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3. 08:15

처진 달팽이의 방구석 날라리가 개가수 중 갑인 이유

개그맨의 가수 겸업이 화제가 되고 있지요. 개그맨과 가수를 합해서 '개가수'로 불리는 이 장르의 최고봉은 UV이지요. 현재 그들의 활동이 없지만 개가수라는 유행어를 만들어낸 이들로 인해 '형준이와 대준이'가 화제가 되며 여전히 개가수의 인기를 확인해주었지요. 

 

이제 개가수의 기준은 유재석과 이적의 처진 달팽이다

 

 

 

 

유세윤과 뮤지가 함께 뭉쳐서 만든 UV는 센세이션이라는 단어가 가장 적합했을 듯하지요. 2010년 등장과 함께 기존의 가수들마저 무색하게 만들 정도로 대단한 화제였지요. '쿨하지 못해서 미안해'는 싼티 뮤직비디오와 적나라한 가사가 주는 새로움은 UV만이 가지고 있는 장점이었어요.

 

기성 가수인 박진영과 함께 '이태원 프리덤'을 함께 만들 정도로 UV는 단순한 개가수를 넘어 진정한 가수의 범주로 인정받기까지 했지요. 단순한 개그맨의 이탈이 아니라 새로운 개념의 가수의 탄생을 알렸다는 점에서 UV의 역할은 대단했어요. 

 

UV의 맥을 이어가는 개가수는 정형돈과 데프콘이 의기투합해 만든 '형돈이와 대준이'이지요. 이들의 음악적 방식이나 형식이 UV와 유사점이 많다는 점에서 이들은 UV의 영향을 많이 받은 존재라고 볼 수 있어요. 가사가 주는 재미나 단순 명쾌한 음악이나 싼티 뮤직비디오까지 철저하게 UV의 그늘을 의지했다는 점에서 이들은 UV에서 자유롭지는 못했지요. 

 

기성 가수들과는 확연하게 비교가 되는 개가수이지만 대중들의 사랑은 그들 못지않았어요. 일수 가방을 옆에 끼고 양아치 복장을 하고 노래를 하는 그들은 그 모든 것이 개가수임을 증명해주었으니 말이지요. 하지만 UV나 형돈이와 대준이를 능가하는 진정한 개가수의 등장은 흥미롭기만 하네요.

 

유재석과 이적의 결합이라는 사실만으로도 이미 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처진 달팽이'의 등장은 기존 UV나 형돈이와 대준이와는 비교도 안 될 정도이지요. 이들도 많은 관심을 받으며 화려한 성과들을 올리기는 했지만 최고수들의 만남이 '처진 달팽이'를 능가하기는 힘들기 때문이지요.

 

이미 지난 해 '무한도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에서 뭉쳤던 이들은 방송을 통해 음악적 성취가 얼마나 뛰어난지를 잘 보여주었어요. '말하는 대로'는 당시 최고의 히트 곡이었고 현재도 많은 이들이 좋아하는 곡이라는 점에서 이들의 재결합은 무도 팬이나 유재석이나 이적의 개인 팬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지요.

 

뮤지나 데프콘을 음악적인 능력으로 단순히 평가할 수는 없지만 이적을 능가하는 존재감은 아니었지요. 이적은 등장하는 순간부터 현재까지 최고라는 수식어를 달고 다니는 존재라는 점에서 비교가 쉽지 않아요. 유재석은 말하지 않아도 그가 가지고 있는 존재감은 쉽게 설명이 되지요. 유세윤과 정형돈이 많은 팬들을 가지고 있는 스타임은 분명하지만 국민 MC 유재석을 능가한다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에요.

 

이렇듯 가수와 개그맨 중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이들이 하나가 되어 개가수 대열에 본격적으로 하나가 되었다는 사실은 개가수라는 개념을 새롭게 쓰게 하고 있네요. 7월 2일 공개된 티저 영상 하나만으로도 이미 많은 이들이 열광하는 이유는 그들이 보여준 가치를 기대하는 것이지요.

 

지난 해 만들어낸 주옥같은 곡들에 대한 기대감과 함께 티저에서 드러난 그들만의 특별함은 이미 대중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했으니 말이지요. 유재석이 좋아한다는 클럽 분위기를 물씬 풍기고 80년대 유로 댄스 음악과 유사한 방식으로 만들어낸 '처진 달팽이'의 음악은 매력적이었어요.

 

서정적이었던 '말하는 대로'와 달리, 유로 비트가 들어갔던 '압구정 날라리'의 후속곡 같은 '방구석 날라리'는 흥미롭기만 하네요. 우선 유재석의 절친인 박명수가 뮤직 비디오에서 지디를 패러디하며 재미를 던져 주고 있지요. 이미 무도에서 빅뱅 패러디를 하면서 보여주었던 지디에 대한 사랑이 이번 뮤비에서도 그대로 드러난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만 하네요.

 

더욱 흥미로운 것은 바로 '방구석 날라리'에 들어가 있는 의미이지요. 금요일 저녁 즐거운 파티를 하고 싶지만 현실은 항상 방구석에만 쳐 박혀 있어야 하는 젊은이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는 점이 중요하지요. 청년 실업이 극대화되고 쫓기듯 세상을 살아야 하는 청춘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에서 '말하는 대로'의 가사가 주는 진중함과 유사하기도 하네요.

 

이적이 이런 복장을 하고 노래를 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지만, 지난 무도에서 유재석과 형광색 옷을 입고 행복해 하던 그의 모습은 보는 이들마저 즐겁게 만들었네요. 이번에는 좀 더 진화한 패션으로 유재석만이 아니라 스스로도 충분히 즐기는 음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처진 달팽이'는 단순한 재미를 위한 시도가 아닌 충분히 고민해서 내놓은 작품이 아닌가라는 생각도 하게 되네요.

 

물론 '무도 서해안 고속도로 가요제' 1주년을 맞이한 이벤트성이 강하기는 하지만 이적의 탁월한 음악성과 유재석이 가지고 있는 대중성이 하나로 모였을 때 어떤 대단한 결과가 나올지는 여전히 흥미롭지요. 이미 한차례 경험만으로도 행복했던 팬들에게 잊지 않고 찾아 온 '처진 달팽이'는 반갑기만 하네요. 

 

무도를 다섯 달 동안 제대로 보지 못했던 팬들에게도 '처진 달팽이'의 등장은 무도를 간접적으로 볼 수 있는 경험이기도 해요. 더불어 지난 해 많은 이들에게 주었던 감동이 되살아날 수 있다는 점에서도 음악 외적으로도 무도 팬들에게 '처진 달팽이'는 무도를 다시 떠올리게 하는 중요한 존재로 다가오네요. 방송을 하고 싶지만 할 수 없는 처지가 '방구석 날라리' 가사와도 유사하니 말이지요. 

 

기존의 개가수와는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절대 강자들의 모임인 '처진 달팽이'가 과연 어떤 활동을 해줄지 기대되네요. 이미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성과를 냈던 둘이 하나가 되어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줄 수 있을지도 새삼스럽게 궁금해지는 부분이 아닐 수 없네요. 언제나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는 유재석과 이적. 그들은 이제 개가수 중에서도 갑이 될 수밖에는 없을 듯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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