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8. 27. 14:54

왕석현과 김동현, 아역이 부모들 돈벌이 수단인가?

최근 아역 배우들의 열연이 대단한 화제가 되곤 했어요. 새로운 구미호 이야기로 관심이 많았던 '구미호 여우누이뎐'에 출연했던 아역 배우들은 정말 저 나이에 어떻게 저런 연기를 할 수 있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였어요. 그런 아역 배우들이 있는 반면 그들을 둘러싼 부모들의 과욕이 눈살을 찌푸리게도 하네요.

한국판 메컬리 컬킨의 등장인가?



왕석현은 '과속스캔들'에 출연해 일약 스타가 된 아역 배우에요. 영화에서 보여주었던 맛깔 나는 연기는 무척이나 매력적이었어요. 이후 아역 배우의 활동은 광고까지 나아가며 아역 스타의 계보를 이어가는 것 같아 보기 좋았어요. 여기에 김구라보다 한때는 더 유명했다는 아들 김동현까지 논란이 될 수 있는 말을 토해내며 아역 배우와 부모의 관계가 모호하게 흘러가는 듯 하네요.

왕석현 부모가 이혼했다는 것은 이번 기사를 보고 안 이들이 대부분일 거 같아요. 사건 개요를 살펴보니 왕석현의 아버지가 현 소속사에 대해 계약 무효 확인 청구 소송을 걸었어요.

"법정대리인 확인 없이 체결한 계약은 무효"
"아내가 자신의 동의 없이 독단으로 D사와 전속 연예 매니지먼트 계약을 맺었다"
"다른 법정대리인인 자신의 의견이 배제된 계약은 무효"


왕석현 아버지의 말을 보면 자신의 동의 없이 아내가 독단적으로 아들의 매니지먼트 계약을 현 소속사와 맺었다는 것이에요. 자신의 의견이 반영되지 않은 이 계약은 무효라는 취지이고 현 소속사에서는 정 반대되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죠.

"왕석현 아버지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다"
"계약 당시 아버지도 충분히 계약 내용을 알고 있었고 이에 동의했었다"
"최근 왕석현 아버지로부터 계약상 문제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계약서를 확인시켰다"
"계약 당시 동의한 사항을 지금 와서 이러다니 당황스러울 따름"


계약 당시 현장에서 동의를 한 사안을 뒤집는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소속사의 말을 보면 누군가는 분명 거짓말을 하고 있는 셈이지요. 계약서에 동의했다는 증거까지 있다면 왕석현의 현 소속사가 승소할 수밖에 없는 사안에 대해 그의 아버지가 계약 무효를 청구했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는 힘들어요.

'나 홀로 집에'라는 할리우드 영화는 한 때 크리스마스만 되면 봐야하는 영화로 불릴 정도로 최고의 인기 있던 영화였어요. 여기에 출연했던 맥컬리 컬킨은 그 귀여운 행동과 외모로 전 세계적인 아역 스타로 최고의 주가를 달리기도 했었지요.

문제는 그를 둘러싼 이혼한 부모들의 다툼이 불거지며 정작 피해를 본 것은 다름 아닌 맥컬리 컬킨 본인이었어요. 꾸준한 관심과 사랑을 받으며 성인 연기자로 대성할 수도 있었던 컬킨은 그런 논란이 있은 후 아역 배우로서의 생명도 서서히 저물고 지금은 가십에나 등장하는 잊혀 진 스타가 되고 말았지요.

왕석현의 경우 컬킨의 모습을 보는 듯해서 씁쓸하기 그지없네요. 아버지의 소송을 보면 철저하게 왕석현이 벌어들이는 수익에 대한 권리 때문에 벌이는 더러운 소송일 수밖에 없으니 말이에요. 과연 왕석현이 아역 스타가 아닌 평범한 아이였다면 어땠을까 란 생각을 해보면 더욱 씁쓸할 뿐이지요.

김구라의 아들로 많은 인기를 얻은 김동현의 경우 쇼 프로그램에서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였지만 사실 문제가 될 수도 있는 심각한 사안이에요.

"엄마, 제발 스케줄에 대한 내 의견도 좀 물어봐 달라"
"엄마가 곧 매니저이기 때문에 쉽게 그만둘 수도 없다. 왕종근 아저씨의 노예생활이 이해가 된다"

회사를 그만 두고 싶다는 말과 함께 엄마가 매니저인데 자신은 스케줄도 모르고 방송국 앞에 내려주면 방송하나보다 하고 방송을 하는 게 싫다고 하네요. 더욱 쉴 틈도 없이 빡빡한 스케줄로 힘들다는 말과 함께 왕종근 아나운서가 말했던 노예생활이 이해가 간다는 말까지 하며 어린 아이로서 감당하기 쉽지 않은 스케줄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게 하지요.

드라마, 뮤지컬, 영화더빙, 오락 프로그램 출연 등 아버지의 후광으로 시작해 의외의 가능성을 보이며 아역 스타로 발 돋음하고 있는 그로서는 뛰어난 예능 감으로 만들어낸 웃자고 하는 소리라고 치부할 수도 있지만 김동현이 많은 스케줄을 소화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요.

김구라 역시 방송에 출연해 벌 수 있을 때 벌어야 한다며 아이의 활동을 독려한 적도 많았죠. 이 역시 방송을 위한 발언이라 할 수도 있지만 많은 활동을 하는 것이 사실이기에 김구라의 말과 김동현의 말이 100% 방송을 위해 꾸며낸 이야기로 받아들이기는 힘들어요.

김동현은 과연 자신이 좋아서 이렇게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걸까요? 최고의 방송인이 되고 싶어서 어린 나이부터 자발적으로 방송에 매진하고 있는 것일까요? 무척 의심스러울 수밖에 없는 것이 아이들이 가지는 기본적인 성향은 누구에게나 동일하다는 거에요.

누구나 그 나이에는 또래 아이들과 놀고 싶고 게임도 하고 싶지 돈을 벌기 위해 방송을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지요. 더욱 부모로서 아이의 성장을 위해 연예 활동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과 친구들과의 관계도 고려해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요. 김동현이 이야기 하듯 스케줄이 너무 많고 자신이 어떤 일정을 가지고 있는지도 모른 채 무슨 돈 버는 기계처럼 방송국에 데려가면 알아서 방송하는 수준이라면 무척이나 심각한 착취가 아닐 수 없네요.

말은 거칠게 해도 실제로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고 믿기는 하지만, 예능 프로그램에서 농담처럼 던진 이야기가 결코 농담처럼 들리지 않는 것은 어린 나이에 너무 많은 활동은 아이에게 전혀 도움이 될 수가 없기 때문이지요.

언제나 욕심은 화를 부르고 결국에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만 만들어질 뿐이지요. 아이를 돈 버는 기계로 생각하는 일부 부모들이 존재한다면 아역 배우들에 대한 관리는 외국의 경우처럼 법적으로 철저하게 정해져 관리 감독을 받아야만 할 거에요.

아역 배우들의 연기를 보면서 감탄을 하지만 과연, 그 뒤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마냥 그들의 연기에 환호만 보낼 수 없는 상황이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