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9. 6. 08:23

인기가요 수지, 설리 능가하는 MC 본능

이번 주 'SBS 인기가요'는 설리의 미국 공연으로 인해 미쓰 에이의 수지가 대신 스페셜 MC라는 이름으로 참여했어요. 이미 MBC 음악중심에서 음악 프로그램 MC 경험을 했기 때문인지 여유롭게 진행하는 솜씨는 돋보였네요. 설리와 동갑내기인 수지를 위해서 만들어낸 '프렌즈 파티' 콘셉트는 수지를 완성시키는 내용이었네요.

수지, 음악방송 MC 가능성을 보이다




'프렌즈 파티'라는 이름의 특집답게 출연하는 가수들의 다양한 인라인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이끌어냈어요. 조권과 모태솔로 친구라는 태양이나 알몸을 보여주는 관계라는 용화와 서인국의 관계처럼 다양한 이유로 친구가 된 그들의 인라인을 엮어낸 음악 방송은 재미있었네요.

단순히 음악만을 보여주는 것이 아닌 이런 특집을 통해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것은 이젠 하나의 형식이 되었지요. 조금씩 진화하며 다양한 재미를 추구하는 음악방송은 다채로워서 즐거워요.

일본 활동을 마치고 국내로 돌아와 새로운 곡을 낸 초신성의 '그리운 날에'와 FT 아일랜드 '사랑 사랑 사랑'은 의외의 경쟁구도를 갖추게 되었네요. 일본 활동 경험자로서 다시 국내 무대 위에 올라선 그들의 경쟁이 어떤 식으로 펼쳐질지 확인해 보는 것도 재미있지요.

여전히 화려한 퍼포먼스와 음악을 들려주는 태양은 완성형에 가까운 공연을 보여주었어요. 태양의 완벽한 성격 때문인지 그의 무대는 확실한 주제와 함께 이를 통한 재미를 전달하는데 심혈을 기울이는 모습이 보기 좋지요. 뮤지컬의 한 부분을 보는 듯한 태양의 무대는 언제나 즐겁기만 하네요.

타 음악방송에서 1위에 올랐던 옴므의 여전히 파워풀하고 매력적인 노래에 대적할 수 있는 남성 듀엣인 '지오와 낯선'은 비슷한 분위기이지만 옴므를 넘어서기에는 한계가 분명해 보였어요.

음악방송에서 MC의 역할은 단순히 곡을 소개하는 수준을 넘어섰어요. 과거 아나운서들이 가수와 곡을 소개하던 밋밋한 형식에서 다양한 이야기들과 상황 극들까지 만들어낸 현재의 음악 MC는 비교를 할 수 없을 정도이지요. 다양한 능력을 요구하는 음악 MC는 일단 널리 알려진 존재여야 한다는 기준도 제시되곤 하지요.

무명의 가수가 음악 MC를 보는 경우는 전무하기에 자신의 자리에서 어느 정도의 성과를 올린 이들만이 할 수 있는 이 자리는 가수들이라면 탐을 낼만도 하지요. 음중을 1년 넘게 지켜왔던 유리와 티파니의 환상적인 호흡과 이를 통해 음악이 아닌 그들의 진행을 좋아하는 이들까지 등장할 정도로 이제 음악 MC는 하나의 장르로 굳어져가고 있어요.

귀여움 하나만으로도 충분했던 설리는 남자 멤버들이 바뀌는 상황에서도 자리를 지켜내며 인기가요 MC를 하고 있지만 아쉬움들도 많지요. 대본을 외우지 못해서 인지 항상 낮게 자리 잡은 프롬프터에서 눈길을 떼지 못하는 모습들은 자연스런 상황 극에 집중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만들곤 했어요.

더욱 능력자 MC들이 함께 한다면 설리의 흠은 자연스럽게 막아줄 수 있을 텐데 능숙하지 못한 초보에 가까운 용화와 권이는 설리에게 도움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올 뿐이네요. 그나마 권이는 깝권이라는 별명답게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몫을 소화하는 것과 달리 동갑내기 용화는 여전히 MC 울렁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요.

오늘 수지와 함께 한 방송에서도 대사를 버벅거리거나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하는 등 MC로서는 한계를 보이며 과연 그가 음악 방송 MC를 봐야하는 이유가 뭘까 란 의문을 들게 하네요. 그에 비해 설리와 동갑인 수지의 안정적인 진행은 돋보일 수밖에는 없었어요.

인기가요만의 상황 극을 의외로 잘 소화해내는 수지의 모습은 설리와는 달리 무척이나 안정되어 있었어요. 마치 오랜 시간 준비라도 한 것처럼 담담하게 해내는 그녀의 진행 솜씨는 눈웃음이 시원하게 다가올 정도로 즐거웠네요. 같은 소속사이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1위 발표하고 위치를 잡지 못하고 있는 수지를 챙기는 조권의 모습도 보기 좋았네요.

다섯 여섯 꼭지에 달하는 상황들에 실수 없이 자신에게 주어진 역할을 실수 없이 수행해내는 모습은 신인이라고 보기에는 능숙해 보이기만 했네요. 주어진 상황 극에 최선을 다하고 그런 상황 극에 낯설어하지 않는 모습은 수지가 단순히 그룹 미쓰 에이의 멤버로서만이 아닌 다양한 분야로의 확장이 가능함을 보여주었어요.

FT 아일랜드가 1주 만에 1위에 올랐다는 것이 그들이 당황해하듯 보는 이들도 당황스럽게 만들었어요. 음악방송의 한계이자 누군가에게는 장점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은 다시 한 번 FT 아일랜드를 보면서 알 수 있었지요.

다음 주에 다시 설리가 인기가요 MC 자리로 돌아오겠지만 그녀의 경쟁자가 무척이나 많음을 잊지 말아야 할 거에요. 외모와 능력까지 갖춘 많은 이들이 언제든 그 자리를 노릴 수 있기에 좀 더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서 보여주었으면 좋겠네요.

여전히 공석인 MBC의 음악중심 MC에 수지가 유력해 보이는 것은 두 번의 기회 모두 큰 실수 없이 잘 수행해냈기 때문이지요. 과연 유리와 티파니를 이어 새로운 MC가 누가될지는 모르겠지만, 수지 역시 무척이나 중요한 후보 중 하나인 것만은 사실이지요.

다음 주에는 투애니원이 새로운 음반을 가지고 인기가요를 찾는다고 하네요. 윌 아이앰과 함께 미국과 일본 시장을 동시에 노릴 앨범도 제작중인 그녀들이 어떤 음악으로 돌아올지 무척이나 기대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