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1. 08:04

샤니이 키, 강심장에서 아이돌을 대변하다

이번 주 '강심장'에서 가장 의미 있게 다가왔던 것은 세븐이나 미스코리아 정소라도 아닌 바로 샤이니 키였어요. 그가 돋보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아이돌 문화에 대한 비판이 거센 상황에서 자신들의 상황을 조리 있게 설명하며 자신들의 존재감을 대변했기 때문이지요.

아이돌에 대한 소신 발언이 반갑다




울산 조오련이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는 이태임의 거짓말 같은 수영 솜씨는 대단했지요. 울산에서 태어난 그녀는 어렸을 때부터 바다에서 수영을 하며 살았다고 해요. 그렇게 칼 하나 들고 바다에 들어가 조개도 캐는 그녀는 바다 수영도 남달라 섬을 찍고 오기도 했다는 말에서는 모두들 놀랄 수밖에는 없었어요.

거친 바다에서 수영하는 것 차제도 쉽지 않은데 섬을 찍고 돌아온다는 그녀의 말이 믿기 힘든 것은 당연하니 말이지요. 농담으로 던진 배가 끊긴 섬에서 다른 사람들과는 달리 이태임은 "배가 끊겼어? 그럼 수영해서 가야지"라는 말은 상황을 종료하는 재미였어요.

광고로 익숙했던 한채아의 의외의 모습은 또 다른 재미였네요. 시원시원한 외모와 닮은 그녀의 화술은 드라마에서 상대역으로 나온 최원영을 놀라게 할 정도였어요. 너무 솔직해서 일부에서는 또 다시 '싸가지 논란'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그녀의 이야기들은 아직 익숙하지 않은 한채아를 다시 볼 수 있게 해주었어요.

함께 출연한 여자들 뿐 아니라 시청하고 있는 여자들까지 탄성을 불러 올 수밖에 없는 세븐의 지고지순한 사랑은 대단했지요. 중3 때 연습실에서 춤을 추고 있는 박한별을 보고 첫 눈에 반해 지금까지 사랑을 이어오고 있는 그들의 사랑은 남녀를 떠나 부러울 수밖에는 없지요.

타인들이 알지 못하는 그들 간의 힘겨움 들과 다툼들도 있었겠지만 다른 이들에게 눈 돌리지 않고 자신의 사랑에 충실한 그들은 정말 대단했어요.

미스코리아 진으로 뽑히며 정소라라는 존재감보다는 그녀의 대단한 집안에 더욱 많은 관심을 가졌던 이들에게 그녀의 모습은 또 다른 충격이었을 듯해요. 자신의 자식이라며 소개하는 뱀에 대한 이야기와 먹이로 쥐를 준다며 태연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은 많은 이들을 경악하게 했지요.

당연히 식용 쥐와 애완 뱀이지요. 그 외에도 강아지, 고양이, 기니피그, 다람쥐, 개구리 등 다양한 동물들을 키운 그녀에게 "사파리 해도 되겠다"는 은혁의 말이 정답이었지요.

백지영의 곡으로 유명했던 '총 맞은 것처럼'을 옴므의 이현이 부를 수도 있었다는 이야기는 흥미로웠어요. 가이드 곡만 들었음에도 불구하고 매혹적이었던 이 곡을 받기 위해 노력을 했지만, 방시혁 작곡가가 들려준 백지영의 노래는 듣는 순간 모든 게 끝났다고 말할 정도로 대단했다고 하지요.  

아나테이너의 원조로 불리는 최은경이 나와 뉴스를 하고 싶었던 아나운서 시절의 굴욕적인 상황들과 자신보다 성숙한 일곱 살 아들의 이야기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강호동의 관심을 끌기에 부족함이 없었어요. 여전히 아이같은 최은경과는 달리 너무 조숙한 아들의 모습은 언밸런스하기에 재미있었네요.

오늘의 하이라이트는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샤이니 키가 말한 'MR제거와 4초 가수'에 대한 소신이었어요. 다들 알고 있듯 샤이니는 MR을 제거해도 흔들림 없는 목소리로 많은 이들이 인정하는 몇 안 되는 아이돌 가수 중 하나이지요.

세븐 역시 춤을 추면서도 흔들림 없는 가창력을 선보이는 상황에서 키는 MR 제거는 가수들에게는 굴욕일 수 있다고 말했어요. 노래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라 완성된 곡에서 반주를 제거해버리는 행동이 잘못이라는 것이지요.

"MR 제거라는 것이 조금 씁쓸해진다. 가수의 실력을 의심하기 시작하면서 반주를 제거해버리고 비난을 하고 있다"
 
는 말은 논란이 심한 가수가 이야기를 했다면 변명으로 들릴 수밖에는 없었겠지만 완벽한 CD음이라고 불리 우는 샤이니 이기에 더욱 의미 있게 다가오지요. 여기에서 더 나아가 아이돌 그룹의 특성을 무시한 일방적인 비난에 대해서도 한 마디 했어요.

"아이돌 그룹의 짧은 파트까지 짧다고 비난하기 시작했다"
"각자의 목소리가 있고 곡에 맞는 목소리가 있다. 단편적인 시선으로만 보는 것은 정말 억울하다"
"있는 그대로의 퍼포먼스를 즐겨 주셨으면 좋겠다"


발라드나 트로트 등 혼자 부르는 노래와는 다리 아이돌 그룹은 철저하게 분담되어 각자의 역할을 책임져야만 하지요. 리드 보컬이 있고 춤만 담당하는 이들도 있는 등 혼자 하기에는 힘든 것들을 서로 나눠 최선을 다해 보여주는 것이 그들의 역할이고 책임이라는 말은 의미 있지요.

춤을 추면서 다양한 퍼포먼스를 모두 보여주며 노래까지 탁월하게 한다면 그보다 좋은 것은 없겠지만, 실질적으로 이는 너무 힘든 욕심일 뿐이지요. 퍼포먼스가 중요하게 거론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볼거리와 함께 노래까지 어우러진 아이돌 그룹의 숙명은 '4초 가수'의 굴욕이 아니라 멋진 퍼포먼스를 보여주는 것일 거에요.

금칙 어처럼 쉽게 말하지 못하던 아이돌 그룹의 한계와 MR 제거에 대한 소신 있는 발언은 샤이니의 키를 다시 한 번 돌아보게 만들었네요. 실력을 갖춘 그들이기에 그들이 건네는 쓴 소리는 더욱 의미 있게 다가왔어요. 서로 다른 특징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모두 하나로 몰아가며 비난하는 것은 문제가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