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5. 13:11

김태호 피디 울린 정형돈의 한 마디 감동이다

어제 방송되었던 '무한도전'을 보신 분들이라면 그 감동을 잊을 수 없을 듯해요.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한 그들의 모습은 언제나 행복할 뿐이지요. 병원에 입원해야 할 상황에서도 링거를 중간에 빼고 현장으로 달려온 준하나 시합에 나서기 전 울렁증으로 구토를 해대던 형돈의 모습은 그들이 왜 전설인지를 알게 해주었어요.

태호 울린 형도니, 미친 존재감을 증명했다




무한도전의 도전이 언제나 환영받고 박수를 받지는 않았어요. 무모한 도전 시절부터 말도 안 되는 도전들도 많았고 때론 혹평이 쏟아지기도 하고 걸작이라는 말이 절로 나오는 멋진 작품이 나오기도 했죠. 어느 순간부터 무한도전은 방송 자체가 레전드가 되어가며 큰 흔들림 없이 안정된 수준의 완성도를 보여주고 있어요.

물론 시청률이야 표본 조사에 의해 변화가 있을 수는 있겠지만 그 안에 담겨있는 메시지와 감동은 꾸준하다는 이야기이지요. 예능 사상 전무후무한 일로 기록되어질 '무한도전 프로 레슬링 편'은 1년 동안의 준비기간과 총 10회에 걸쳐 연속 방송되는 기록을 세웠어요.

하나의 프로그램을 10번에 나눠 방송하는 것도 상상하기 힘들거니와 1년 동안 준비해 4,000명이나 되는 관객 앞에서 최고의 장면을 보여준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지요. 그저 도전만으로도 감동인데 몸을 사리지 않고 최선을 다하는 그들의 모습은 감격스럽기까지 했어요.

허리가 아파 잘 일어서지도 못하던 준하가 같이 연습했던 멤버들에게 기술을 걸고, 형도니에게 무시무시한 족발 당수를 맞아가면서도 자신들을 보러온 관객들에게 최고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사력을 다하는 장면들은 대단했어요.

억만금을 준다 해도 쉽지 않은 그들의 도전은 그동안 흔들림 없이 꾸준하게 도전을 해왔던 그들이기에 가능했어요. 몸이 재산일 수밖에 없는 그들이 상처 나고 커다란 부상을 입을 수도 있을 레슬링에 도전한다는 것은 무모함을 넘어 경악스러웠으니 말이에요.

손스타의 지도아래 말도 안 되게 어려운 전문 기술들을 배우고 이를 실전에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을 연마해 가는 과정은 모두를 감동으로 몰아갔어요. 5월 5일을 목표로 훈련을 해오던 그들이 파업으로 언제 방송이 될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자발적으로 레슬링 훈련에 참여해 흔들림 없는 의지를 보여주었다는 것은 피디로서는 감동스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지요.

피하고 싶고 가능하면 마주하고 싶지 않은 고통스러운 도전을 기약 없이 기다려야 하는 상황에서 바보처럼 자신의 몸을 내던지며 끊임없이 연습을 해왔던 그들은 그렇게 자신들을 바라보고 기뻐해주는 관객들을 위해 모든 것을 내던졌어요.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 7시 시작하는 경기를 위해 전날부터 줄을 서는 대단함을 보인 관객들 역시 무모한 도전을 하고 있었어요. 뭐 대단한 볼거리라고 아마추어 레슬링 경기를 보기 위해 그 어느 해보다도 무더운 날씨에 날을 세고 땡볕에 줄을 서서 그들에게 응원의 박수를 보냈던 걸까요? 무한도전과 함께 팬들 역시 바보스럽고 함께 무모한 도전을 해가고 있을 뿐이었지요.

이런 그들에게 몇몇 레슬링 선수들은 문제를 재기하고 폄하하기에 바빴어요. 여기에 평소에 무한도전을 깎아내리기 바빴던 몇몇 신문들도 가세해 논란을 부추기는데 열중했지요. 경기가 열리는 날 의도적으로 논란을 부추기고 방송도 되기 전에 그들의 도전을 폄하하는 그들은 순수한 열정도 없이 자신의 욕심만 채우는데 급급한 존재 들 뿐이었지요.

이런 저런 문제들이 산적한 상황에서도 부정한 방법 없이 누구에게도 흔들림 없이 자신의 의지를 그대로 피력하는 피디와 멤버들로 인해 '무한도전 프로 레슬링'은 전설이 되었어요.


"마지막 경기 끝나고 하루종일 이 사진만 보게 된다"
"4개월째 출연료 못 받고 뛴 선수도 있고, 뇌진탕, 갈비뼈 골절 치료도 받고, 당일 응급실에 다녀온 사람도 있다"
"지금이라도 그만두자는 말에 정형돈이 고통은 짧지만 추억은 길다. 난 너무 재밌다고 했다"
"경기가 끝나고 이렇게 힘든 거 하지 말자고 했더니 유재석이 더 힘들고 독한 거 해. 이런 거 할 날도 얼마 안 남았어라고 했다"


김태호 피디의 트위터에 올려 진 글 내용이에요. 링 위에 누운 형도니를 감싸 안으며 우는 유재석의 사진은 그 자체로 감동일 뿐이네요. 한참 논란이 많고 힘든 상황에서 형도니는 "고통은 짧지만 추억은 길다"라는 말은 다시 한 번 그들에게 힘으로 다가왔을 듯하네요.

뇌진탕을 당하고 그 누구보다 힘겹게 레슬링을 해왔던 형돈이가 자신은 너무 재미있다는 말은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진리였을 듯해요. 그 어떤 힘겨운 상황에서도 자신들을 믿고 지켜보는 이들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최선을 다한 그들은 진정 챔피언이었어요.

마지막으로 이제 더 이상 이렇게 힘든 거는 하지 말자는 말에 유재석이 더 힘들고 독한 거를 하자고 이렇게 할 수 있는 날도 얼마 남지 않았다는 말은 감동으로 다가오네요. 어쩔 수 없이 나이는 먹어가고 40이 넘어서면 하고 싶어도 할 수 없는 도전들을 힘이 남아 있는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말은 감동일 수밖에는 없지요.

이렇게 자신의 일에 최선을 다하고 애정을 가지고 있는 멤버들과 영특한 피디가 있는 '무한도전'을 좋아하지 않을 수가 없지요. 그들의 마지막 대결이 끝나면 그들이 그렇게 링 위에서 눈물을 흘렸듯 많은 팬들도 함께 눈물을 흘리겠지요.

웃음을 주는 예능 프로그램에서 무한 감동까지 전해주는 '무한도전'은 영원한 레전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