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12. 7. 09:02

보고싶다 반전보다 박유천과 윤은혜의 놀이터 교감이 모두를 울렸다

수연을 납치하고 폭행했던 강상득을 살인한 범인이 경찰서에서 청소하는 아줌마였다는 사실은 충격이었습니다. 물론 그동안 충분히 그런 가능성들을 보였다는 점에서 멘붕이라고 이야기 하기는 힘들듯 합니다. 청소 아줌마로 인해 위기에 빠진 정우가 과연 어떻게 될지 궁금해집니다. 

 

엄마를 만난 수연과 정우와 함께 하는 교감은 시청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했네요. 범인에 대한 정체보다 서로를 조금씩 알아가고 하나가 되어가는 과정은 그 자체로 흥미롭고 매력적이었으니 말입니다. 범인에게 잡힌 정우와 그런 그를 구하기 위해 마음 조리는 수연의 모습은 벌써부터 가슴이 저려오네요.

 

정우와 수연의 놀이터 장면 시청자들을 울렸다

 

 

 

 

 

윤은혜는 이번 드라마 출연으로 인해 최고의 존재감으로 자리할 가능성이 높아졌네요. 스스로 최선을 다해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그녀는 연기자로서 좀 더 성숙해질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박유천이 등장하는 드라마 속 여주인공들이 모두 대단한 능력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보고싶다'에서도 '박유천 효과'는 여실히 드러났네요.

 

 

집 앞에서 기다리던 명희가 조이에게 다가와 눈물을 흘리는 첫 장면부터 정우가 강상득을 죽인 범인인 청소 아줌마에 의해 쓰러지는 상황까지 뭐 하나 놓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네요. 정통 멜로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는 '보고싶다'는 눈물 없이는 보기 힘든 드라마입니다.

 

자신을 알아보는 엄마를 외면하지 못하고 집으로 들이는 조이와 낯선 집에 들어서 신발부터 벗는 엄마. 그런 엄마 앞에서 "잘못 했어요"를 반복하며 우는 조이를 보고, 그녀가 자신이 찾던 딸 수연이라는 사실을 확신합니다. 도저히 버릴 수 없는 습관과 그런 조그마한 움직임조차 잊지 않고 있었던 엄마의 눈물은 그래서 더욱 슬프기만 했네요.

 

수연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다는 딸의 울음 앞에 이렇게 잘사는데 다시 돌아갈 필요 없다고 외치며 도망치듯 나서는 명희의 모습은 보는 이들의 마음까지 아프게 했네요. 뼈가 시리도록 추운 날씨에도 신발도 잊고 나서다 멈춘 명희가 다시 집을 바라보며 울었던 것은 정우 때문이었지요. 수연이를 찾기 위해 14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모하고 오직 그녀만을 위해 살아왔던 정우가 생각나서였지요. 이제는 자식 같은 존재가 되어버린 정우에게 수연을 찾고도 알릴 수 없는 심정은 명희를 힘겹게 했으니 말이지요.

 

그 지독한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술을 마시고 정우에게 화풀이를 하다 지쳐 울기만 하는 명희에게 이 지독한 현실은 힘겹기만 하지요. 그런 명희를 재우고 약을 사로 나와 수연과의 기억이 가득한 가로등과 놀이터에서 홀로 수연과 교감하는 장면은 압권이었습니다. 

 

 

수연과 함께 시소를 타고 싶다던 정우는 홀로 시소를 타지요. 그런 모습을 보고 멀리서 훔쳐보며 함께 호흡을 맞추는 수연이 환하게 웃는 모습은 너무 행복해서 슬프기만 했네요. 저녁 7시만 되면 자신을 기억해달라고 '마법의 성'을 선물한 정우와 그 벨소리를 듣고 놀라는 수연의 모습은 아련했네요. 자신을 멀리서 지켜보는 수연을 알아보고 달려가지만 억지로 붙잡지 않고 그대로 지켜만 보는 정우의 모습도 대단했지요.

 

정우와 술을 마셨던 포장마차에서 엄마나 두고 간 신발을 손질하며 행복해하는 수연. 그런 수연을 바라보는 두 남자의 모습은 안타까웠어요. 떨어진 신발을 주워 가지런히 놔주는 정우와 그런 모습을 모두 지켜보는 해리의 모습에는 모두 수연을 지켜주겠다는 강한 의지가 숨겨져 있었으니 말이지요.

 

"엄마를 만나서 행복 하구나"라고 말하는 정우는 명희가 왜 그랬는지도 이해하게 되었지요. 딸을 만난 어머니가 조이가 수연이라고 밝히지도 못하는 상황. 그리고 정우를 보기가 힘든 그녀가 한 행동은 당연했으니 말이에요.

 

시청자들을 궁금하게 했던 강상득 살인범이 드디어 드러났지요. 붕대와 수연이 디자이너로의 감각으로 나이 든 여성일 가능성이 높다는 발언은 중요하게 다가왔으니 말이에요. 더욱 살인 무기를 주문한 컴퓨터가 바로 경찰서 내부의 정우 컴퓨터였다는 사실은 범인의 윤곽을 확실하게 좁혀주었으니 말입니다.

 

청소 아줌마로 좁혀지는 상황에서 그래도 믿기 힘든 현실에 혹시나 해서 그녀의 뒤를 쫓아간 정우는 그녀의 집 앞에서 마주하게 되지요. 미묘한 상황에서 무조건 그녀를 의심할 수 없었던 정우는 집으로 들어설 수밖에는 없었어요. 그리고 그녀의 부탁으로 책상 아래에 있다는 테이프를 찾기 위해 찾은 그곳에는 청소 아줌마의 딸 교복이 있었지요.

 

보라가 중학교 시절 입었던 교복이었어요. 그리고 책상 서랍에 강상득을 죽이기 위해 사용했던 검은 테이프와 노끈이 발견되었지요. 마지막 무기인 전기 충격기로 정우를 쓰러트린 청소 아줌마가 어떤 선택을 할지 모르지만 분명한 것은 정우를 강상득과 같은 상황으로 만들 가능성은 제로라는 점이지요.

 

수연이 조사를 받으러 경찰서에 왔을 때 "범인 아니지?"라고 묻던 모습과 "누구라도 그런 놈을 죽인 것은 잘 한 일이야"라고 하는 대목에서 그녀가 범인일 가능성은 충분히 드러난 상황이었지요. 정우에게 사위감이라고 이야기하면서도 딸을 한 번도 보여주지 않은 것에서 그녀가 숨기고 있는 무언가가 존재함을 느낄 수 있었어요.

 

한태준에게 복수하기 위해 칼을 갈았던 해리는 조이와 함께 그 집에 가지요. 초대를 받아 간 해리는 태준이 왜 자신을 불렀는지 이미 간파하고 있었어요. 가까운 곳에 두고 정체가 무엇인지 알고 싶어 했다는 점에서 서로가 자신이 가든 패가 무엇인지 알고 도발하는 장면은 긴장감이 넘쳤지요.

 

해리가 중의법을 사용해 태준을 농락하는 장면은 태준은 모르지만 해리와 시청자들은 모두 알고 있는 사실이라는 점에서 더욱 흥미롭게 다가왔어요. 문제는 해리의 이런 복수극에 함께 한 수연에 대한 배려가 없었다는 점이지요. 정우의 집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찾았던 수연은 뒤늦게 알고 화를 내지요.

 

수연이 화를 내는 장면에서 보인 해리의 태도는 중요하게 다가옵니다. 당황하는 것이 아니라, 충분히 예상했던 반응이라는 태도였지요. 그런 그녀에게 자신의 복수가 끝날 때까지 함께 하자는 말 속에는 그 잔인한 복수극에 수연도 함께 하도록 하겠다는 발언이라 시청자들을 움찔하게 했네요.

 

점점 정우에 대한 기억들을 찾고 14년 전 과거로 돌아가는 수연과 이런 상황들이 불안하기만한 해리. 그리고 위기에 빠진 정우는 '보고싶다'를 더욱 간절하게 만들고 있네요. 박유천과 윤은혜가 보여준 그 감정들의 교감은 직접 드러내지는 않지만 서로 멀리서 지켜만 보는 행위만으로도 충분히 애절했다는 점에서 대단하게 다가왔습니다.

 

작지만 강렬하게 그들을 연결해주는 다양한 소품들과 감성들을 엮어내는 과정들은 '보고싶다'를 더욱 특별한 드라마로 만들고 있었습니다. 14년 전으로 다시 돌아가 해맑은 모습으로 놀고 있는 박유천과 이를 몰래 훔쳐보며 함께 웃던 윤은혜의 모습은 그래서 더욱 슬프게 다가왔네요. 그런 그들의 교감은 시청자들을 울리기에 충분했으니 말입니다. 멜로 연기의 진수를 보여주고 있는 박유천에 이어, 멜로 여신으로 발 돋음 하기 시작한 윤은혜의 '보고싶다'는 벌써부터 보고 싶어지네요.



                                           내용이 마음에 드신다면 손가락을 꾸욱 눌러 주세요. 
                                                로그인 하지 않으셔도 추천은 가능합니다^^