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5. 27. 08:03

닥터진, 의외의 사극 연기 보인 김재중 그의 변화에 주목하는 이유

시작부터 과거로 타임슬립한 송승헌의 모습은 흥미로웠어요. 전체적인 이야기야 원작의 틀에서 벗어나지 않기에 새롭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조선시대로 간 의사가 과연 어떤 재미있는 에피소드들을 만들어나갈지 기대되었지요. 하지만 메인으로 극을 이끈 송승헌보다 시작부터 적이 되어버린 김재중이 더욱 주목되었던 것은 의외의 강렬함이 존재했기 때문이네요. 이 상황에서 가장 중요해진 존재는 바로 이범수네요.

 

이범수가 균형을 잡고 탁월한 연기력으로 극을 이끌어야 한다

 

 

 

 

 

이야기 진도는 상당히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어차피 일본 원작을 보고 이 작품을 보는 분들이 많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어설프게 이야기를 끌어가면 원성만 높아질 수 있기 때문이지요. 일본 원작과 변별성을 가질 수 있는 요인은 조선시대라는 상황이 주는 변화와 그 안에서 이어지는 에피소드의 차이라는 점에서 빠른 이야기 전개는 그래도 흥미로웠네요.

숲에 떨어진 진혁이 우연히 도적떼들의 습격을 받은 포졸들과 싸움을 하는 장면을 목격하지요. 현대라고 생각하는 진혁에게 이 상황은 영화나 드라마 촬영 장면이라고 밖에는 생각할 수가 없었어요. 하지만 자신의 눈앞에서 도적이 총에 맞아 죽는 상황이 벌어지고 이는 꾸며진 상황이 아니라 실제 상황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도망치기 시작하지요.

 

열심히 도주하던 그는 그만 벼랑에서 떨어지고 구사일생으로 가방끈이 벼랑 끝에 걸려 목숨만은 건지게 되지요. 이런 급박한 상황에 술 취한 하응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진혁은 여전히 자신이 조선에 와 있는지 확신을 하지 못한 채 죽지 않았음에 감사를 드릴 뿐이지요.

 

'닥터진'은 시작과 함께 핵심적인 인물들인 진혁, 김경탁, 이하응이 모두 등장했다는 점은 흥미로웠어요, 보통 메인을 전면에 등장시켜 관심을 유도하고 이후 다른 인물들이 나오는 것과 달리, 이렇게 주요 인물들이 첫 회 시작과 함께 모두 등장한 것은 의외였기 때문이지요. 시작과 함께 이렇게 등장한 인물들과 그렇게 엇갈리게 되는 과정들은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여준다는 점에서 옳은 선택이었다고 보네요.

 

안동김씨의 최고 실세인 좌의정 김병희의 서자인 경탁은 자신의 아버지에게 가는 뇌물을 탈출하려던 무리들과 대립하고 있었고 현장에서 놓친 이상한 차림새를 한 진혁도 한패라고 확신을 하지요. 안동김씨에게는 눈엣가시이기도 한 왕족이지요. 목숨을 부지하기 위해 비굴하고 제멋대로의 삶을 선택한 그가 현대에서 타임슬립한 진혁을 만난 것은 우연 같은 필연일 수밖에는 없었지요. 그리고 그런 우연은 결국 그를 대단한 존재로 만들어간다는 점에서 이하응이라는 존재는 중요할 수밖에는 없어요.

 

진혁과 이하응이 말 그대로 좋은 편을 형성하고 있다면 김경탁은 이들과 대립하는 나쁜 편이라는 점에서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네요. 아버지이지만 서자라는 이유로 아버지를 아버지로 부르지 못하는 경탁은 아버지의 마음에 들기 위해 최선을 하다고 그 과정에서 진혁과는 적이 될 수밖에 없는 관계로 굳어질 수밖에는 없지요. 이런 상황에 진혁이 경탁이 사랑하는 유일한 존재인 영래의 사랑을 한 몸에 받게 되며 진혁과는 돌이킬 수 없는 관계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점은 중요하지요.

 

김재중이 연기하는 김경탁은 드라마에서 구분하는 관계에서 보면 나쁜 존재에요. 그렇다는 것은 그가 착한 편인 진혁을 괴롭히는 존재로 등장한다는 의미이고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그가 악역을 한다는 것은 의외의 선택이라는 점에서 흥미롭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지요. 악역이기에 미워해야 하는데 그 악역이 미워할 수 없는 존재라는 점은 자연스럽게 극의 몰입에 문제를 줄 수도 있는 문제이지요.

 

 

흥미로운 것은 김경탁이 극이 진행되면서 변화를 가져갈 수 있는 존재라는 점이에요. 타고난 악역이 아닌 악할 수밖에 없는 아니 그가 처한 상황 속에서 행하는 일들이 악한 일이 아닌 당연한 일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행동은 당위성을 찾을 수밖에는 없고 그런 그의 모습은 결국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위해 스스로 아버지에 반기를 드는 역할로 변할 가능성이 높아 보이기도 해요.

 

진혁과 반대 입장에서 아버지를 지키고 그의 허수아비 역할을 할 수밖에 없던 그가 어떤 이유로 변화를 가져가고 진정한 존재감을 보여줄지는 첫 회부터 어느 정도 예상 가능했다는 점에서 김재중의 변화를 집중해 봐도 좋을 듯하네요. 이해할 수 없는 존재인 진혁과 자신이 사랑하는 유일한 여인이 영래마저 잃게 된 상황에서 그가 지독한 악당이 아니라 진정한 사내의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게 되는 과정은 곧 이야기가 하이라이트에 도달하는 시점이 될 수밖에 없기에 김재중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이 시점 폭발하듯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송승헌은 여전히 연기력에서 아쉬움을 드러내는 모습이었어요. 그나마 조선 시대로 간 이후 이야기가 긴박하게 이어져서인지 다행이었지만, 현대물에 등장한 그의 모습은 어색함으로 다가왔으니 말이지요. 그런 그와 달리, 사극에 처음 등장하는 김재중의 모습은 의외로 잘 어울렸어요. 권력을 가진 좌의정의 서자로 태어나 많은 것들이 억압된 삶을 살아야 했던 그가 냉혹한 종사관으로 변한 모습은 의외로 자연스러웠어요.

 

영래의 정혼자이지만 자신의 오빠를 살린 진혁을 보고 한 눈에 반하게 되는 과정과 그런 모습을 지켜보며 힘겨워 해야만 하는 경탁의 모습은 이미 슬픔을 예고하고 있지요. 그런 지독한 슬픔이 과연 어떤 식으로 드러날지는 알 수 없지만 '보스를 지켜라'와 유사한 형식으로 흘러갈지도 모른다는 의구심도 들기는 하네요.

 

사랑했지만 자신이 아닌 다른 사람을 바라보는 여인에 상처를 입고 그렇지만 그녀의 행복을 위해 응원하는 차무혁의 모습이 김경탁에게서 나온 다는 것은 재미있기는 하지만 아쉽기만 하네요. 작가의 의도가 무엇인지 알 수 없지만 드라마의 캐릭터가 이렇게 이어져버린다면 김재중으로서는 아쉬울 수밖에 없으니 말이에요.

 

'닥터진'을 이끄는 실질적인 존재가 이범수라는 것은 첫 회부터 잘 드러났지요. 진혁과 함께 움직이며 다양한 모습을 드러낸 그가 안동김씨와 적대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그들에 대립하는 왕족으로서 모습을 찾아가는 과정은 곧 '닥터진'의 핵심적인 이야기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이범수의 존재감은 갈수록 커질 수밖에는 없지요. 여기에 탁월한 연기력을 가진 그의 역할은 송승헌과 김재중 사이를 오가며 균형을 맞춰줘야만 한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하게 다가오기만 하네요.

 

 

송승헌을 죽음으로 몰아가지만 결국 그를 도와줄 수밖에 없게 되는 김재중의 변화에 주목해야만 하는 이유는, 그런 김재중의 극적인 변화가 '닥터진'을 흥미롭게 만드는 열쇠가 되기 때문이에요. 원작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우리만의 이야기를 만들어야 하는 상황에서 의사 진혁과 이하응이라는 존재는 크게 변할 수는 없어요. 그와 대립하는 존재인 김경탁이 어떤 식의 변화를 가져가는지에 따라 이야기의 흐름이 바뀔 수 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중요할 수밖에는 없으니 말이에요.

 

다른 배우들이 연기로만 오랜 시간 활동해온 전통파라는 점에서 김재중은 부족한 부분들이 많을 수밖에는 없어요. 그럼에도 첫 회 등장한 그의 모습은 다른 배우들과 비교해도 크게 부족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는 점에서 흥미롭지요. 아이돌 출신 배우의 한계를 넘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은 첫 회 등장해 김경탁이라는 인물에 대한 완벽한 연기가 증명하고 있으니 말이지요.

 

첫 회 이야기만으로 모든 것을 이야기하기는 힘들지만 의외로 사극마저 어울리는 김재중과 여전히 좋은 연기력으로 매력을 발산한 이범수의 모습을 흥미로웠어요. 조금 어색한 부분들이 드러나기는 했지만 송승헌의 연기 역시 다른 드라마에 비해 안정적이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네요. 송승헌과 김재중의 사랑을 독차지하는 박민영이 과연 어떤 역할로 극을 흥미롭게 만들어갈지도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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