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안나오는 존재감이 되어가는 블락비, 답이 있는데 오답만 쓰고 있다
아이돌 전성시대가 오래되다보니 별 상황들이 다 나오고 있네요. 방법은 단순하고 명확한데 그 해법은 사용할 수 없다는 오기가 상황을 더욱 힘겹게 만들고 이렇게 만들어지는 상황 속에 말도 안 되는 거짓들이 난무하게 되며 아이돌 시장의 한계와 문제가 모두 드러난 상징적인 사태가 되고 말았네요.
논란은 타인이 만들어낸 것이 아니라 블락비 스스로 자초한 일입니다. 그들이 퍼질러 놓은 황당 함들은 당사자들이 아닌, 제 3자가 봐도 민망하고 당황스러울 정도였다는 것이 이 사건의 핵심이지요. 태국과 일본만이 아니라 국내 케이블 인터뷰나 방송에서 보여준 행동들에서 이미 많은 이들이 부적절한 언어에 문제재기를 해왔다는 점에서 이들의 이런 부적절한 행동은 충분히 예견된 일이기도 하네요.
이 지점에서 문제의 핵심이 그대로 드러나지요. 한심한 발언들을 일삼고 있고 돌출 행동들이 방송을 통해 드러나는데 문제를 점검하고 주의를 줘야만 하는 소속사에서 방관하자 더 자극적인 상황들을 만들어도 좋겠다는 확신을 했던 것이 문제를 크게 만들었던 것으로 보이네요. 아이돌 전성시대 거대한 아이돌 스타들과 대결을 해서 자리를 잡아가고 존재감을 부각시키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이 동원되는데 이런 식의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자신들의 존재감을 각인시키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한 게 화근이 된 듯하네요.
거친 사내들의 냄새를 풍기며 자유로운 영혼으로 포장되어 다른 아이돌들과 다른 이미지로 성공을 하겠다는 그들의 바람은 자유와 방종도 구분하지 못하는 블락비와 소속사, 이를 방관하다 못해 부추기기까지 한 팬덤까지 하나가 되어 만들어낸 돌이킬 수 없는 황당 사건이네요.
사회부적응자들이 아니고서야 그런 발언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기도 힘들 거에요. 타인의 아픔을 아무렇지도 않게 놀림감으로 만들어 히히덕거리는 그들의 모습은 태국인들이나 일본인들이 아닌 한국인들이 더욱 부끄러워하고 민망해 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 생각되네요. 최소한 그런 몰염치하고 타인에 대한 배려가 전무한 이들이 같은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옹호하지는 않았으니 말이지요.
문제는 이런 논란이 충분히 예견된 상황에서도 소속사는 자신들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정확하게 알지 못했다는 것이지요. 아니 어쩌면 이런 상황들을 그대로 방치했다는 말이 맞을지도 모르겠네요. 자연스럽게 대중들이 문제를 재기하고 화제가 되면 그때 적절한 사과를 하며 인지도를 높이겠다는 어설픈 '노이즈 마케팅'은 스스로 막장을 선택한 것과 다름없는 결과를 낳고 말았지요.
수많은 아이돌들이 오랜 시간을 공들여 만들어놓은 케이팝 시장을 무임승차하듯 들어와 자신들이 최고라고 자화자찬하는 것도 모자라, 힘겹게 다져놓은 해외 시장마저 망치려 드는 그들의 행동은 좀처럼 용서받기 힘들지요. 다른 아이돌들의 경우 사재기를 통해 인기를 얻고 있지만 자신들은 오직 실력만으로 인기를 얻어가고 있다는 조PD의 자랑과는 달리, 그들은 노이즈 마케팅을 통해 인지도 높이기에 나섰다는 점에서 누가 누구를 비판하려 하는지 한심스럽기까지 하네요.
이 정도의 논란이면 인터넷상 네티즌들의 논란이 얼마나 커질지는 바보가 아닌 이상 충분이 예측되는 상황이었어요. 이전 연예인들의 사건사고를 네티즌들의 무서움은 누구나 알고 있는 일이니 말이지요. 그럼에도 초기 수습을 정확하게 하지 못한 소속사(의도적으로 상황을 부추긴 것은 아닌가란 생각이 드는)의 태도는 사태를 더욱 크게 만들었어요. 상황이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이효리의 경우 일정부분 피해자였던 그녀였지만 잡힌 스케줄을 겨우 소화하는 것도 비난의 대상이 되었다는 점을 몰랐던 것일까요?
사전에 앞서 사태 수습에 적극적으로 나서야만 하는 소속사는 수수방관하듯 상황을 지켜보기만 하고 여론에 밀려 어쩔 수 없이 사과 퍼포먼스를 하는 그들에게 동정론이나 긍정적인 여론이 나올 수가 없었어요. 잘못한 것은 인정하지만 신인 그룹이 어렵게 잡은 기회를 놓칠 수 없다면 무조건 활동에 전념하겠다는 선택부터가 논란이 되었지요. 이런 논란이 거세지자 위약금 문제를 언급하며 어쩔 수 없다는 분위기를 만드는 팬덤들까지 가세해 블락비 방어에 나선 그들의 행태는 더욱 화를 부추기기만 했지요.
최악의 상황은 바로 '자살 서명운동'이라는 극단적인 상황이 벌어지고 이로 인해 블락비 멤버가 병원에 입원하는 사태가 벌어졌다며 더 이상 힘들게 하지 말라는 소속사의 발언은 네티즌들의 분노에 불을 붙이고 말았어요. 소속사의 보도 자료에 아무런 조사 없이 그대로 기사화하며 네티즌들의 비난만이 문제라고 이야기하는 논조는 한 언론이 '자살 서명운동'이라는 것 자체가 없었다는 사실을 밝혀내며 논란은 더욱 커지고 말았네요.
댓글을 통해 자살을 강요하는 행위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인데 자살 청원을 조직적으로 했다는 이야기는 논란의 중심이 되었고 이게 사실이라면 현 상황을 반전시킬 수 없는 계기를 마련할 수도 있었지요. 이미 언론들이 블락비 동정론을 퍼트리고 있는 과정이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이런 상황들이 모두 자작극이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상황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으로까지 이어졌어요.
스트레스를 받아 병원에 입원했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서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지요. 어찌되었든 자신들의 잘못으로 만들어진 상황이지만 그 힘겨움을 이겨내지 못하고 입원할 정도였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니 말이에요. 하지만 병원에 입원한 멤버의 병명을 자극적으로 강조해 마치 이번 사태로 인해 정신병자라도 된 것처럼 부각시킨 것도 문제이고, 있지도 않은 상황을 그럴듯하게 꾸며진 논란을 부추긴 팬덤들과 모조건 옹호만 하는 그들의 모습은 돌이킬 수 없는 존재감을 각인시켜버렸네요.
그동안 조PD와 함께 출연하던 공중파는 이미 폐지가 되었고 음악방송을 제외하면 나올 수 있는 것이 없는 그들이 그토록 방송에 집착하는 이유는 알 수가 없네요. 투자한 비용이 있기에 투자비용을 회수하기 전까지는 이들을 돌려야만 한다는 논리라면 막장 인터뷰를 한 블락비나 그런 그들을 통해 투자비용 회수에만 열을 올리는 소속사나 별반 다른 것이 없네요.
길게 상황을 봤다면 쉽지는 않겠지만 자숙하고 자중하는 모습이라도 보여야만 했어요. 최소한 일주일이 되 든 열흘이 되 든 자숙을 하면서 진정한 사과를 통해 분위기 반전을 노려야만 했지요. 논란이 되었던 상황들을 네티즌들에게 휘둘리지 말고 주도적으로 이끌면서 논란을 잠재우고 새롭게 태어난 블락비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만 하는 그들은 말만 사과하고 자중한다며 방송 출연을 강행한 것은 스스로 이런 상황을 방조한 것과 다름이 없지요.
이미 상황을 돌이킬 수 없는 지경까지 왔고 방송 출연을 강행하려 해도 할 수도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 작금의 모습은 아이돌 전성시대 필연적으로 나올 수밖에 없는 한계인지도 모르겠네요. 케이팝이란 단순히 돈벌이를 하기 위함이 아닌 한 국가의 문화를 타국에 알리는 일이지요. 그런 점에서 많은 이들이 아이돌들의 문제와 한계를 이야기하면서도 그들의 대단한 성과를 찬사를 보낸 것은 누구도 해내지 못한 일들을 해왔기 때문이에요. 이렇게 힘겹게 쌓아올린 케이팝 시장을 뒤늦게 아이돌 시장에 뛰어든 블락비가 한순간에 재를 뿌리는 상황은 누가 봐도 황당할 수밖에는 없지요.
사과와 용서는 모두 진정성에서 시작되어야만 하지요. 진정성 없는 사과를 하고 왜 안 받아 주냐며 화를 내는 것은 주객이 전도된 일이 아닐 수 없어요. 그들이 진정 사과를 하고 잘못을 뉘우친다면 대중들이 미치지 않고서는 이토록 화를 내지는 않겠지요. 총체적 난국에 빠진 그들이 과연 어떤 선택을 할지 알 수 없지만 그들의 논란을 통해 최소한 다른 아이돌 기획사나 멤버, 팬덤들은 소중한 경험을 했을 듯하네요.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진정성 있는 모습을 통해 대중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기를 바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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