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4. 23. 10:11

런닝맨 개리 태업? 그게 바로 개리의 캐릭터다

런닝맨이 물총 1주년을 맞아 유재석이 다시 한 번 스파이가 되어 런닝맨들을 제압하는 과정을 담아냈네요. 마지막 순간 허를 찌르는 반격으로 유재석의 승리로 끝난 방송에서 논란의 중심은 개리였네요. 방송 중 태업에 가까운 행동들이 비난의 대상이 되었지만 바로 그것이 개리라는 캐릭터라는 점에서 의문 부호가 생기네요.

 

런닝맨 개리는 솔직한 표현이 매력이다

 

 

 

 

개리의 행동을 비판하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 송지효와의 연인 관계 설정이 사라지고 나니 더 이상 의욕을 보이지 않는 것 같다는 비판이 일고 있어요. 물론 송지효와의 관계가 중요한 캐릭터를 구축해주었고 그렇게 만든 개리의 모습이 많은 사랑을 받은 것도 당연했어요. 하지만 그것만이 개리의 모습은 아니었지요. 그리고 그런 개리가 새로운 변화를 꾀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개리의 도발을 태업으로 볼 수는 없다고 보이지요.

 

최악의 캐릭터로 불리는 지석진과 개리의 모습, 무기력한 광수와 개리의 모습을 비교해 보면 이 논란이 얼마나 무의미한지 알 수 있게 되지요. 지석진은 나름 열심히 하려는 노력을 보이기도 하지만 한없이 미미한 존재감으로 '런닝맨'에 나올 이유가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하지요.

몇몇 추리극에서 나름의 존재감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이는 제작진이 최대한 그를 돋보이게 하기 위해 노력한 결과이기도 했지요. 그나마 나름의 캐릭터를 구축하는 듯 보였던 지석진은 이후 그 어떤 미션에서도 두각을 보이지 못하고 투명인간과도 같은 존재가 되고 말았어요. 그런 지석진과 비교해보면 개리는 그만의 확실한 캐릭터를 구축하고 있지요.

 

광수가 무기력함을 극대화해서 자신의 캐릭터를 만들었듯 개리 역시 그만의 독특함으로 런닝맨에서 없어서는 안 되는 존재감을 만들어냈어요. 처음 시작할 때 평온한 개리의 얼굴이 화제가 되었던 시절을 거쳐 월요 커플인 송지효와의 알콩달콩한 러브 라인까지 그가 지속적으로 '런닝맨'내에서 자신의 캐릭터들을 만들고 구축하는 과정은 분명하지요.

 

송지효의 열애설이 모두에게 알려지며 공식화된 월요커플이 무너지며 둘 사이가 모호해진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요. 그리고 그런 무너진 관계속에서 어떻게 새로운 캐릭터로 구축해내느냐는 중요한 과제가 되었어요. 송지효와의 관계를 축으로 개리만의 캐릭터를 확실하게 보여주던 방식이, 어느날 갑자기 준비도 안된 상황에서 갑자기 사라지게 되었다는 점에서 개리에게도 고민이 되었을 듯하지요.

 

개리가 그렇다고 하하의 깐죽대는 캐릭터를 따라 갈 수도 없지요. 사석에서도 개리가 하하를 예능 사수라고 부르며 친근함을 표시하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하하만의 캐릭터를 따라할 수는 없는 법이에요. 절대강자인 김종국을 따라한다는 것도 황당하지요. 물론 개리가 오랜 시간 복싱을 했다는 점에서 자신의 강함을 숨기고 있음이 대단함으로 다가오기도 하지요.

 

마음먹고 강한 남자가 된다면 정말 거친 남자가 개리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그의 변화는 강함보다는 엉뚱함이 더욱 어울리지요. 예능에서 김종국과 복싱 대결을 펼칠 것도 아닌데 겹칠 수밖에 없는 캐릭터를 구축할 이유는 없으니 말이에요. 그렇다고 개리가 유재석 따라 하기를 한다는 것 역시 웃기는 일이 될 수밖에는 없지요.

유재석은 복제를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절대적인 존재라는 점에서 쉽게 따라 하기도 힘든 캐릭터이지요. 그런 상황에서 개리가 보여준 엉뚱한 상황은 자신의 캐릭터를 새롭게 만들어가는 과정이라고 볼 수 있었어요. 감옥에 갇힌 상황에서 너무나 태연하게 행동하는 개리의 모습은 예능에 출연한 모습이 아니었어요.

 

그가 예능을 1년 이상 하면서 이젠 어느 정도 익숙해졌음에도 그런 행동을 보인 것은 그만의 틀이 있다고 볼 수 있었지요. 바보가 아닌 이상 '런닝맨'을 지속적으로 하다보면 제작진들이 무엇을 요구하고 어떻게 극이 흘러갈지 예측이 가능한 상황에서 개리의 행동은 그 모든 것을 거스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웠어요.

 

다른 이들이 철저하게 제작진들이 준비한 일정에 따라 분주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개리는 태연하게 역으로 제작진들에게 한 방을 날려버렸으니 말이에요. 김종국은 감옥에 갇히자마자 뭔가 준비가 되어 있다며 탈옥에 대한 생각에 잠겨 있고 다른 이들 역시 탈옥에만 집중하는 상황에서 제작진이 제시한 6시간이라는 한정된 시간의 단점을 냉철하게 지적하며 허를 찌르는 개리의 모습은 그래서 재미있었어요.

 

뭔가 패널티를 주면서 탈옥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제시해야만 했던 제작진은 그저 알아서 행동하겠지 라는 안일함으로 상황을 만들었어요. 물론 예능에서 이 정도 상황이면 알아서 탈옥하고 그러면서 다양한 이야기를 만들어내면 그만이기도 했어요. 언제나 그러하듯 말이지요. 하지만 개리는 이런 묵언의 약속을 깨버리고 제작진의 안일함을 질타하고 있었지요.

 

6시간만 있으면 나갈 수 있는데 왜 자신이 탈옥을 해야 하는지 모르겠다며 그저 느긋하게 자신은 감옥에서 쉬겠다고 선언을 했어요. 다른 이들이 탈옥을 하기 위해 정신이 없는 상황에서도 개리만은 주어진 만두를 느긋하게 먹으며 신문을 읽는 여유를 부렸지요. 물론 결과적으로 상황에 밀려 탈옥을 하기는 했지만 그의 행동은 제작진들이 좀 더 부지런하게 준비를 해야만 한다는 사실을 일깨웠어요.

 

다른 멤버들이 알아서 행동하며 분위기를 만들어가기는 하지만 이는 언뜻 보기에 서로 짜고 치는 고스톱 같은 느낌을 주기도 했으니 말이에요.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그들 사이에 이 정도의 호흡은 당연하겠지만 시청자들의 입장에서는 리얼함이 떨어지는 단점으로 다가오기도 했으니 말이에요.

이 상황에서 개리가 보여준 의외의 반전은 제작진들을 놀라 게 만들었지요. 당연히 알아서 움직여야 하는 상황에서 역으로 움직이는 개리로 인해 자신들의 단점이 드러나고 '런닝맨'의 문제가 노골적으로 보여 졌다는 점에서 개리의 행동은 충분히 매력적이었어요. 정말 개리가 예능을 하기 싫었다면 하차를 하는 것이 정답이겠지요. 제작진들 역시 그런 행동을 하는 개리를 계속 출연시킬 이유도 없을 거에요. 하지만 개리는 다른 이들과 달리 확실한 자기 캐릭터를 가진 존재라는 점에서 그는 '런닝맨'에 무척이나 소중한 캐릭터임은 분명하지요.

 

개리는 태업을 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안일한 '런닝맨'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특별한 캐릭터가 되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될 거에요. 개리가 빠진 '런닝맨'을 생각해보면 그가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는 쉽게 알 수 있으니 말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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