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3. 14:23

1박2일 대상 수상관련 KBS 공식입장이 황당한 이유

지난 연말 시상식은 SBS의 완승과 KBS와 MBC의 완패로 끝났지요. 상식이 통하는 사회가 아니다 보니 비상식이 일상이 되어버린 두 방송국은 자신들 입맛대로 시상식을 진행하다 시청자들의 된서리를 맞았어요. SBS가 대단한 잘한 시상식이 아님에도 찬사를 받은 이유는 너무나 상식적인 시상이었기 때문이에요.

KBS 공식입장은 이승기와 1박2일 모두를 욕 먹이는 짓이다




시상식이 끝난 이후에도 비난의 글들이 이어지자 KBS는 자신들의 공식입장을 내놨네요. 문제는 그들이 문제의 핵심이 무엇인지를 전혀 모른 채 자신들의 시상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는 점이에요. 시상식과 관련해 시청자 불만이 속속 접수되자 문제에 대한 답변이라고 내놓은 것은 거의 변명 수준이라는 점에서 문제로 지적되는 것이지요.

 

2011 KBS연예대상'의 대상 수상자는 그동안 국민 예능으로 시청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던 '1박2일'로 결정되었습니다

KBS 예능국은 김병만, 신동엽, 유재석, 이경규, 이승기 등이 지금까지 KBS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공헌도도 높게 평가했지만 지난 2007년부터 5년 이상을 대표 주말예능 프로그램으로서 즐거움과 감동을 선사했던 공을 인정해 '1박 2일'팀에게 대상을 준 것입니다.

특히 지난 9월 강호동의 잠정 은퇴선언으로 흔들릴 수 있었던 위기의 순간을 이승기, 이수근, 엄태웅, 은지원, 김종민 등 5명이 혼연일체의 단합과 한몸 같은 호흡으로 오히려 시청률 상승이라는 놀라운 성적표를 거둔 것을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그래서 애초 대상후보였던 이승기 개인 혼자에게 대상을 주는 것보다는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1박2일' 팀에게 대상을 주는 것이 더 타당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시청자들의 지적 사안들에 대해 예능국 이름으로 밝힌 내용을 보면 그들은 시청자들이 무엇을 문제로 지적하고 있는지를 정확하게 잘 알지 못하고 있는 듯하네요. 시청자들은 '1박2일'이 대상 감이 아니라는 것이 아니라 후보에도 없는 대상 시상을 했느냐는 지적이지요.

그들이 이야기를 하듯 강호동 은퇴 선언 이후 남은 멤버들이 혼연일체가 되어 모두가 최선을 다해주었기에 한 사람에게 대상을 줄 수는 없었다는 말에 공감해요. 문제는 후보자 명단에 명기를 했었어야만 했다는 것이지요. 다섯 명 모두를 올리든 아니면 '1박2일' 자체를 대상 후보로 올리든 그들은 모두가 인정할 수 있는 방법읕 택했어야만 했어요.

그렇지 않고 이승기를 전면에 내세워 마지막에 대상을 '1박2일' 전체에 주겠다며 깜짝 쇼를 하면 모두들 환호하고 감동하며 울었을 것이라고 착각한 것은 아니겠지요. 많은 시청자들 역시 KBS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1박2일'의 가치에 대해서 인정하고 있어요. 문제는 왜 편법을 동원하며 논란을 부추기느냐는 것이지요.

이승기의 경우도 자신의 의도와 상관없이 KBS 낚시질 미끼로 사용된 꼴이 되어버렸어요. 이승기가 불만을 토로하거나 거부했다면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나마 이승기가 공동 수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였기에 다행이지 후보로 올라선 자신에게 주지 않고 모두에게 주었다며 비난을 했다면 어땠을까요? 여기에 대상 후보였던 다른 이들 역시 공정성을 문제 삼는다면 논란은 커졌겠지요. 물론 이런 시상식에서 이런 극단적인 상황까지 갈 가능성이 전혀 없었기에 KBS가 마음대로 수상자를 바꾼 것이기는 하겠지만 그것 때문에 시청자들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은 KBS는 여전히 알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문제이네요.

제발 편법과 꼼수로 많은 이들을 당혹스럽게 하는 짓은 그만했으면 좋겠네요. 한 해를 마무리하는 중요한 자리에서 엉뚱한 방식으로 모두의 뒤통수를 치는 행위는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니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