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0. 28. 08:17

내딸 서영이, 천호진 생일날 제사상 받은 이보영을 누가 비난할 수 있나?

자신에게는 버리고 싶은 과거. 그 안에 존재하는 아버지라는 인물은 서영에게는 지독한 흉터 같은 존재였습니다. 버리려한다고 버려질 수 없는 숙명과도 같은 아버지라는 존재가 서영이를 힘겹게 만들기 시작했네요. 무책임했던 아버지, 어머니의 죽음으로 인해 결코 보고 싶지 않은 존재가 되어버린 그 아버지가 점점 자신에게 다가온다는 사실은 서영에게는 형벌처럼 느껴지지요.

 

서영이에 대한 안 좋은 꿈으로 새벽에 서둘러 서영이의 집으로 향하던 삼재가 사위를 구하려다 교통사고가 나는 장면은 부성애를 느낄 수 있게 해주었지요. 이런 삼재가 슬픈 이유는 서영이는 자신도 모른 채 아버지 삼재의 제사상을 받았고, 삼재는 아들의 여자 친구를 만나게 되었지요. 선의가 심한 고통이 되어버린 상황은 '내딸 서영이'를 더욱 슬픈 이야기로 만들고 말았습니다.

 

삼재 생일, 상우와 서영의 엇갈린 현실이 슬프다

 

 

 

 

아버지를 버리고 시집을 간 서영은 행복한 삶을 사는 듯 보이지요. 하지만 그녀의 삶이 행복하지만은 않았어요. 판사로 살아가고 남편 우재는 아버지 회사의 사장으로 든든한 존재로 서영을 감싸줍니다. 부족한 것 하나 없는 이 행복 속에서도 서영이 편하게 살 수 없는 것은 바로 아버지에 대한 기억과 존재 때문이었습니다.

 

 

버리고 싶다고 버려질 수 없는 천륜 속에서 서영이 마음고생만 하는 것은 어쩔 수 없는 현실이지요. 비록 아버지를 버렸지만, 미움은 잠시였어요. 아버지가 삼재가 딸을 멀리서 지켜보며 사랑을 그대로 보여주듯, 딸 서영이도 몰래 아버지를 지켜보며 그 애틋함을 그대로 보여주었습니다.

 

그동안 아버지 삼재의 부정만 가득했지만, 사실은 딸 서영의 마음도 별반 다름없다는 사실이 드러나며 이들 부녀의 애절함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네요.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지는 못하고 그렇게 멀리서 바라봐야만 하는 관계가 결국 아버지의 사고로 이어지게 되었으니 말입니다.

 

이 사고로 인해 우재가 삼재를 찾아 나서고, 뜬금없이 자신을 찾아온 우재로 인해 당황해서 남의 이름을 알려준 삼재. 이런 일들로 인해 그들의 진실이 더욱 겹겹이 거짓으로 쌓이게 되었다는 사실은 안타깝네요. 결국에는 시간의 문제이지 밝혀질 수밖에 없는 진실을 마주하는 순간 양쪽 집안사람들이 느끼는 부담과 고통은 크게 다가올 수밖에는 없으니 말입니다.

 

이런 안타까움의 시작은 바로 상우와 미경의 사랑이 깨지는 이유로 다가올 듯하지요. 너무나 좋아하는 상우와 미경이 서로 함께 할 수 없는 존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느끼는 배신감과 고통은 상상도 할 수 없을 정도일 테니 말입니다.

 

상우가 서영이 자신들의 주변에 서성이며 몰래 엿보고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지요. 자신의 졸업식, 그리고 현재의 집 주변, 병원까지 일상의 변화를 함께 하려는 서영에게 모질게 더 이상 자신들의 주변에 접근하지 말라는 말로 그녀에게 큰 아픔을 주었지요. 남편과 시부모에게 모든 진실을 밝히고 용서를 하러 올 것이 아니라면 다시는 자신들 앞에 나타나지 말라는 상우의 말은 당연했어요.

 

 

자신들을 부정하고 결혼을 한 서영이 뒤늦게 자신들의 삶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그대로 두고 볼 수는 없는 일이었으니 말입니다. 그런 사실을 알면서도 천륜의 정을 끊을 수 없었던 서영은 시간이 가면 갈수록 진실을 말하기 힘들어지고 있다면 이렇게라도 자신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기도 했습니다.

 

모질게 끊어진 인연에 눈물로 대신하는 서영에게는 의도하지 않은 선의가 그녀의 마음을 더욱 아프게 만들었습니다. 도련님인 성재의 부탁을 들어주기 위해 자리를 뜬 사이 휴대폰에 저장된 아버지 생일을 확인한 남편 우재가 어머니에게 장인어른 제사상을 대신 챙겨주자고 부탁합니다.

 

고아가 되어버린 서영을 위해서 뭐든지 해주고 싶었던 우재에게 장인의 제사 모시기는 분명 사랑이고 효도였습니다. 힘겨운 삶을 넘어 현재의 서영이가 된 아내를 위해서라면 뭐든지 해주고 싶었던, 남편의 이 지독한 사랑은 결국 서영이를 슬프게 만들었습니다. 살아있는 아버지의 제사상을 모셔야 하는 서영이에게 그 순간은 천륜의 정을 끊는 일과 다름이 없었으니 말입니다.

 

사위이지만 사위라고 이야기를 하지 못하고, 그저 자신의 딸 서영에게 아낌없는 사랑을 주는 우재가 반갑고 고맙기만 한 삼재. 재벌집 아들이 똑똑하고, 잘생기고, 경우까지 바른 사람이라는 사실에 자신의 아픔이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로 삼재의 부정은 대단했습니다.

 

그런 아버지를 한때 미워해 돌이키기 힘든 상황을 만들기는 했지만, 아버지와 동생 상우에 대한 애정은 여전한 서영이. 그래서 더욱 슬플 수밖에 없는 삼재와 서영의 이야기는 생일이 제삿날이 되는 순간부터 지독한 슬픔으로 다가오기 시작했네요.

삼재의 생일에 찾아온 미경은 자신의 새언니가 사랑하는 상우의 쌍둥이 남동생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며 느끼는 고통은 상상을 넘어서지요. 너무 사랑해서 사랑해서는 안 되는 상우와 미경의 슬픈 사랑과 사랑하는 부인을 위해 부인의 아픈 상처를 더욱 아프게 한 우재의 모습은 그래서 슬프기만 합니다.

 

과연 서영을 누가 일방적으로 비난하고 욕할 수 있을까요? 아버지인 삼재를 마냥 횩하기 힘든 이유와 마찬가지로 서영이 역시 일방적으로 욕할 수는 없습니다. 아버지로 인해 심한 상처를 받은 서영이 순간 극단적인 판단을 하기는 했지만, 마음 속 깊이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잊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삼재나 서영이 모두 아프고 힘겹기만 하니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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