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15. 12:23

닥터진 모두에게 버림받은 경탁, 김재중의 반전은 이제 시작이다

살아서는 안 되는 사람이 살고 그로인해 누군가는 죽어야 하는 운명이라는 슬픈 사실은 결국 누군가에게는 불행이 될 수밖에는 없습니다. '닥터진'에서는 그 운명의 수레바퀴에 가장 슬픈 존재는 바로 김경탁이지요. 사랑하는 사람에게 버림받고 아버지에게도 버림받은 그에게 남은 것은 이제 존재하지 않습니다. 과연 그는 그 슬픔 속에서 어떤 반전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궁금하기만 하네요.

 

흥선군을 저격한 김경탁, 그 슬픔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자신의 결혼을 앞두고 사라져버린 영래로 인해 김 대감의 분노는 극에 달합니다. 당장 잡아들여 관노로 만들어버리라는 불호령에 김경탁이 할 수 있는 것은 그리 많지가 않았습니다. 죽음에서 살아 돌아온 영휘가 흥선군을 돕게 되는 상황은 그들의 운명이 다시 한 번 서로에게 목숨을 요구하는 관계가 될 수밖에 없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암이 깊어지며 죽음이 다가오기 시작하며 영래의 목숨은 촌각을 다투는 상황까지 오게 되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진혁을 살리기 위해 자신을 숨기기만 하던 영래는 천주교 신자로 가끔 들리던 집으로 숨어들게 되지요. 그곳에서 어린 아이가 큰 부상을 당하고 그 아이를 살린 영래의 운명은 다시 진혁에게 맡겨지게 됩니다.

 

자신의 꿈을 통해 영래는 미래 진혁이 사랑하는 존재인 미나가 자신임을 알고 있다는 사실은 더 이상 주저할 수 없는 현실을 만들어냈습니다. 수술을 받는 순간까지도 다시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을 건넬 정도로 영래는 그저 미나일 뿐이었습니다. 모든 것을 바로잡겠다며 경탁 앞에 나선 춘홍은 그녀가 어디에 있는지를 알려줍니다.

 

마취를 마치고 수술을 앞둔 영래 앞에 경탁은 그녀를 데려가는 것이 아니라 진혁에게 꼭 살려내라는 말로 대신합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존재인 영래. 그녀를 살리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수 있었던 그에게는 어떻게 되든 그녀가 살아나는 것만이 중요했으니 말입니다.

 

문제는 그렇게 살아난 영래는 더 이상 경탁 곁으로 돌아갈 마음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사랑은 없어도 운명이라면 그렇게 따르고자 했지만, 진혁의 등장으로 모든 것이 뒤틀려버린 운명은 그들을 흔들어버렸지요. 영휘의 죽음과 그로 인해 그들 가족은 관노가 될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 영래와의 혼사만이 이 모든 것을 막아낼 수 있을 것이란 확신을 가지게 되고 그렇게 추진한 혼사였지만 영래는 꿈 한번을 꾸고 사라져버리고 말았습니다. 

 

 

자신이 미래 진혁의 연인이라는 꿈이 예지몽인지 아니면 그녀가 갈망해서 꾸게 된 꿈인지 모호한 상황에서 그녀의 선택은 곧 그들의 운명은 다시 뒤틀리게 만들었습니다. 도적떼들에 의해 목숨을 구하게 되었다는 영휘의 말은 그저 하기 위한 발언일 뿐이고 미래를 경험했을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곧 드러났습니다. 그가 흥선군과 다른 길을 걷겠다고 선언했음에도 갑자기 그의 편이 되어 모든 것을 바치겠다고 선언하는 것은 흥선군의 역사를 알아버렸기 때문이겠지요. 춘홍이 흥선군을 돕는 이치와 같이 말입니다.

 

미래를 바라다보는 춘홍으로서는 어떻게 되든 흥선군이 권력을 잡을 수 있도록 돕는데 열중하고 그 일이 자신의 사명이라고 여기고 있지요. 그 상황에 등장한 진혁으로 인해 순탄하게 진행되는 역사가 뒤틀리기 시작했다는 점이 문제로 다가왔습니다. 영래의 운명도 틀어버리고 이로 인해 경탁의 운명까지 한 치 앞도 볼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진혁의 등장은 잔잔하던 연못에 돌멩이를 던진 듯 서서히 하지만 마지막 순간까지 그 진동이 전해질 수밖에는 없게 되었네요.

 

진혁에 의해 목숨을 구한 영래는 다시 돌아가 혼래를 치르자는 경탁의 청을 거부합니다. 그리고 진혁의 편에 서서 더 이상 운명이라 여기고 따르기에는 너무 멀리 왔다고 이야기를 하지요. 영래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버렸지만 어느 날 갑자기 나타난 낯선 사내에게 운명적인 사랑을 느낀 여인의 모습을 봐야 한다는 사실은 그에게는 힘겨운 일입니다. 어린 시절부터 키워왔던 사랑. 그 사랑이 처음에는 서로가 교감하는 것이라 여겼지만 성장하며 달라진 그들의 운명은 결국 이렇게 서로를 갈라놓고 말았으니 말입니다.

 

춘홍이 그렇게 말렸던 영래의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나고 그런 결과는 곧 경탁과 영래의 마지막을 고했습니다. 이런 상황은 결국 경탁이 자신의 아버지인 김 대감에게 쫓겨나는 상황에까지 이르게 됩니다. 서자이지만 혈육이라고는 김 대감이 전부인 경탁에게 이 상황은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그리고 김 대감의 술수에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경탁은 흥선군을 쏘게 되며 운명은 다시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물론 흥선군이 죽는 일은 없고 그렇게 쉽게 역사가 바뀔 수도 없는 일입니다. 하지만 경탁의 운명은 그로인해 급격하게 변할 수밖에는 없게 되었습니다. 흥선군을 총으로 쏘고도 김 대감에게 버림을 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인 경탁은 진정 홀로 버려진 존재가 될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철종의 서거와 함께 공석이 된 절대 권력을 차지하기 위한 김 대감과 흥선군의 대결은 더욱 치열해지고 머리에서 크게 자라나기 시작한 혹으로 인해 죽음의 위기까지 처한 진혁의 운명은 다시 한 번 경탁의 손에 달렸다는 점이 아이러니하네요.

 

이미 영래의 수술을 하는 중 미래로 돌아가는 신호를 받은 진혁이었지만 이를 거부하고 영래를 살리는데 모든 것을 쏟아 넣었습니다. 이로 인해 머릿속에는 커다란 혹이 자라기 시작하고 이는 미래 자신이 수술했던 남자가 곧 자신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머릿속에서 자란 아이. 그 아이가 곧 미래로 돌아갈 수 있는 타임머신 같은 기능을 한다는 점에서 진혁의 운명은 어떻게 될지도 궁금해집니다.

 

사랑하는 사람도, 자신의 모든 것을 내줘도 좋을 친구도, 이제는 하나 밖에 없는 아버지에게서마저 버림받아 외톨이가 되어버린 경탁. 관직에서도 쫓겨나 자포자기 할 수밖에 없는 그의 운명에 다시 찾아와 간청하는 영래의 모습은 씁쓸하기만 합니다. 진혁을 살려 그가 다시 미래로 돌아갈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청일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오직 경탁은 영래를 위해 소모되어야만 하는 존재라는 점이 씁쓸하고, 그걸 알면서도 자신을 버리는 경탁의 모습은 슬프기만 하네요.

 

과연 시간여행자들은 어떤 역할을 하게 될까요? 어차피 바뀔 수 없는 역사의 수레바퀴에서 과연 그들은 무엇을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 주변 모두가 시간여행자가 되어버린 상황에서도 홀로 남겨진 김경탁이라는 존재는 그래서 외롭기만 합니다. 모두가 그에게 희생만을 강요할 뿐 그의 슬픔과 아픔을 감싸주는 존재가 전무하다는 점에서 지독하게도 슬픈 경탁이 과연 웃는 날이 올지 예측도 불가한 상황입니다.

 

모두를 위한 희생을 위해 태어난 경탁이라면 그는 역시 영래와 영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바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그리고 김 대감의 몰락은 예정되어 있고, 비록 자신을 버린 존재이지만 유일한 혈육이자 아버지인 그를 살리기 위해 자신을 목숨마저 던질 가능성도 커 보입니다. 영래와의 운명적 사랑은 이미 끝이 났고, 영휘와 함께 대의를 도모하기에는 흥선군을 쏴버린 경탁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많지 않으니 말입니다.

 

반전은 많은 이들에게 기회의 장으로 열리고는 합니다. 하지만 경탁에게 반전은 그의 죽음을 예고하고 이를 향해 빠르게 달려가는 것과 다름없다는 점에서 슬프기만 하네요. 모두에게 버림받은 경탁이 과연 모두를 구원하는 존재로 자리할 수 있을지 기대가 됩니다.

 

누구도 자신을 사랑하지 않았지만 진정으로 많은 이들을 사랑하고 감싸주었던 그는 그렇게 슬픈 운명을 스스로 짊어진 채 죽어가야만 하는 존재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미묘한 감정을 매력적으로 담아내는 김재중. 그는 이미 극중 김경탁에 완벽하게 빙의되어 있었습니다. 이젠 진정한 연기자로 거듭나고 있는 그가 과연 이 지독하게도 슬픈 존재인 김경탁을 어떻게 만들어낼 수 있을지 회를 거듭할수록 기대감만 더욱 커지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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