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6. 13. 08:03

무한도전 멤버의 외주 논란 강경 발언에 우리가 열광하는 이유

김재철 사장이 건드려서는 안 되는 무한도전을 외주화를 검토하겠다고 밝히며 논란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커지고 말았네요. 이 상황에서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었던 것은 어쩔 수 없이 무도 멤버들이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냐였어요. 그리고 그 답은 많은 이들이 기대했던 것과 같았네요.

 

무도 외주? 그럼 우린 출연하지 않는다

 

 

 

 

지난 12일 가장 핫한 이야기는 바로 무한도전과 관련된 이야기였어요. 벌써 19주 연속 결방을 하고 있는 무한도전이 갑자기 화제가 된 것은 김재철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공개적으로 무한도전을 외주해서 정상 방송하겠다는 발언이 여론화되며 인터넷은 발칵 뒤집히고 말았네요. 

 

예능 프로그램 하나를 외주 주겠다는 것도 아니고, 줄 수도 있다는 이야기만으로 이런 대단한 반항이 일어나는 것은 무한도전이기에 가능한 것이겠지요. 무한도전이 그동안 가지고 있었던 상징성과 이로 인해 구축된 가치들이 모두 쏟아져 나온 결과 일거에요. 더욱 MBC 파업과 관련해 상징적인 존재로 부각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대표적인 방송이라는 점과 수장인 김태호 피디가 강경하게 파업의 정당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동안 무한도전이 보여준 가치들은 단순히 무한도전 멤버들만 등장해서 해소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지요. 무한도전이 담고 있는 풍자의 깊이는 그저 출연진들이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에요. 물론 꽁트를 만들거나 일상적인 행위의 연장을 도전하는 형식은 누가 해도 할 수는 있을 거에요. 하지만 무한도전에 열광적인 지지를 받는 이유가 단순한 예능을 뛰어넘는 가치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리고 그 중심에 김태호 피디가 존재한다는 점에서 그가 빠진 무한도전은 무한도전 일수가 없기 때문에 외주화 논란은 그곳에서부터 시작되는 것이지요.

 

김재철 사장이 사퇴를 하지 않고 버티며 무한도전을 외주를 준다고 한들 과연 시청자들이 아무런 생각 없이 볼 것이라고 판단하는 것일까요? 절대 그렇지 않을 거에요. 문제는 더욱 복잡하고 겉잡을 수없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테니 말이지요.

 

갑론을박이라고는 하지만 대다수의 의견은 무한도전의 외주화는 있을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요. 방송 파업을 부정적인 눈으로 보는 이들에게는 무한도전의 외주화도 별다른 감흥 없이 받아들이는 분위기이기는 하지요. 언제까지 토요일 예능을 재방송으로 채울 수는 없는 것이라는 논리로 외주를 하든 어떻게 하든 방송 정상화를 하는 것이 순리 아니냐는 식의 발언이에요.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미봉책만 늘어놓는다고 정상화되는 것은 아니겠지요. 순리를 따르자면 언론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게 만든 김재철 사장이 퇴진을 하고 언론 정상화를 위한 노력이 시작되는 것이 곧 정상화일 테니 말이에요.

 

무도빠를 자처하는 만화가 강풀은 자신의 분노를 담아 벽돌을 든 자신의 캐리커처를 그려 SNS에 올리기까지 했지요. 삽시간에 강풀 작가의 그림은 엄청난 속도로 퍼져나갔고 이는 곧 무한도전에 대한 대중들의 시각이 무엇인지를 극명하게 드러낸 일이기도 했어요.

 

"만약 '무한도전'이 외주제작 되더라도 그 '무한도전'에 출연하는 걸 과연 시청자들이 바라겠느냐. 아무래도 출연은 어려울 것이라 본다"

 

"'무한도전' 멤버들과 김태호PD는 파업 130여일이 지난 지금도 끈끈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많은 이들이 관심을 가지고 기다렸던 것은 어쩌면 출연진들의 의견이었지요. 현재 상황에서 무한도전이 외주화 된다고 해도 출연은 어려울 것이라고 밝힌 그들의 의견에 많은 이들이 환호를 보내는 이유는 그것이 답이기 때문이에요. 그들이 외주화도 상관없다. 우린 무한도전을 사랑한다며 무조건 정상화가 되어야 한다고 외쳤다면 그 순간 무한도전이 더 이상 과거의 무도가 아닌, 해체 수준으로 돌입하는 상황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에요.

 

앞서도 밝혔지만 무도는 그저 단순한 예능의 범위를 뛰어넘은 존재이고 그런 가치를 만들어낸 핵심적인 인물이 김태호 피디인데, 그가 빠진 상황에서 무도 멤버들만 등장해 만들어낸 무도는 무도가 아니기 때문이에요. 그럴 일은 절대 없겠지만 그들이 김태호 피디가 제외된 상황에서 무도 촬영에 임하게 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을 감당할 수도 없게 되겠지요.

 

그렇다고 이들의 생각을 강요할 생각은 없어요. 다 큰 성인들에게 강요한다고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가치관들이 바뀌는 것도 아니니 말이지요. 그들이 이런 생각을 드러낸 것은 그것이 자연스러운 반응이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에요. 그동안 오랜 시간 방송된 무도와 이를 통해 열정적인 관심과 사랑을 보낸 시청자들이 무엇을 원하고 왜 무도를 사랑하는지는 그들도 충분히 알고 있기 때문이지요.

 

그들이 사랑받는 이유를 알고 있으면서도 그 가치를 버린 채 시청자들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다는 오만함을 보일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더욱 그들은 파업 기간 중에도 무한도전 녹화 일에는 함께 연습실에 모여 아이디어 회의 등을 꾸준하게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들을 어설픈 외주로 갈라놓을 수는 없는 일이지요.

 

궁지에 몰린 사측이 연예인들에게 가증스러운 선택을 강요하는 일이 생긴다면 이는 곧 수많은 시청자들의 분노로 이어질 수밖에는 없을 거에요.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고민하지 않은 채 모두를 바보로 만드는 행위나 다름없기 때문이에요. 이미 침묵하고 있던 많은 이들이 무도를 흔드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며 김재철 사퇴에 대해 강력한 발언들을 쏟아내기 시작했다는 것은 그 스스로 해서는 안 되는 일을 저지른 대가일 거에요.

 

방송사 총파업을 그저 언젠가 끝나는 남의 일 정도로 생각하던 이들도 무한도전 외주화 검토 논란으로 적극적으로 파업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지요. 그 과정에서 김재철 사장이 엄청난 금액의 배임 혐의를 받고 있다는 사실과 왜 그가 사퇴를 해야만 하는지에 대한 공감대가 급속도로 퍼지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최악의 수를 둔 김재철 사장은 자신의 발등을 찍은 꼴이 되어버렸네요.

 

무한도전 멤버들의 외주화되면 출연하지 않겠다는 발언은 너무나 당연한 발언이었어요. 그리고 많은 이들이 그들의 발언에 열광적인 호응을 보내는 것 역시 자연스러운 수순이지요. 김태호 피디가 빠진 무한도전은 무한도전이 아니기 때문이에요. 김재철 사장 하나만 사퇴하면 모든 일들이 끝나는데 그 권력을 놓치 않으려 하는 모습은 한없이 추해 보이기만 하네요. 그리고 무한도전의 정상화는 김재철 사장의 퇴진과 함께 시작된다는 사실을 그만 모르고 있는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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