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2. 23. 14:10

라스에서 잘생긴 김종민된 이준, 그의 예능 출연이 반가운 이유

22일 방송된 <라디오 스타>가 끝난 후 이준에 대한 관심과 칭찬이 끊이지가 않네요. 엉뚱함으로 무장한 이 남자의 예능에서 살아남기의 핵심은 의외의 진솔함이었어요. 분명 그가 라스에 나와 엉뚱한 모습을 보이며 좌중을 휘어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었지만 상황은 재미있지만 그 모든 것이 그의 진솔함에서 나왔다는 점이 핵심이지요.

이준은 왜 얼굴 잘 생긴 김종민이 되었을까?




비가 발굴한 보이 그룹 '엠블랙'은 생각보다 성장이 더딘 편이지요. 2009년 같은 해 데뷔한 '비스트'에 비해 그들은 여전히 확고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지요. '비스트'가 국내에서도 자리를 잡고 해외 시장까지 활발하게 활동을 하는데 비해 여전히 국내 시장에서 자신들의 위치를 잡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쉽지요.

월드 스타 비가 만든 보이 그룹이라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화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던 그룹 '엠블랙'은 여전히 비의 울타리에서 벗어나지 못한 느낌이에요. 그나마 최근 신곡인 '전쟁이야'로 그들만의 스타일이 굳혀지는 느낌이 든다는 것은 좋은 신호가 되겠지요. 

연기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모인 4명의 아이돌은 '제아'의 임시완, '애프터스쿨'의 유이, '트랙스'의 제이와 함께 '엠블랙'의 이준이 출연했지요. '해품달'에서 꽃미남 도령으로 나와 화제를 모았던 임시완이나 주말극으로 전성기를 맞은 유이를 제외하고는 제이와 이준의 등장은 조금은 쌩뚱 맞기는 했지요. 제이도 연기 활동을 꾸준히 해왔다는 점에서 합류가 가능하기는 하겠지만 아무래도 SM이라는 파워가 많이 좌우한 듯 하지요. 더욱 라스 작가가 SM을 열렬히 사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니 말이지요.

연기돌에 대한 이야기를 하기 위해 마련된 무대는 이준으로 인해 연기돌이 아닌 예능돌 재발견으로 이어지며 끝이 나고 말았어요. 꽃도령 임시완에 대한 주목도가 높았고 최고 시청률로 많은 사랑을 받았던 유이에 대한 관심도는 이준의 이야기들과 함께 쉽게 묻히고 말았어요. 어제 방송된 라스는 이준과 아이들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철저하게 이준을 위한 이준의 방송이었지요.

방송 시작과 함께 김구라가 지적했듯 예능만 나오면 2% 부족해지는 그는 여전했어요. 너무 진중하고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데도 그렇게 재미있기는 힘들 텐데 진솔함이 곧 웃음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은 그에 대한 이미지가 상당히 재미있다는 것이겠지요. 과거 여자 친구에 집착해 전화를 안 받으면 150통인 넘게 전화를 한 적도 있다는 이야기는 생각해보면 무척이나 섬뜩한 이야기이지요. 집착이 넘쳐 병적인 그의 모습은 당사자라는 기겁할 일이니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모습들이 시간이 지나며 많이 사라졌다며 "이제 여자 친구를 사귀게 되면 한 15 통 정도..."라며 웃는 그의 모습에서 불쾌함보다 웃음이 나는 것을 보면 이준의 장점이 무엇인지가 명확해지지요.

'닌자 어쌔신'에 출연했던 그가 비의 어린 시절을 연기하기 위해 오디션을 보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에서도 빵빵 터질 수밖에는 없었어요. 오디션을 통해 배역을 따냈지만 그 과정에서 보여준 그의 엉뚱함은 진솔해서 더욱 웃기기만 했지요. 영어를 못하는 그는 철저하게 사전에 암기를 해갔지만 글로벌 오디션의 부담 때문인지 우로 돌아보라는 말도 알아듣지 못했다 하지요. 배역을 따고 연기를 하는 과정에서도 상대 여배우와의 키스 장면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보인 싼티는 여타 다른 연예인들의 저속함과는 또 다른 재능으로 다가왔어요.

많은 이들이 참 무식하다고 지적을 하자 '구구단'을 잘 하지 못한다며 어린 시절부터 무용만 해서 그런 거 같다고 자신에게 쏟아지는 무식함을 둘러대기는 했지만 그 마저도 대중들을 웃기게 하는 것을 보면 그는 어쩌면 개그맨의 피를 가지고 있는 아이돌인지도 모르겠네요. 

'꽃남'에 출연할 수 있었는데 '닌자 어쌔신'에 출연하며 머리를 삭발하는 바람에 어쩔 수 없이 출연을 포기해야만 했다는 이야기는 아쉬움으로 다가왔지만 "머리가 수염길이였다"는 말로 다시 모두를 웃기게 만드는 그는 특별했어요. 특별할 것이 없는 그가 재미있게 다가오는 것은 그의 화법이 다른 사람들과 달리 엉뚱하다는 점 때문 일거에요. 머리카락을 수염에 빗대어 묘사 하는 모습이 특별하지는 않지만 어떤 상황에서 나오느냐는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이런 식의 그의 엉뚱하지만 솔직한 묘사 방식은 '라스'가 진행되는 동안 지속적으로 웃을 수밖에 없도록 만드는 요인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예능 출연은 이후 더욱 늘어날 수밖에는 없을 듯하네요.

무대 위에서 벌어진 노출 논란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너무나 진지해서 웃길 수밖에 없는 그는 김종민의 엉뚱하고 바보스러운 캐릭터를 가지고 있는 것은 분명했어요. 무식해 보이는 모습에 엉뚱한 상황 대처 방식 등은 분명 김종민과 유사했으니 말이에요. 그렇기에 방송 중에 '잘생긴 김종민'이라는 발언이 어색하게 들리지 않은 것이겠지요. 

매일 우리에게 사주는 식사가 언제나 '김치 볶음밥'이 전부라며 분개해 하는 그의 모습에서 웃음이 터지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었어요. 계란을 두 개씩이나 얻어주는 김치 볶음밥을 들고 편하게 먹지도 못하고 차 안에서 먹는 모습이 우리의 일상이 되었다는 그의 고백은 아이돌들의 한계와 힘겨움이기도 했지만 이준의 탁월한 묘사력과 엉뚱함으로 버물어진 화술은 모두를 웃지 않고는 못 버티도록 만들었지요. 50개가 넘는 메뉴가 있는데 왜 데뷔 때부터 지금까지 매일 김치 볶음밥만 사주는지 알 수가 없다는 이준의 고백은 뒤에 이어진 수습을 위한 마무리 발언으로 더욱 빛을 발했지요. "뭐 배만 부르면 되니까"라며 스스로 아쉬움을 토로하고 뒷수습을 하려 내놓은 이 엉뚱하지만 너무나 솔직한 발언은 이준의 예능감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기도 하지요. 

무용으로 다져진 몸과 말만 하지 않으면 최고의 비주얼을 가진 이준. 그런 최강의 캐릭터가 말만 하면 모두가 무너질 수밖에 없게 한다는 점에서 그는 어쩌면 타고난 예능인인지도 모르겠네요. 물론 예능이 쉬운 것은 아니지만 좀 터 특화해 자신만의 캐릭터를 구축해 예능에서 활약을 한다면 의외의 성과를 거둘 수 있을 듯하지요. 이준의 예능감에 만족한 라스 MC들이 다음에 '백치 아이돌' 특집을 해서 다시 불러야 되겠다고 하자 대뜸 "한선화랑요"라고 환하게 웃는 그의 모습은 미워할 수 없는 예능 신동의 모습이었네요. 

예능이 거스를 수 없는 대세라면 '엠블랙'을 좀 더 대중적인 아이돌로 만들기 위해 이준의 예능 나들이가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네요. 이미 바닥까지 드러난 그의 캐릭터를 이제는 노골적으로 활용해 웃음을 전달하며 보다 많은 이들이 '엠블랙'을 좋아할 수 있도록 한다면 모두가 행복한 일이 될 테니 말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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