었네요. 유재석의 2012년은 2011년보다 더욱 큰 성과를 얻을 수 있는 해가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