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7. 12:25

가학과 자극만 남은 청춘불패2 폐지가 답인 이유

정체성도 잃어버리고 가학과 자극만을 앞세우려는 '청불2'는 완벽하게 실패한 후속 프로그램임이 분명하네요. 무엇을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고민도 사라진 체 오직 아이돌들을 이용한 이슈 만들기에 여념이 없는 이들에게 과거의 재미를 찾을 수는 없게 되었네요. 농촌에서 살아가는 아이돌의 일상이 재미와 의미의 핵심이었지만 이제는 그런 가치도 사라졌다는 점에서 위기는 크게 다가오네요.

 

가학과 자극만 일삼는 청불2의 문제의 해법은 기본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청춘불패2'가 이렇게 빨리 망가질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네요. 물론 시즌 1처럼 흥행에 성공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는 확신은 있었지만 이렇게 힘겹게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니 말이에요. 위기를 넘어 한계 수위까지 다다른 이유는 제작진의 선택이 무모함을 넘어 비이성적으로 흐르고 말았기 때문이에요.

 

시작부터 조금씩 어긋나기 시작한 제작진들의 판단은 기존 남자 MC들이 세 명 중 둘이 하차하며 여성 MC인 김신영이 들어오며 활기를 되찾을 것이라는 기대를 하게 했어요. 하지만 문제는 그녀의 투입과 함께 모든 것이 바뀌고 말았다는 점이 위기의 시작이었어요. 

 

'청불'은 시골에 들어간 걸 그룹들이 자생하며 그 삶을 살아가는 과정에서 재미를 느끼는 프로그램이에요. 시즌 1이 안정적으로 사랑을 많이 받을 수 있었던 이유 역시 바로 그 지점에 있었지요. 버려진 낡은 집을 새롭게 단장하고 그곳을 터전으로 삼아 텃밭을 일구고 동네 사람들과 하나가 되어 가는 과정은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새로운 재미로 다가왔었어요.

 

집을 정리하고 가꾸는 것에서부터 모든 것 하나하나를 그들이 직접해가며 비록 힘들기는 하지만, 조금씩 뭔가 하나 둘 성취를 하고 있다는 점만 해도 즐거울 수밖에는 없었지요. 화려하기만 하던 그녀들이 농촌에서 농사일을 하면서 일상의 수수한 모습들을 여과 없이 드러내는 과정은 신선함이었고 그동안 예능에서는 볼 수 없었던 특별함까지 존재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즐거웠어요.

 

하지만 '청불'의 한계는 바로 주인공들이 아이돌들이 너무 바쁘다는 사실이에요. 더욱 케이팝이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으며 해외 활동이 많아진 그녀들이 자주 자리를 비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되었고 이런 일들이 너무 잦아지자 멤버 교체도 진행되는 등 나름의 자구책을 세우기도 했지만 끝내 근본적인 한계를 넘어서지는 못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너무 바쁜 걸 그룹들로 인해 안정적인 성공을 가져가던 '청불'은 막을 내려야만 했으니 말이에요. 시청률이 터무니없이 낮게 나와 어쩔 수 없이 폐지 수순을 밟은 것이 아니라 많은 시청자들이 방송을 원하는 상황에서도 출연진들이 너무 바쁜 나머지 종영을 해야만 했던 그들의 부활은 어쩌면 당연했어요. 이미 성공 방식은 드러났고 걸 그룹들에 대한 사랑이 여전한 상황에서 그들에게 실패보다는 성공이 더욱 크게 다가왔을 테니 말이에요.

 

하지만 그들은 첫 단추부터 잘못 끼우고 말았어요. 남자 MC 3인방을 내세우며 어설프게 남녀 균형을 맞추려는 노력 자체가 문제로 지적되었고 이로 인해 기본적인 지향점이나 틀 자체가 망가진 것도 문제였지요. 더욱 시즌 1과 달리 그럴 듯한 집을 지어놓고 그녀들에게 어촌의 일을 수행하도록 하는 행위 역시 시청자들의 반감을 불러왔어요. '청불'을 좋아했던 시청자들은 인위적으로 만들어진 공간에서 인형 노릇을 하는 그녀들을 보고 싶지는 않았기 때문이지요.

 

이장 역할을 하는 이수근의 메인 MC로서의 역량에 한계가 명확했고 붐의 어설픈 나대기는 분명한 호불호로 다가오며 재미를 놓치기만 했어요. 여기에 걸 그룹들의 잦은 공백은 더욱 큰 문제로 다가올 수밖에는 없었지요. 시즌 1에서 결정적인 문제로 다가왔던 걸 그룹들의 공백은 첫 회부터 이어져 지속적으로 문제로 다가온다는 점에서 과연 시즌2가 무엇을 무기로 내세울 수 있는 것인지 모호하기만 했어요.

 

좀처럼 시청률이 오르지 않자 시간대를 주말 저녁 시간대로 옮기고 남자 MC 2명을 하차시키고 김신영을 투입시키는 강수를 두었어요. 기존 걸 그룹 멤버 2명도 하차를 시키며 에이스만을 데리고 방송을 하겠다는 그들의 의지는 이해가 되었지만 바뀐 포맷은 정체성마저 흔들어 놓았다는 점에서 본격적인 위기는 시작되었지요. 농촌이든 어촌이든 시골로 들어가 그곳의 삶을 체험하고 동네 주민들과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에서 재미와 의미를 찾을 수 있는 '청불'이 뜬금없이 남녀 아이들 데이트 방송으로 전락하고 말았으니 말이지요.

 

농사일은 전혀 등장하지도 않고 오직 장소로만 활용되는 대부도에서 그들은 매 회 새로운 남자 아이돌들을 초대해 게임을 벌이는데 주력하기만 하네요. 이제 그것도 모자라 자극적인 게임을 통해 관심을 받기 위해 안달이 난 제작진들로 인해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까지 나아가고 말았어요.

 

항아리 벌칙을 통해 게임의 재미를 극대화시킨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고춧가루, 물, 박 등이 등장하며 자학으로 치닫기 시작한 모습은 보기 좋지 않았네요. 여기에 소의 혀로 머리를 핥게 만드는 과정에 왜 고수하고 재미있어 하는지 알 수가 없을 정도네요. 한 번 정도 나올 수도 있는 아이템이기는 했지만 이를 매주 누구에게나 당할 수밖에 없는 벌칙의 하나로 내세우는 이유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네요.

 

남자들도 기겁하는 일을 여자 출연자들에게 강요함으로서 그 모습을 즐기는 이들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제작진들의 행태는 변태나 다름이 없었으니 말이에요. 미친 듯이 걸 그룹 몸무게에 집착하고 이를 위해서 다양한 게임을 만들어내는 제작진들의 의도는 황당하기만 하네요. 이 모든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뽕'사건은 그들의 정체성을 흔들기에 부족함이 없었네요. 일부에서 조작 논란까지 일고 있는 이 '뽕'사건은 그들이 얼마나 황당한 존재들인지를 명확하게 했으니 말이에요.

 

게임이 모두 끝난 후 남겨진 검은 뽕의 정체를 찾겠다며 설레발을 치는 붐으로 인해 모든 것은 시작되었고 김신영이 직접 출연했던 걸 그룹 멤버들의 가슴을 만지고 들여다보는 과정을 여과 없이 보여주는 과정은 당황스러울 정도였어요. 마치 일본의 심야 방송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듯한 제작진들의 망조든 행위로 인해 청소년들이 자주 보는 주말 저녁 시간을 황당하게 만들어버린 이 사건은 그들이 폐지되어야만 하는 이유로 다가오네요.

 

방송의 정체성도 사라지고 오직 자극적이고 가학적인 행위들로만 연명하는 '청불2'가 더 이상 존속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 어디에도 없어요. 걸 그룹들이 나와 왜 하는지도 모르는 게임을 하면서 대부도에서 촬영을 해야 하는 것일까요? 그저 스튜디오에서 해도 되는 촬영을 굳이 그곳까지 가서 하는 이유가 무엇일까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황에서 점점 자극에 목말라하고 가학까지 첨가되며 안드로메다로 날아가 버린 '청불2'는 조기 폐지가 답일 수밖에는 없어 보이네요. 그렇지 않다면 초심으로 돌아가 모든 것들을 새롭게 시작하지 않는 한 '청불2'의 논란은 이제 시작 수준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에요.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