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5. 08:20

김연아 트위터 입장 표명도 필요 없다

현존 최고의 스타는 여전히 김연아지요. 동계 올림픽 피겨부문 최초 금메달리스트라는 수식어와 함께 그녀가 가지고 있는 다양한 능력과 스타성은 그 누구도 근접하기 힘든 특별함이었어요. 그런 그녀와 찰떡궁합을 보이며 최고의 시즌을 보낸 오서 코치와 헤어지게 되며 말들이 많네요.

김연아가 잘못이라도 했나?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헤어진 결과보다는 '왜 헤어져야만 했는가'에요. 누가 봐도 천상의 궁합이었던 그들이 헤어져야만 했던 이유는 분명이 존재할 수밖에는 없어요. 그리고 그런 이유는 그들이 갈라서야만 하는 원인이 되었죠. 현재까지 브라이언 오서나 김연아 모두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기에 일방적으로 어떤 주장이 옳다라고 확신을 할 수는 없어요.

김연아와 오서는 여자 피겨 사상 전대미문의 역사를 기록한 환상의 조합이었어요. 주니어 시절부터 최고의 자리를 차지하던 김연아가 시니어가 되어 세계 최고의 선수가 되는 과정에서 오서 코치와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을 빼놓을 수가 없어요.

그들과 함께 한 연아는 그들을 만나기 전과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며 경쟁자들과는 월등한 실력 차이를 보이고 여자 피겨 역사상 최고의 선수가 될 수 있었어요. 분명 연아가 가지고 있는 천부적인 재능과 끊임없는 노력이 전제 조건이 되었다는 것은 당연하죠.

여기에 세계적인 코치진들의 노력이 더해져 누구도 상상할 수 없었던 역사는 쓰여 질 수 있었던 것이죠. 2007년부터 시작된 그들과의 시간들을 통해 김연아는 그랑프리 파이널 3회 우승, 세계선수권 1회 우승과 올림픽 금메달까지 여자 피겨 선수로서 가질 수 있는 모든 영광을 누릴 수 있었어요.

2007년 '록산느의 탱고'를 시작으로 2008-2009 시즌 '죽음의 무도'와 '세헤라자데'에 이어 최고로 손꼽히는 '007 제임스 본드 메들리'와 '조지 거쉰의 협주곡'으로 김연아 평생의 소원이었던 동계 올림픽 금메달까지 따게 해주었어요. 제목만 들어도 김연아의 연기가 생각날 정도로 피겨에 문외한이었던 많은 이들에게조차 김연아는 스타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올림픽이 끝나고 김연아는 변화가 많았어요. 우선 그동안 몸 담아왔던 소속사를 떠나 자신만의 매니지먼트사인 '올댓스포츠'로 옮긴 후 올림픽 이후 행보에 관심이 많았던 많은 이들에게 꾸준한 운동을 하는 모습을 보이며 다음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목에 거는 김연아를 기대할 수 있었어요.

물론 그 축복받는 자리에 오서 코치도 함께 라는 생각을 아마 대부분은 하고 있었다고 생각해요. 문제는 지난 5월부터 타 선수 코지 제의설 등으로 인해 서로의 관계가 멀어지며 오서 코치 없이 김연아 혼자 운동을 해왔다고 하네요. 

올림픽 전부터 김연아의 라이벌이었던 일본의 아사다 마오의 코지 제안 설이 있어왔고, 올림픽 이후에도 꾸준하게 제기되었던 상황에서 불거진 이번 논란은 당연하게도 아사다 마오와 연결될 수밖에는 없어요. 만약 이게 사실이라면 숙명의 라이벌인 마오와 연아를 모두 가르치겠다는 논리일 수밖에는 없고 이는 두 선수 모두 받아들일 수 없는 상황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오서 코치는 IMG와 계약을 하면서 완벽하게 김연아와 선을 긋게 되었어요. IMG는 여자 피겨 계를 좌지우지 하는 매니지먼트사로서 김연아가 연일 신기록을 세우며 독주를 하자 노골적으로 반 김연아 전선을 펴며 마오에게 유리한 정책들을 만들어나간 곳이기도 하죠.

24일 오전 브라이언 오서 코치의 매니저인 데이빗 베이든은

"오서 코치와 트레이시 윌슨 코치가 3일(한국시간) 김연아의 어머니이자 매니지먼트사 올댓스포츠 대표인 박미희 씨에게 해고 통보를 받았다"
"갑작스럽고 예기치 않은 결정에 대해 아무런 이유도 듣지 못했다"


는 말로 자신들이 일방적으로 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말했어요. 당연하게도 김연아의 매니지먼트를 하고 있는 올댓스포츠에서는 이와 상반된 주장을 하고 있지요.

"지난 5월, 타 선수 코치 제의설로 김연아와 오서는 서로 불편한 관계를 유지했다. 이러한 관계로 인해 김연아는 지난 6월부터 사실상 혼자 훈련을 해왔다"
"8월 초 김연아측은 오서코치에게 공백기를 가지자는 제안을 하였고 오서 코치는 이에 동의했으며 김연아는 오서 코치 없이 홀로 훈련을 하고 안무가인 데이비드 윌슨 코치와 안무 연습을 진행해왔다"


김연아 측에서는 코치 제의 설로 소원한 관계를 불러왔고 이로 인해 공백기를 가질 수밖에는 없었다는 주장이에요. 이런 상황에서 오서 코치가 자신은 해고당했다는 표현을 쓰며 언론 플레이를 하는 상황은, 대외적으로 김연아 선수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을 만들기에 충분했죠.

안타까운 것은 일부이지만 국내에서도 김연아가 금메달을 따더니 자신을 만들어준 스승을 버렸다는 논조로 비난하기에 바빴어요. 전후 관계도 상관없이 금메달을 만들어준 코치와 헤어졌다는 것만으로도 문제가 된다는 식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정말 비판을 하고 싶다면 정확한 내용들을 확인한 후 잘잘못을 따져야겠지요. 현재까지 드러난 상황은 아사다 마오를 비롯한 타 선수들의 코치 제의 설이 실제 있어왔던 것은 사실이고 이로 인해 서로 관계가 소원해졌다는 것도 사실이에요. 누가 먼저 헤어지자고 말을 했느냐가 중요할 수 있지만 이는 무척이나 민감한 부분이기에 서로의 입장은 달라질 수밖에는 없지요.  

어차피 헤어져야만 하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는 도덕적인 측면이나 팬들이 바라보는 시각에 커다란 영향을 줄 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에요. 더욱 오서 코치는 국내 CF에도 출연하고 명예 시민증까지 받으며 영웅대접을 받았던 상황에서 마오(?)를 위해 연아를 버렸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된다면 엄청난 후폭풍이 일수밖에는 없기 때문이지요.

이런 상황에서 김연아가 무언가를 해명해야 한다는 상황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해요. 물론 그만큼 그들의 관계가 좋았고 결과마저 환상적이었기에 기대 심리도 높아질 수밖에는 없었지만 코치와 제자간의 관계는 언제든지 상황에 따라 바뀔 수는 있는 것이죠.

자연스러운 현상일 수밖에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렇듯 뜨거운 감자처럼 다가오는 것은 그만큼 김연아에 대한 관심이 높기 때문이겠지요. 브라이언 오서가 아니어도 김연아는 자신이 가진 기량을 더욱 발휘해 수준 높은 경기를 보여줄 것이라 확신하고 있어요.

그렇기에 오서 코치와의 논란은 더 이상 무의미하고 더욱 스승을 버렸다는 식의 김연아 비난 발언들은 이제는 사라져야만 할거에요. 김연아의 잘못도 아닌 상황을 해명까지 하고 트위터에 까지 자신의 답답함을 토로해야 하는 상황은 안타깝기만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