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9. 12. 12:03

응답하라 1997, 모두를 울린 서인국의 열연 그가 주목받는 이유를 증명했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형제 간 한 여자를 두고 삼각관계가 형성된 윤제와 태웅. 그런 상황에서 윤제만이 아니라 시청자들까지 눈물을 쏟아내게 한 태웅의 한 마디는 감동이었네요. 그 과정에서 보여준 서인국의 연기는 왜 그가 최근 가장 주목받는 존재인지를 잘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형이 미안하다, 이 한 마디로 모두를 울려버린 응답하라 1997

 

 

 

 

 

시원이와 연인이 된 윤제에게는 여전히 강남 마담뚜들이 특A급이라고 불리는 중매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엄청난 재물을 무기로 잘 나가는 판사 사위를 얻어보겠다는 그들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윤제에게는 오직 시원만이 존재할 뿐이었습니다.

 

시원이와의 사랑만 기다리고 있던 태웅은 우연하게 들은 진실이 모두를 힘겹게 합니다. 한 번도 흔들리지 않았던 태웅의 사랑이 다른 사람도 아닌, 자신이 가장 아끼는 동생 윤제라는 사실이 그를 더욱 힘겹게 하고 있었습니다.

실패란 자신의 사전에 존재하지도 않았던 특별한 남자 태웅. 그가 다른 것도 아닌 사랑하는 사람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동생과 대결을 해야 한다는 사실이 당혹스러울 수밖에는 없습니다. 이런 복잡한 감정은 동생인 윤제 역시 다르지 않았지요.

 

자신이 사랑 고백을 하기 위해 열심히 준비했던 고3 시절. 고백을 하러 가는 차안에서 자신에게 시원을 사랑한다고 말을 해버린 형을 위해 시원을 놓아버린 윤제. 시원을 멀리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만남을 피해왔던 윤제의 모습을 그때서야 태웅은 알 수 있었습니다. 수많은 만남의 상황에서 윤제가 왜 그렇게 그 자리에 존재하지 않았는지 태웅은 알지 못했습니다. 윤제가 시원을 사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기 전까지는 말입니다.

 

태웅을 찾아온 윤제와 함께 커피를 마시는 형제는 편안하지가 않습니다. 시원을 두고 미묘한 감정이 교차하는 상황에서 이들 형제가 즐거운 마음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것은 아니었으니 말이지요. 우연이지만 시원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 태웅은 윤제에게 공헌을 합니다.

 

자신은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 뭐든지 해줄 수 있지만 여자만은 양보할 수 없다고 이야기합니다. 여기에 아직까지 전력을 다하지 않았다며 마지막으로 시원에게 자신의 모든 것을 보여주겠다는 태웅의 강인함에 윤제의 마음은 무너지고 맙니다.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형이 이런 모습을 보인 것은 처음이라는 점에서 윤제로서는 너무나 힘겨운 시간들이 아닐 수 없으니 말입니다.

 

형만 아니라면 그 누가와도 멋지게 이길 자신이 있지만, 그 상대가 가장 소중한 형이라는 사실이 그를 힘겹게만 합니다. 시원에게도 태웅에게 윤제를 사랑한다는 말을 한다는 것이 쉽지는 않습니다. 시원에게도 태웅은 가족과 같은 소중한 존재였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태웅의 선택이 많은 이들에게 감동으로 다가온 이유는 시원의 할아버지 형제들 이야기에서 그대로 전달되었습니다. 시원 할아버지의 카스테라와 일식점이 교묘하게 연결되며 무한감동으로 이어지는 것은 그 안에 담긴 내용이 너무 애절했기 때문이지요.

 

어린 시절 큰 형만 좋아했던 어머니와 카스테라를 홀로 먹어버린 형에 대한 불만과 분노는 어린 동생에게는 평생의 한으로 남았다고 하지요. 고등학교 졸업과 함께 공장에 취직해 억척같이 돈을 모아 자신이 다니던 공장을 인수할 수 있었던 동생은 그 날로 고급차를 타고 카스테라를 잔뜩 사가지고 어머니와 형을 찾아갔다 합니다. 자신의 어린 시절부터 억눌려왔었던 울분을 토해내기 위해 했던 행동들은 더 이상 진행될 수도 없었습니다.

 

사기를 맞아 죽음까지 생각했던 동생에게는 형이 존재했지요. 자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형인데 그 형이 자신의 집을 팔고 주변 친구들에게 돈을 빌려 동생 빚을 모두 갚아준 것이지요. 그런 상황에서도 형에 대한 고마움보다는 못난 분노만 존재했던 동생은 형의 한 마디에 그만 모든 울분이 사라지고 말았다고 하지요.

 

자신을 돕기 위해 모든 것을 팔아야 했던 형. 그런 형에게 고맙다는 말 보다는 비난만 하던 자신에게 형은 낡은 가방 속에서 카스테라를 꺼내 자신에게 건네며 "형이 미안하다"라는 말을 했다고 하지요. 그 말을 듣는 순간 동생이 하염없이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했지요. 자신이 그토록 미워했던 형. 하지만 형은 단 한 번도 자신을 미워한 적이 없었다는 사실이 그 철없었던 동생을 하염없이 울게 만들었으니 말이에요.

 

시원의 할아버지 형제들의 사연처럼 태웅과 윤제의 모습도 다르지 않았어요. 비록 한 여자를 두고 아파하는 두 형제이지만 그들에게는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형제의 정이 존재하고 있었으니 말이지요. 그런 형의 마음을 모른 채 과거에 자신이 양보했지만 이번에는 절대 양보할 수 없다는 윤제의 모습은 시원의 작은 할아버지의 어린 시절과 다름이 없었어요.

 

윤제를 위해 마련한 선 자리. 그 약속 시간에 시원을 만나기로 한 태웅. 그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형을 위해 선 자리로 향하는 윤제는 투정을 부리듯 혹은 이번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며 경고를 하듯 형에게 전화를 했습니다. 그렇게 들어선 자리에는 의외의 인물이 존재했습니다.

 

윤제의 선 자리에는 다른 사람이 아닌, 형이 만나기로 했던 시원이 앉아 있었습니다. 자신이 가장 존경하는 분의 딸이라는 의미는 바로 시원이었지요. 태웅 형제들이 어린 시절 부모를 잃은 상황에서도 이렇게 바르고 훌륭하게 자랄 수 있었던 것은 바로 시원 부모님이 존재했기 때문이지요. 마치 친자식 대하듯 허물없이 키운 그들에 대한 존경심은 당연했을 겁니다.

 

형이 시원에게 고백을 하고 자신이 사랑하는 여인을 빼앗아 가는 것은 아닐까 조바심이 나고 화도 났었던 윤제는 알지 못했습니다. 형이 얼마나 윤제를 사랑하고 아끼는지 말입니다. 윤제가 태웅을 찾아갔을 때도 왜 자신에게 사실을 말하지 않았느냐고 물었던 것은 윤제가 어린 시절 시원을 사랑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고백했다면 절대 자신이 고백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확신이었습니다.

 

아무것도 모른 채 가장 사랑하는 동생 윤제의 여자인 시원에게 사랑 고백을 한 바보같은 형. 그런 형이 해줄 수 있는 마지막 배려는 바로 그들의 사랑을 인정하는 것이었습니다. 자신이 전력을 다해 마지막 사랑 고백을 하겠다는 자리에 동생인 윤제를 내보낸 것은 시원 할아버지가 동생에게 모든 빚을 갚아주고 카스테라를 내밀던 것과 같았습니다.

 

시원과 어색하게 앉아 있던 윤제에게 태웅은 간단하지만 진심이 가득 담긴 문자를 보냅니다. "형이 미안하다..." 단순하지만 그 안에는 깊은 사랑이 담겨있었습니다. 형이 동생의 마음도 모른 채 그렇게 힘들게 했다는 사실에 대해 용서를 구하는 형의 마음을 알게 된 윤제가 서럽게 울 수밖에 없었던 것은 그가 형을 오해했기 때문이지요.

 

자신이 마음대로 시원에 대한 사랑을 포기하고 그것을 마치 형에게 양보라도 한듯 생각해왔던 철없던 세월들. 일부로 형을 위해 시원을 멀리 했던 행동들 모두 형을 생각하지 않고 자신만 생각했던 마음이기도 했어요. 그만큼 동생인 윤제는 형의 깊은 마음을 다 헤아릴 수 없었던 것이기도 했지요.

 

형의 진심이 담긴 문자 메시지를 보고 하염없이 울던 윤제의 모습은 시청자들에게는 강렬한 울림으로 다가왔네요. 별것 아닐 수도 있었던 그 상황들이 무한 감동으로 다가오는 것은 그들이 가지고 있는 진심이 그대로 전해져 왔기 때문 일거에요.

사랑하는 동생을 위해서라면 가장 소중하게 여겼던 사랑마저 포기하는 형. 그게 바로 태웅이 가지고 있는 마음이었습니다. 매주 '응답하라 1997'이 많은 시청자들을 매료시키는 이유 이렇게 재미와 감동을 전해주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단순한 드라마를 넘어 많은 이들의 감정을 사로잡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값지기만 하네요.

 

15화에서는 전국 기준 6% 시청률을 올리며 최고 기록을 세운 '응답하라 1997'은 진정 최고의 드라마네요. 결코 쉽지 않은 감정을 완벽하게 보여준 윤제 역의 서인국은 이제 가수 출신 배우라고 부르기는 미안할 정도였네요. 전문 배우들 이상의 감정 연기를 완벽하게 해낸 서인국은 진정 특별한 존재였으니 말입니다. 여전히 매력적이고 안정적인 연기를 보여준 정은지 역시 최고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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