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박, 신인이지만 그 대단한 무게감이 큰 존재감으로 다가왔다
이번 주 엠카에는 흥미로운 요소들이 많이 등장했어요. 많은 팬들이 기다렸던 미쓰에이의 신곡 첫 무대와 존박의 데뷔가 바로 엠카에서 이어졌기 때문이지요. 1위가 누구일까에 대한 궁금증보다는 이들이 과연 어떤 무대를 선보일지가 궁금했던 팬들에게는 무척이나 의미 있는 방송이었어요.
물론 미쓰에이와 존박에 대한 기대감과 즐거운 두근거림과는 달리, 논란의 중심에 있는 블락비가 여전히 방송 출연을 하고 있는 모습이나 그런 그들을 보고 환호를 보내는 그들 팬들의 모습은 씁쓸하게만 다가왔네요. 터무니없고 형편없는 인성을 가지고 아이돌 전성시대에 등장한 이들은 삭발 퍼포먼스와 사과 하나로 모든 것이 무마될 것이라 믿고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는 듯한 출연들은 씁쓸하기만 하네요.
여러 이유를 들먹이며 신인 그룹이 현재 방송을 하지 않으면 이대로 끝이라는 기획사의 읍소로 팬들을 자극하고 알아서 쉴드를 치도록 요구하는 행태는 여전히 문제이네요. 수십억 드립을 치면서 마치 대중들의 정당한 비판을 과도한 요구 정도로 폄하하고 있어요. 그들의 잘못에 비판하는 이들이 마치 잘못된 것처럼 치부하는 그들의 논리의 비약과 철저하게 자신들의 실속만 챙기려는 행동들은 더 큰 논란과 불만만 만들어낼 뿐이지요.
정부의 관련 부처에서도 아이돌 인성교육에 신경을 써야 한다고 공개적으로 쓴 소리를 할 정도로 심각한 논란을 만들어낸 주체이면서도 방송 출연에만 목을 매는 모습은 그리 좋아 보이지는 않네요. 자신들을 따르고 좋아하는 어린 여성 팬들을 바보 취급한 틴탑의 황당한 발언에도 미친 듯 열광을 보낸 팬덤의 모습은 여전히 당황스럽기만 했지요. 이런 황당한 팬덤은 블락비에도 그대로 이어지며 국가적 위신 문제까지 나올 정도로 심각한 상황을 만든 이들을 무조건 옹호하는 집단적인 움직임은 황당하기까지 하네요.
이런 씁쓸하고 민망한 등장을 압도했던 미쓰에이와 존박의 무대는 흥미롭기만 했지요. 스타 보다는 뮤지션이 되고 싶다는 존박은 자신의 첫 미니 앨범을 가지고 가수로서 삶을 시작했어요. 그의 스승이 된 김동률의 작사 작곡인 '이게 아닌데'로 멋지게 시작한 그는 자신이 직접 작사를 한 '폴링'으로 무한 매력을 완벽하게 발산해 주었어요.
'이게 아닌데'는 김동률의 색깔이 그대로 드러난 완벽한 김동률 표 음악이었어요. 차분하고 나지막하게 읊조리듯 부르는 김동률의 특징이 존박에게도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어요. 결코 쉽지 않은 김동률의 음악을 존박 식으로 해석해 부른 이 노래는 들으면 들을수록 흥미로웠어요. 좀처럼 남에게 곡을 주지 않는 김동률이 존박에게 얼마나 많은 애정과 기대를 하고 있는지는 이 곡을 선물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알 수 있었지요.
자신이 직접 작사를 한 '폴링'이라는 곡은 자신의 심정을 그대로 드러낸 곡이었어요. 가성과 진성을 오가며 부르는 이 곡은 친근한 리듬감에 '이게 아닌데'와는 또 다른 존박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게 해준다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어요. 앞선 곡보다는 좀 더 대중성을 띤다는 점에서 '폴링'은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네요.
아이돌 위주의 시장에서 존박의 미니 앨범은 대중적으로 큰 성공을 거두기는 힘들어요. 자극적인 안무와 임펙트 위주의 음악이 주를 이루는 시장에서 존박은 특별한 존재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가 스타가 되기보다는 진정한 뮤지션이 되기를 원한다는 말에서 알 수 있듯 급하게 달려가지 않고 진정한 뮤지션이 되기 위해 조금은 천천히 하지만 진중한 발걸음을 내딛는다는 점에서 그의 이번 곡들은 무척이나 매력적이고 특별한 곡들이었어요.
'오버 유'를 시작으로 미쓰에이의 공습은 시작되었어요. 캐주얼 복장으로 나온 그녀들은 기존의 그녀들 곡보다는 조금은 비트가 강렬한 곡으로 등장했어요. JYP의 특징이자 아이돌 전성시대의 유행이기도 한 후크의 강렬함은 여전했네요. 수지의 변화가 눈에 띄는 그녀의 신곡은 팬들에게는 행복한 복귀 곡이었어요.
박진영이 작사 작곡을 한 '터치'는 붕대 콘셉트의 의상이 문제가 되었지요. 상처 입은 주인공을 형상화했다는 붕대 의상은 무슨 의미인지는 알겠지만 그 엉뚱함이 과거 박진영이 투명 비닐 바지를 입고 등장한 것과 비교될 정도로 당혹스러움으로 다가왔네요.
선정성의 문제보다는 불대라는 느낌이 주는 괴기스러움이 보는 이들을 민망함을 넘어 메디컬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준다는 점에서 씁쓸했네요. 시각적인 것과 달리 안전한 붕대의 콘셉트만 이용한 의상이지만 은근히 드러나는 선정성과 박진영 특유의 섹시를 강조하는 안무들은 그 자체로 논란을 만들어낼 수밖에는 없어 보이지요. 수지는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 가장 아름다운데 과도한 화장들은 그녀의 매력을 오히려 사라지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라는 의구심이 들게 했네요.
붕대 콘셉트라서 그런지 마치 미이라들의 움직임을 형상화한 듯한 그들의 춤은 매력적이라기보다는 기괴하기만 했네요. 팬들의 입장이나 시각에 따라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는 없을 듯하네요. 더욱 취향의 문제가 강한 상황에서 미쓰에이와 존박을 일률적인 자대로 평가를 할 수는 없겠지요. 하지만 스타보다는 뮤지션이 되겠다며 오랜 시간 공들이고 등장한 존박의 모습은 개인적으로는 그 어떤 이들보다 매력적이고 든든하게 다가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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