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 23. 12:05

20대 절반을 1박2일에서 보낸 황태 승기를 누가 비난하는가?

'1박2일' 하차가 유력한 이승기는 20대 모두를 이 프로그램에 보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이런 상황에서 이승기를 '의리'를 앞세워 비난하는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답답하게 다가올 뿐입니다. 그가 26번째 생일을 맞이하면서까지 보낸 예능은 그를 비난하는 이들보다 최소한 10배는 '1박2일'에 애정을 가지고 있을 테니 말이지요.

이승기 젊음을 모두 쏟아놓은 1박2일 행복한 하차를 응원해야 한다




이번 주 '1박2일'은 한국 겨울 밥상이라는 주제로 음식여행을 떠났어요. 다섯 개의 도시에 각자 나뉘어 음식을 맛보는 형식은 흥미로웠어요. 정말 최고의 음식들을 직접 맛을 볼 수는 없지만 이렇게 느껴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재미있었으니 말이지요.

충남 홍성으로 새조개를 먹으로 떠난 엄태웅, 경남 통영 빼떼기 죽을 먹으러 나선 김종민, 전남 장흥으로 매생이 떡국을 찾아 나선 은지원, 경북 포항의 과메기를 먹으러 간 이수근과 강원도 인제로 코다리 강정을 먹으로 떠난 이승기의 체험은 흥미롭기만 했어요.

낯설지만 무척이나 맛있다는 빼떼기 죽을 먹기 위해 나선 네 명의 사내들이 벌이는 경쟁은 간절하게 바라는 사람이 아닌 그저 재미를 위해 나선 태웅의 몫이 되면서 지원을 경악하게 했지요. 무슨 일이 있어도 통영에 가야만 한다는 지원과는 달리, 다른 멤버들은 상황에 따라 통영을 선택하며 긴장감이 고조되었으니 말이에요.

결과적으로 새조개를 먹고 싶어 하던 태웅으로 인해 종민이 통영으로 향하고 마지막 남은 한 자라리를 두고 지원과 승기가 경쟁을 해 지원이 원하는 매생이 떡국을 차지하지만 기쁨은 잠시였어요. 자신들이 간절히 원해서 얻었던 새조개와 매생이는 모두 직접 작업에 동참해야만 하는 미션이었기 때문이지요.

태웅은 편안한 길을 놔두고 새조개를 위해 배를 타야만 했고 마지막 선택권을 쥐고 있었던 지원 역시 너무 멀다는 이유로 인재를 버린 대가를 톡톡히 치를 수밖에는 없었지요. 희비가 교차되는 그 짧은 순간 한 겨울 배를 타고 일을 해야 하는 두 멤버와 상대적으로 편안하게 원하던 음식을 맛볼 수가 있게 된 세 멤버의 얼굴은 대조적으로 변할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렇게 떠난 그들의 여행은 비록 힘든 부분들도 있고 어렵기도 했지만 충분히 그 힘겨움을 감수할 만 했지요. 새조개가 왜 새조개인가 궁금했는데 새 머리 부분을 닮은 조개의 모습은 신기하기까지 했지요. 조개 체취가 쉽지 않은 작업이었지만 그런 힘든 작업을 하고 나서 먹는 새조개 사브사브는 시청자 입장에서도 정말 감칠맛이 돌 정도로 특별하게 다가왔어요.

매생이를 어떻게 채취하는지 몰랐던 이들에게는 신기한 방법이 특별하게 다가왔지요. 김 양식과 비슷하기는 한데 머리카락 같은 매생이를 직접 따는 과정은 단순하지만 그만큼 힘겹기만 했지요. 더욱 가장 맛좋고 채취를 하는 시기가 차가운 겨울이라는 점에서 매생이의 가치는 더욱 커질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이에요. 하지만 그렇게 힘겹게 가져온 매생이는 그 역할을 충실하게 해주었지요. 매생이 떡국만이 아니라 다양한 음식은 초딩 입맛을 가진 지원마저 반하게 만들었다는 점에서 말이에요.

종민을 자지러지게 만들고 궁지로 몰아넣기도 한 통영의 김중지 할머니의 입담은 모두를 쓰러지게 만들었어요. 빼떼기죽을 먹으러 간 종민을 앞에 두고 능숙하게 진행을 하는 김중지 MC의 활약은 종민을 넘어섰지요. 승기가 아닌 종민이 와서 좋다며 그 이유를 이야기해주는 대목은 압권이었지요.

잘난 아들은 국가 찾고, 돈 많이 버는 아들은 처가집이 찾고, 빚쟁이 아들이 내 차지가 된다며 종민을 평가하는 장면은 그 자체가 완벽한 정리이자 재미였으니 말이에요. 다른 멤버들과는 달리 완벽하게 김중지 MC에 압도당한 종민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재미있었던 것 같아요.


최불암의 한국인의 밥상을 패러디해서 만든 이번 특집답게 이수근은 이동 중 방송을 보고 완벽하게 재현해 그가 왜 개그맨인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목소리야 완벽하게 닮을 수는 없지만 상황들을 묘하게 이끌어가는 맛은 탁월했으니 말이지요. 과메기를 다양하게 먹는 방법과 함께 비릿함으로 쉽게 접하기 힘들어 하는 이들도 입맛을 돌게 하는 모습은 압권이었어요.

26번째 생일 날 아침 미역국도 먹지 못하고 새벽 4시에 촬영을 하러 나온 승기와 그를 축하해주는 멤버들의 생일 노래는 그들의 관계를 느끼게 해주었지요. 하지만 담당 피디는 그 사실을 알지 못했고 이에 공격하는 멤버들로 인해 궁지에 몰린 나피디의 모습도 그들의 관계를 느낄 수 있게 해서 돈독한 관계를 알 수 있게 해주었어요.

21살부터 시작된 '1박2일'은 어쩌면 청년 이승기의 모든 것을 보여준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지요. 단순히 특별 게스트로 참여했다 담당 피디에 의해 강제로 전속계약을 맺은 승기는 그렇게 정규멤버가 되어 현재까지 '1박2일'을 지키고 있지요. 

여전히 막내의 위치에 있지만 강호동이 물러난 상황에서 가장 큰 형 같은 듬직함도 보여주었지요. 더욱 진행 솜씨가 탁월한 승기는 강호동이 부재한 상황에서 그가 해왔던 일을 승기가 대신해왔다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는 사실이지요. 이수근이 그 역할을 해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개그맨다운 능력은 여전하지만 진행 솜씨는 아직도 부족한 그로 인해 승기의 존재감은 더욱 특별해질 수밖에는 없었지요. 

만약 승기가 없었다면 우왕좌왕하는 상태가 되고 이런 상황은 곧 위기론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었지만 거짓말처럼 그 공백을 완벽하게 매운 승기와 다른 멤버들의 모습은 '1박2일'이 왜 위대한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나피디가 직접 나서 '강심장'에서 단독 MC를 볼 정도로 탁월한 능력을 보인 이승기가 강호동의 빈자리를 충분히 채워줄 수 있다고 확신하는 대목에서 승기의 존재감은 확연해졌지요.

자신의 청년 시절을 모두 '1박2일'에 쏟아 부은 승기의 맛 평가 모습은 일정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 특징지어 정리를 할 수 있을 정도가 되기도 했어요. 그가 좋아하는 음식을 먹을 때 나오는 감탄하는 방법들은 시청자들에게도 충분히 익숙해졌을 정도로 정도 많이 들었네요. 

노가리에 대해 잘 몰랐던 승기가 속칭 "노가리 까네"라고 말들을 많이 하듯 그 생각이 나 차마 말은 하지 못하고 손짓으로 하는 장면에서 그 순수함이 흥미롭기만 했어요. 요리에 누구보다 흥미를 많이 느끼는 승기가 황태 요리는 너무나 쉽게 하는 어머님을 보며 당황해하는 모습도 재미있었지요. 정교한 요기를 추구하는 승기가 뭐하나 하려면 2시간은 걸리는데 어머니는 코다리 강정은 집에 들어선지 3분 만에 황태찜은 15분 만에 완성되는 모습을 보고 기겁을 하는 모습은 흥미로웠지요. 

이 익숙한 모습들을 이제 2월이 끝나면 이별이라고 생각하니 아쉽기만 하지요. 이미 새로운 멤버들에 대한 구체적인 이야기들이 나오고 시즌 2이지만 기존의 모습 그대로 가져간다고 하지만 이승기와 은지원이 빠진 '1박2일'은 아쉽기만 할 듯하네요. 최선을 다하고 떠날 때를 알고 떠나는 이승기와 은지원에게 욕할 수는 없을 거에요. 시청자들의 마음처럼 평생 함께 하면 좋겠지만 누구나 인정하듯 안정된 시청률로 인기를 얻고 있는 프로그램을 포기하는 심정은 그 누구도 쉽게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지요. 

'1박2일'을 하차하려는 그에게 비난보다는 행복한 하차를 할 수 있도록 박수를 보내는 것이 맞을 거에요. 최고의 생일상을 받았다며 저를 이제부터 "황태 승기"라고 불러달라며 방송에 최선을 다하는 승기의 모습에 비난은 당황스러울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지요. 드라마 촬영과 일본 활동, 그리고 새로운 프로그램 출연 등 자신을 독려해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항상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승기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야 할 때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