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1. 4. 10:13

낸시랭 선정성 논란 이끈 연극 홍보 비난받아 마땅하다

행위예술가인 낸시 랭이 논란의 중심에 섰네요. 그동안 그녀의 행동들이 항상 논란이 되기는 했지만, 이번 논란의 핵심은 다른 것과 다르다는 점에서 대중들의 분노가 쉽게 가라앉을 것 같아 보이지는 않네요. 어린 아이까지 있는 공간에서 '신음소리'를 강의하는 그녀의 모습을 그저 예술로 이야기하기는 한계가 있으니 말입니다.

 

지하철 문화공간이라는 곳에 걸 맞는 행위라는 것이 무엇이라고 규정할 수는 없을 거에요. 틀을 주입하고 그대로 따라하는 것은 창작이라고 할 수도 없고, 문화라고 이야기하기도 한계가 명확하니 말이지요. 하지만 그 공간이 남녀노소 모두에게 일방적으로 열린 공간이라는 점에서 낸시 랭의 행위는 비난 받아 마땅하네요.

 

버자이너 모놀로그 홍보를 위해 과도한 언플이 낳은 낸시 랭 논란

 

 

 

 

고양이 인형을 왼쪽 어깨에 매달고 다니는 낸시 랭은 분명 특별한 존재임은 분명합니다. 우리에게는 여전히 익숙하지 않은 행위 예술을 하는 그녀의 행동을 모두 이해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니 말입니다. 예술이라고 하면 예술이 되고, 외설이라고 하면 외설이 되는 그 경계 속에서 이번 그녀의 돌발 행동은 분명 비난받을 만 했습니다.

 

 

낸시 랭은 최근 지하철역 내 갤러리 광장 개관식에 참석해 '낸시 랭 퍼포먼스'를 선보였습니다. 문제는 그 내용이 '신음 강의'라는 사실이 문제였지요. 그 공간에는 이를 즐길 수 있는 성인만이 아니라 어린 아이들까지 함께 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기 때문이에요. 사전 고지를 통해 성인들을 위한 강연이라고 했다면 성인들만을 위한 시간을 만드는 것이 필요했지만, 그 공간은 모든 세대가 모두 즐길 수 있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이는 기본적으로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공간 자체가 성인과 미성년자를 구분할 수 없는 공간이라는 점에서 낸시 랭은 좀 더 신중할 필요가 있었지요. 일본 여성의 신음 소리를 직접 흉내 내고 모여 있는 시민들에게 자신의 행동을 따라 하라고 강요하는 모습은 경악스럽기까지 했습니다. 물론 성인들끼리의 공간에서 농익은 성적인 농담과 이야기들을 주고받는 것이 불건전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모두에게 개방된 공간에서 이런 행동들은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기 때문입니다.

 

신음 강의의 하이라이트는 모인 모든 이들에게 멀티 신음을 강요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어린 아이들에게까지 신음을 강요하기 위함이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분명한 사실은 지하철 내 문화 공간이라는 특수성과 어울리지 않는 낸시 랭의 퍼포먼스는 문제였습니다. 이런 도발적인 행위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부모들이 아이들을 멀리 피신시켜야 한다고 이야기를 할 수도 있겠지만, 이는 어불성설 일 수밖에는 없지요.

 

더욱 낸시 랭의 이번 퍼포먼스가 비난을 받는 이유는 그녀가 최근 자신의 SNS에 올린 대본 사진 때문이에요. 낸시 랭이 출연하는 이 연극은 이미 국내에서도 여러 전문 연극인들이 공연을 했던 유명한 작품이에요. 여성 홀로 나와 여성의 성에 대한 진솔한 이야기를 건네는 유명한 이 작품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공공의 장소를 선택했다는 사실은 문제이지요.

 

그 홍보의 장이 지하철 문화공간이라는 열린 공간이라는 사실이 더욱 문제가 될 수밖에는 없었어요. 성을 막아두고 쉬쉬한다고 좋은 것은 아니지만, 이런 도발적인 방식으로 성을 이야기하는 것 역시 좋은 방법은 아니라고 생각되네요. 구성애처럼 성에 대한 인식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하는 방식이 아닌, 자신이 출연하는 연극을 홍보하기 위한(이야기를 하고 있지는 않지만) 방편으로 상황을 이용했다면 성을 상품화하는 것과 다를 바가 없으니 말이에요.

 

'버자이너 모놀로그'의 경우 여성의 이야기를 가장 솔직하면서도 현명하게 풀어가는 연극이라는 점에서 중요한 작품이에요. 하지만 낸시 랭으로 인해 이 작품을 그저 성적인 부분만 강조해서 노골화시킨 상품처럼 전락되었다는 사실이 더욱 아쉬움으로 다가오네요. 여성의 아픔을 솔직함으로 담아낸 작품이 '신음'이라는 극단적인 방식을 통해 성적인 상품으로 전락된 듯한 기분을 느끼게 하는 낸시 랭의 퍼포먼스는 최악이었으니 말입니다.  

최소한 자신이 행하는 퍼포먼스가 정당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목적과 의의가 중요할 거에요. 더욱 공공의 장소에서 펼쳐지는 퍼포먼스라면 더욱 그 중요성은 특별해지니 말입니다. 그런 점에서 이번 낸시 랭의 퍼포먼스는 무엇을 위함인지도 모호한 그저 그런 노골적인 홍보의 타락한 장이 아닐 수 없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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