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7. 23. 08:03

런닝맨, 송지효 멱피디에 대한 분노는 웃어 넘길 수 없는 처절함이다

런던 올림픽을 앞두고 올림픽 특집으로 진행된 '런닝맨'은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출연하며 화제를 모았어요. 쟁쟁한 아이돌 스타들과 런닝맨의 맞대결은 그 자체로 흥미로울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다른 때와는 달리 '아이돌vs런닝맨'이라는 구도는 명확한 승부를 요구했다는 점에서 마지막까지 흥미롭기만 했네요.

 

유재석 수영모 개그와 탁월한 배려는 바로 유느님의 품격

 

 

 

 

 

닉쿤, 시완, 은혁, 윤두준, 정용화, 이준, 은정으로 구성된 아이돌 팀은 막강했습니다. 체육돌이라 불러도 좋을 아이돌들이 대거 출연함으로서 그들의 입장만으로도 런닝맨 식구들이 불안해할 수밖에는 없었으니 말입니다. 

 

올림픽 특집으로 런닝맨 식구들과 유사한 숫자와 남녀 비율로 구성된 게스트는 시작부터 흥미를 유발했습니다. 아이돌 스타들이 대거 운집한 만큼 그들을 사랑하는 국내외 팬들이 그들을 향해 쏟아내는 사랑은 마치 런닝맨의 해외 촬영을 방불케 했으니 말입니다.

 

                      

 

그들의 경기는 의외의 호각세를 이루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습니다. 3가지 경기에서 아이돌 팀과의 경쟁에서 2:1로 런닝맨 팀이 앞섰다는 것만으로도 그들의 호흡이 그저 생긴 것은 아님을 잘 보여주었으니 말이지요. 물론 마지막 공수 대결에서 극적인 승부를 내기는 했지만 런닝맨을 하면서 특화된 이들의 호흡은 만만하지 않음을 잘 보여주었네요.

 

올림픽이라는 형식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그들이 선택한 경기는 첫 번째가 계주 경기였어요. 배턴 대신 '런닝맨'의 상징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름표를 붙이는 방식도 신선했습니다. 쟁쟁한 체육돌을 상대로 계주는 상당히 힘들 것으로 보였지만 의외의 상황들을 자주 나왔지요. 김종국이 시완을 앞지르며 우위를 점하고 여자 에이스 송지효마저 은정을 완벽하게 따돌리며 승리를 하는 듯했지만 영원한 구멍인 지석진과 이광수로 인해 경기는 결국 아이돌 팀의 승리로 끝났어요.

 

형식적인 모습이 아니라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정말 보기 좋았지요. 더욱 날씨가 무덥고 습해서 짜증나는 날씨였음에도 누구랄 것 없이 행복해 하는 모습은 '런닝맨'이 가질 수 있는 장점이자 특징이기도 했네요.

 

두 번째 경기는 트램펄린 배구였어요. 단순한 배구가 아니라 트램펄린 위에서 배구 경기를 한다는 발상이 상당히 흥미로웠고 이런 형식은 결국 다양한 예능적 재미를 만들어주었지요. 아이돌 팀이 트램펄린을 활용해 멋진 모습을 보여주는 것과 달리, 런닝맨 팀은 뛰는 것 자체를 두려워하며 결과는 아이돌 팀의 압승으로 끝날 듯했네요. 

 

하지만 첫 경기 승리와 트램펄린에 재미를 붙인 아이돌 팀은 의외로 차분하게 상대한 런닝맨 팀에 역전패를 당하고 말았어요. 이 과정에서 이준이 보인 모습은 예능적으로는 완벽하게 웃겼지만 승부라는 측면에서는 바보 같은 행동이었어요. 서브가 들어오는 상황에서 트램펄린 놀이에 빠져 점프를 한 이준에게 공은 다가왔고 당연하게도 그가 서브를 받아 넘길 수가 없었다는 점에서 매치 포인트까지 갔던 그들의 경기는 의외로 허무하게 마무리되고 말았어요.

 

이들이 승부에 집착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오픈된 2층 버스로 인해 무더위에 그대로 노출된 2층과 완벽하게 냉방된 1층의 차이가 명확하게 구분되어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직사광선을 그대로 받아야 하는 2층에 올라 이동을 하는 것과 시원하게 냉방된 1층에서 음료를 마시며 차분하게 쉬는 것과는 하늘과 땅 차이였으니 말입니다.

               

 

세 번쩨 경기는 수증 허들로 3판 2선승제로 준비된 허들을 몸을 날려 넘어 최종 런닝맨 기를 뽑는 팀이 이기는 경기였습니다. 송지효와 은정이 첫 번째 주자로 나서며 시작된 수중 허들은 여름 가장 그럴듯한 경기였네요. 팀의 화합과 함께 허들을 어떤 방식으로 넘는 것이 중요한지에 따라 결과는 완벽하게 갈렸다는 점에서 중요했으니 말이지요.

 

아이돌 팀들은 꾸준하게 춤 연습을 해서인지 날렵한 동작으로 허들을 넘는 모습을 보여주었지요. 이와 달리, 런닝맨 팀은 이광수가 몸 개그를 작렬하며 힘겨운 시간을 보내며 경쟁이 쉽지는 않았어요. 이 과정에서 유재석이 혼신을 다해 경기에 임하며 마치 수영모를 쓴 듯 헤어스타일이 우스꽝스럽게 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역시 유재석이라는 생각을 하게 했습니다. 계주 경기에서도 상대인 게스트 아이돌들을 챙기는 모습은 경기 내내 훈훈함으로 다가왔지요. 폭이 좁은 길에서 승부를 내기 위해 달려야 하는 상황에서도 혹시 다칠까봐 안쪽으로 들어오고 조심하라며 걱정하는 유재석은 모습은 최고였습니다. 

 

야외에서 개최된 세 가지의 경기에서는 런닝맨 팀들이 의외의 협력으로 아이돌 팀을 2:1로 물리치는 결과를 만들어냈지요. 하지만 실내로 들어와 서로의 이름표를 뜯는 마지막 공수 경기는 마지막 한 명을 골라내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정말 치열했네요. 런닝맨에서는 절대 강자인 스파르타가 존재하고 있다는 점에서 유리했지만 아이돌 팀들도 그리 간단하지는 않았어요. 15분 동안 주어진 공수 교대는 의외의 변수들을 많이 만들어내며 최후의 1인이 선택되는 순간까지도 흥미롭게 진행되었으니 말입니다. 

 

아이돌과 올림픽 특집으로 진행된 오늘 경기는 무척이나 흥미롭고 재미있는 내용들이었어요. 런닝맨이 왜 많은 이들에게 인기가 높은지는 오늘 내용만 봐도 충분히 알 수 있을 정도였으니 말입니다. 하지만 문제는 계주가 끝난 후 송지효의 분노에서 여실히 드러났습니다. 

 

승패는 아이돌 팀의 역전승으로 화기애애하게 마무리되는 듯했지만, 갑자기 "멱피디 어딨어!!"를 외치며 달려오는 송지효로 인해 어리둥절한 상황이 되고 말았지요. 그녀의 얼굴은 빨갛게 상기되어 있었고 표정 역시 의도적으로 꾸며낸 여배우의 얼굴이 아니라 본성이 그대로 드러난 모습이라는 점에서 진정성이 그대로 드러났어요.  

 

"멱PD 어딨어! 저기서 보던 사람이 나보고 53kg이라고 그랬어. 어떡할 거야! 진 거고 뭐고 망했어요"


그 이유는 방송을 통해 송지효의 몸무게를 노골적으로 공개한 탓이었습니다. 그 당시에도 이 문제로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는 점에서 많은 질책들이 오간 것도 사실이지요. 송지효가 아무리 '런닝맨'을 통해 기존 여자 연예인의 상식을 파괴하는 캐릭터였다고는 해도 개인의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몸무게를 아무런 고민 없이 공개적으로 노출하는 것은 상식 이하의 행동일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그녀가 거의 민낯 수준의 얼굴을 보이고, 이동 중에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으로 잠을 자거나 이성과의 대화나 행동에서 거침없이 행동하는 모습은 '런닝맨'을 보는 재미이기도 했습니다. 여배우라는 틀을 버리고 완벽하게 '런닝맨'이 되어버린 송지효의 희생은 정말 값진 것이었다는 점에서 국내에서는 다시 찾을 수 없는 확실한 캐릭터였습니다. 

 

털털한 송지효에게도 감추고 싶은 것들은 존재하고 여자들에게는 민감할 수밖에 없는 몸무게는 당연하게도 지켜줘야 하는 예의였습니다. 그럼에도 벌써 두 번째나 송지효의 몸무게를 공개하는 행위는 씁쓸할 수밖에는 없었습니다. 어쩔 수 없거나 꼭 필요한 상황도 아니었다는 점에서 몸무게 공개는 비난 받아 마땅했으니 말입니다.

 

장난이 아니라 본심을 그대로 담아내며 분노하는 송지효의 모습에서, 그녀가 그동안 보여주었던 소탈하고 솔직한 모습이 의도된 모습이 아니라는 점만은 확실해졌네요. 피디로서는 이 마저도 흥행을 위해서는 즐거운 일이었다고 할지는 모르겠지만, 여배우 입장에서는 참담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에서 다시는 이런 모습을 보이지 않기를 바라네요. 그녀의 모습에는 그저 단순하게 웃어넘길 수준을 넘어서 처절함이 담겨 있었다는 점을 담당 피디는 잊지 않기를 바라네요.

 

아이돌들이 대거 등장하며 올림픽 특집으로 멋지게 치러진 경기. 유재석의 몸 개그와 배려가 여전히 매력적으로 다가왔던 이번 특집은 하지만 송지효의 애절함이 씁쓸함으로 다가오며 아쉽기만 했습니다. 자극적이고 노골적인 방식이 아니더라도 충분히 재미있는 '런닝맨'인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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